기초의원 타깃 나체 합성사진 협박 왜?
2025년 04월 09일(수) 20:27
신종 피싱? 정치 테러?…협박범 “유포 싫으면 돈 보내”
순천시의원 피해 14명 남성
광주서도 잇단 피해 수사 의뢰
“나는 사립 탐정이다. 귀하의 음란한 영상을 몰래 녹화했다. 영상과 사진을 없애 줄테니 2일 이내로 10만 USDT(암호화폐 ‘테더’·1억 5000여만원 상당)를 입금하라.”

지난 8일 정광현 순천시의원에게 수상한 메일 한 통이 전송됐다.

메일 첨부 파일에는 나체의 남녀의 사진이 담겼는데, 남자의 얼굴 부분에는 정 시의원의 얼굴이 합성돼 있었다.

정 시의원 뿐 아니었다. 지난 7~8일 사이 자신의 얼굴이 합성된 사진을 첨부한 메일을 전송받은 순천시의원은 14명에 달한다.

광주·전남 지역 기초의원들이 합성 사진을 이용한 협박 범죄의 타깃이 되고 있다.

범죄 조직 등이 시·구 의원들의 홈페이지 등에 공개된 얼굴 사진을 민망한 사진에 합성하고 ‘사진·영상을 유포당하기 싫으면 돈을 보내라’는 협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광주서구의원 3명, 남구의원 1명, 북구의원 2명이 같은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이를 두고 정치인의 사회적 지위를 악용한 ‘신종 피싱 사기’ 수법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한편 특정 정치인들을 노린 ‘정치 테러’가 아니냐는 지적까지 의견이 분분하다.

지금까지 광주·전남에서 피해를 입은 기초의원들은 모두 남성이라는 점도 의문을 낳고 있다.

기초의원들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딥페이크’ 등 합성 기술이 날로 교묘해지면서 신종 사기 수법까지 횡행하고 있다며 대책이 절실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경찰청이 지난해 11월 전국 기초의원 30명이 동일범에 의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지만, 여전히 똑같은 피해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순천=김은종 기자 ej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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