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11시께 광주시 서구 쌍촌동 상무시장 인근 삼거리는 10여분만에 20여대 오토바이가 쉴 새 없이 통과하고 있었다. 음식배달, 퀵서비스, 심부름센터 등 사방에서 튀어나오는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방지턱을 넘으려다 널뛰기를 하듯 휘청거리고, 아예 한 손으로 주행하면서 도로를 횡단하던 보행자 사이를 넘나들었다. 삼거리에 불법 주차된 차량을 피해 우회전을 하던 한 승용차 한 대가 맞은편에서 진입하던 오토바이 옆을 아슬아슬하게 피해가는 등 아찔한 상황도 잇따랐다.

순천시 조례동 조례사거리에서 정지선을 지키지 않고 있는 오토바이 모습.

#같은 날 오후 2시 순천시 조례동 조례사거리는 정지선을 제대로 지키지 않거나 신호가 채 바뀌기도 전에 사거리를 가로지르는 오토바이들이 즐비했다. 순천 팔마종합운동장, 성가롤로병원 등을 잇는 교통 요지로서 차량 통행이 많은 곳이지만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휴대전화를 조작하며 운전하거나 곡예 주행하듯 속도를 높여 회전을 하는 모습이 반복됐다. 사거리에는 과속 단속 카메라와 ‘예측출발금지’ 표지판 등이 여러 개 설치돼 있었지만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아랑곳않고 위험한 질주를 하고 있었다.

두 장소는 한국도로교통공단 광주전남지부(이하 공단)가 ‘지역 이륜차 교통사고 다발구역’으로 꼽은 곳들이다.

공단은 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를 통해 지난 3년간(2021~2023년) 광주·전남 지역에서 발생한 이륜차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를 19일 공개했다.

이 기간 동안 광주·전남에서는 총 3755건의 이륜차 교통사고가 발생해 130명이 사망하고 4967명이 다쳤다.

이는 전체 교통사고 건수의 8.0%에 해당하는 수치지만, 치사율(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 비율)은 3.5명으로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1.8명)의 1.9배에 달했다.

공단은 광주·전남에서 이륜차(원동기, 사륜ATV 포함)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지점 12곳도 선정했다. 반경 100m 이내에서 4건 이상 이륜차 사고가 난 지점 중 사망자 수, 중상자 수가 많이 발생한 지역을 중심으로 선정했으며 각각 광주 7곳, 전남 5곳이다.

광주에서 가장 많은 사고가 난 지점은 서구 쌍촌동 상무시장 일원이었다. 이곳에서는 차량 단독사고 1건, 차대차 사고 5건 등 총 6건의 사고가 발생해 7명이 중상을 입고 5명이 경상을 입었다.

광산구 신창동 신창대형약국 인근(6건, 부상 9명), 광산구 월계동 백약국 인근(4건, 부상 7명), 동구 금남로4가역교차로 인근(4건, 부상 7명), 서구 동천동 동천파출소 인근(4건, 부상 6명), 쌍촌동 상무지구입구교차로 인근(4건, 부상 6명) 등도 사고 다발 지역으로 꼽혔다.

전남에서는 순천시 조례동 조례사거리 인근이 사고 5건, 부상 11명으로 가장 사고에 취약했다. 순천시 연향동 여성문화회관 사거리 인근(4건, 부상 7명), 목포시 상동 무진장식육꼬리곰탕 인근(4건, 부상 7명), 여수시 여서동 공원집 인근(4건, 부상 4명), 순천시 조례동 홍대포차 인근(4건, 부상 4명) 등이 뒤를 이었다.

순천시 조례동에 거주하는 이순옥(여·54)씨는 “매일 지나다니는 사거리지만 속도를 내는 오토바이를 볼 때마다 ‘사고 다발구역’이라는 생각에 걱정이 크다”며 “단속과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은 알지만 앞으로도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시에서 안전에 더 신경 써주면 좋겠다”고 했다.

/순천 글·사진=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