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밥 덜먹고 떡·쌀음료 많이 먹었다
2025년 02월 02일(일) 20:00
1인당 연간 쌀 소비량 55.8㎏ 역대 최저…치킨 등 대체 소비 늘어
식료품·음료 제조업체 쌀 소비량 87만3363t…1년새 6.9% 증가
지난해 1인당 쌀 소비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쌀 소비량은 지난 1984년 이후 40년간 연속 하락하고 있는데, 가구부문 쌀 소비량은 매년 줄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사업체부문 쌀 소비량은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는 1인 가구 증가 및 식사 대체 음식 증가, 서구식 식습관 확산 등으로 집밥 수요는 줄고, 쌀이 들어가는 음료 등의 쌀 가공식품 수요는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일 통계청의 ‘2024년 양곡소비량조사’ 및 국가통계포털(KOSIS) 등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부문 1인당 연간 양곡 소비량은 64.6㎏으로 전년 대비 0.2㎏(0.3%) 감소했다.

전체 양곡 중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5.8㎏으로 1년새 0.6㎏(1.1%) 감소했다.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지난 1984년 130.1㎏으로 전년(129.5㎏) 대비 0.6㎏ 증가한 뒤, 지난해까지 40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1인당 하루 쌀 소비량 역시 지난해 기준 152.9g으로 전년(154.6g)보다 1.7g 줄어 역대 최저치를 또다시 갱신했다.

이같은 가구부문 쌀 소비량 조사 결과는 집에서 밥을 짓는 소비량과 배달음식 등 외식을 통한 소비량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통상적으로 밥 한공기가 100g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국민 1명이 하루에 1.5공기 분량의 밥만 먹는 셈이다.

이같은 쌀 소비량 하락세는 과거와 다른 식습관 변화 및 국내 가구분포의 변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지난달 발표한 ‘농업전망 2025’을 통해 “식사를 대체할 수 있는 식품의 확산 및 하루 3끼니를 모두 쌀밥을 먹지 않는 등 식습관의 변화 등으로 지난 2014~2023년 10년 동안 쌀 소비량이 연평균 1.6%씩 감소해왔다”고 분석했다.

실제 쌀밥을 대체할 수 있는 치킨, 삼겹살 등의 수요는 대폭 증가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의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 등 3대 축산물의 1인당 연간 소비량은 지난 2012년 40.6㎏으로 전년과 같은 수치를 기록한 뒤 11년 연속 증가해 2023년 기준 60.5㎏으로 연간 쌀 소비량을 넘어섰다.

식습관 변화로 인한 쌀 소비 감소세도 뚜렷하다. 지난해 가구부문 쌀 소비량은 1년전보다 감소한 가운데, 기타양곡 소비량은 8.6㎏로 0.4㎏(4.9%) 증가했다. 이는 건강을 위해 쌀로만 지은 밥보다 보리, 잡곡, 두류 등을 섞는 가구가 증가하면서 기타양곡 소비량이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가구부문에서 쌀 소비량이 줄어든 반면, 사업체들의 쌀 소비량은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사업체 부문에서 식료품·음료를 취급하는 제조업 부문 업체들의 쌀 소비량은 87만3363t으로 전년(81만7122t)에 견줘 5만6242t(6.9%)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식료품 업체의 쌀 소비량이 58만4612t으로 1년새 4.8% 증가했고, 음료 제조업체는 28만8751t으로 11.5% 늘었다.

사업체들의 업종별 쌀 소비 비중은 주정(26.2%)이 가장 많았고, 떡류(22.9%), 기타 식사용 가공처리 조리식품(18.6%), 기타 곡물 가공품(10.0%) 등 순으로 집계됐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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