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민생 살리는데 이념 무슨 의미…‘잘사니즘’ 새로운 비전으로”
2025년 02월 10일(월) 10:49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먹사니즘’을 포함해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잘사니즘을 새로운 비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제422회 국회 임시회에서 ‘회복과 성장, 다시 대한민국’이라는 주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문을 통해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데 이념과 색깔이 무슨 의미인가. 함께 잘사는 세상을 위해 유용하다면 어떤 정책도 수용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가 만들어갈 변화는 너무 크고 막중해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 대립과 갈등을 넘어 힘을 모아야 한다”며 “정치가 앞장서 합리적 균형점을 찾아내고 모두가 행복한 삶을 꿈꿀 수 있는 진정한 사회대개혁의 완성, 그것이 바로 ‘잘사니즘’의 핵심”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은 지금 유례없는 위기, 역사적 대전환점에 서 있다. 권력욕에 의한 친위군사쿠데타는 온 국민이 피로 쟁취한 민주주의와 헌법질서를 송두리째 파괴 중”이라며 “세계가 인정하던 민주주의, 경제, 문화, 국방 강국의 위상은 무너지고 일순간에 ‘눈 떠보니 후진국’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과 함께, 무너진 국격과 신뢰, 경제와 민생, 평화와 민주주의를 회복하겠다”며 “1980년, 불의한 권력이 철수한 찰나의 광주에서 모두가 꾸었던 꿈, 함께 사는 ‘대동세상’의 꿈은 2016년 촛불혁명을 지나 2024년 ‘빛의 혁명’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기본사회를 위한 회복과 성장 위원회’ 설치, AI(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한 노동시간 단축과 저출생과 고령화,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비한 ‘정년 연장’ 논의 본격화, 여야 모수개혁·소득대체율 매듭,등을 제안했다.

그는 또 민생과 경제 회복을 위해 최소 30조원 규모의 추경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정부는 재정 확대를 통한 경기 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며 “상생 소비 쿠폰, 소상공인 손해 보장, 지역화폐 지원이 필요하고 감염병 대응, 중증외상 전문의 양성 등 국민 안전 예산도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 대표는 인공지능(AI), 바이오(Bio), 문화 콘텐츠(Contents&Culture), 방위산업(Defense), 에너지(Energy), 제조업 부활 지원(Factory) 등 A부터 F까지 키워드에 따른 기술 육성과 국가 투자 등을 내놓기도 했다.

이 대표는 “AI혁명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가 필요하다”며 “국가 AI데이터센터를 만들고 10만장 이상의 AI반도체 GPU를 가진 AI데이터센터로 AI산업을 지원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현재 국내 10위 기업 중 2개가 바이오 기업”이라며 “향후 5대 바이오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하기 위한 국가 투자가 필요하다. 인천과 충청권 등, 권역별 특화 발전 전략으로 R&D와 금융 지원, 바이오특화 펀드 등 투자 생태계 구축, 관련 의학자 등 전문 인력 양성을 통해 바이오산업 생태계를 강화하자”고 말했다.

그는 또 “영화, 드라마, 게임, 웹툰, K팝, K푸드까지 한국 문화가 세계를 사로잡는다”며 “K컬쳐 관광 5000만 시대, ‘버킷리스트 한국관광’을 통해 국제적 한국문화 열풍을 매출 증대와 좋은 일자리로 연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군사 밀도, 군사 강국에 둘러싸인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성이 오늘날 괄목할 방위산업 발전의 토대가 됐다”며 “다변하는 미래 전장과 기술 환경에 맞춰 드론과 로봇, 장비 등의 연구개발에 지속 투자하고, 방위산업 협력국을 지속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에너지 공급은 안정성, 친환경성, 경제성이 핵심”이라며 “석탄 비중은 최소화하고 LNG 비중도 줄여가되, 재생에너지를 신속히 늘려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어 “어디서나 재생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도록 에너지고속도로를 건설해야 한다”며 “전력 생산지의 전력 요금을 낮춰 바람과 태양이 풍부한 신안, 영광 등 서남해안 소멸 위기 지역을 에너지산업 중심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수출과 내수의 고리가 끊긴 지 오래”라며 “강력한 국내 산업 진흥책을 적극 추진할 때다. 국내 공급망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형 마더팩토리’ 전략이 필요하다. 마더팩토리를 거점으로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를 지원하고, 산학협력 등 혁신생태계를 조성하자”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 약화에 미국 수출이 막힌 중국의 밀어내기가 겹쳐 한국 주력 산업인 철강과 석유화학이 위기를 맞았다”며 “관련 기업이 폐업하면 포항·울산·광양·여수·아산 지역 경제는 쑥대밭이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산업의 재구조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위한 실증사업 지원이 필요하다”며 “해당 지역들에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선포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2기 출범과 함께 미국은 중국에 10%,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예고하며 무역전쟁의 서막을 여는 등 국제질서가 빠르게 재편 중이다”며 “정치가 앞장서 통상위기에 대응해야 한다. 국회 차원의 통상대책특별위원회 구성을 다시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우리 국민은 환란 때마다 하나로 뭉쳐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왔다”며 “‘더 나은 나라를 물려주겠다’는 통합된 국민 의지의 산물이다. 더 낮은 자세로 정치의 사명인 ‘국민통합’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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