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광주일보 신춘문예 심사] 힘든 세태 반영…우울과 애환·꿈의 좌초 다룬 작품 많아
2024년 12월 12일(목) 19:20 가가
시·소설·동화 등 2612편 응모
한강 노벨상 수상에 문학 관심
당선작은 2025년 신년호 발표
한강 노벨상 수상에 문학 관심
당선작은 2025년 신년호 발표
국내외 안팎으로 어수선한 시국이다.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현실이 펼쳐지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국내의 계엄사태, 경제 불황 등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문학은 사회를 반영하는 거울’이라는 말이 회자되는 요즘이다. 삶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내는 예술 가운데 문학만큼 적합한 장르는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올해 신춘문예 작품들은 경향성 측면에서 다소 어두웠다는 후문이다. 우울과 애환, 꿈의 좌초, 죽음 등을 모티브로 다룬 작품들이 많았다. 다만 작금의 비상계엄사태는 공모 기간 마지막에 발생해 작품에 다수 반영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올해는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맞물려 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전반적으로 투고 작품이 예년에 비해 대폭 늘었다. 변방에 있던 문학이 중심부로 다시 회귀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2025 광주일보 신춘문예 심사가 끝났다.
이번 심사는 12일 본사 편집국 9층에서 진행됐으며 함정임 소설가, 장석주 시인, 김성범 동화작가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올해는 시 2117편, 소설 272편, 동화 223편 등 2612편이 응모됐다. 언급한 대로 예년보다 많은 작품이 응모됐는데 ‘한강 효과’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응모자들은 광주 전남 외에도 전국 각지에 분포할 만큼 다양했다. 서울과 경기를 비롯한 수도권, 영남, 충청 등에서 투고를 했으며 외국에서 작품을 보내온 응모자도 있었다. 또한 한명이 여러 작품을 투고한 경우, 장르를 달리해 투고한 경우 등도 있었는데 신춘문예에 대한 열망으로 읽혔다.
소설은 일상적이며 직설적인 문장으로 서사를 풀어낸 작품이 많았다. 과거 현대사 속의 개인의 회고담, 낯선 곳을 여행하며 그린 작품 등도 있었다.
함정임 작가는 “예술과 전시를 소재로 하거나 여행을 소재로 한 작품은 삶의 공간적 확장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며 “중장년이 고령화되면서 나타나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이버 렉커, 디지털 커뮤니티 범죄 피해나 남용, 악몽을 다룬 작품들도 눈에 띄었다”면서도 “과거 현대사 속의 개인 회고담을 일상적 문장으로 풀어낸 소설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시 부문은 예년보다 많은 응모작들이 투고됐다. 오늘의 어두운 분위기를 시로 형상화한 작품이 많았다.
장석주 시인은 “요즘의 세태를 반영하는 것일까. 전체적으로 삶의 곤핍에서 비롯된 우울한 기분을 노래한 시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며 “소상공인들의 애환과 곡절, 현실의 엇갈림, 꿈의 좌초를 다룬 시들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한가지 아쉬운 것은 상상력이 산술적 평균을 깨고 도약하는 통쾌함을 보여주는 시는 드물었다”고 부연했다.
조선의 시인은 “전체적으로 어두운 작품, 작금의 현실을 직시한 작품이 상당수를 차지했다”며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나치게 설명적인 작품, 겉멋에 치우친 작품도 적지 않았다”고 했다.
동화는 문장력은 우수하나 교조적인 부분이 부각되는 작품이 많았다. 소재에 있어서는 ‘소’, ‘할머니’, ‘시골집’ 등을 다룬 투고작이 많이 눈에 띄었다. 그에 비해 활달한 상상력과 어린이의 시선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펼쳐나가는 동화는 많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김성범 동화작가는 “주로 작품들은 가족 이야기, 학교생활 이야기가 주를 이룬 작품이 많았다”며 “판타지 세상으로 다짜고짜 밀어 넣은 당황스러운 작품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각 부문 당선작은 2025년 광주일보 신년호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문학은 사회를 반영하는 거울’이라는 말이 회자되는 요즘이다. 삶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내는 예술 가운데 문학만큼 적합한 장르는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럼에도 올해는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맞물려 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전반적으로 투고 작품이 예년에 비해 대폭 늘었다. 변방에 있던 문학이 중심부로 다시 회귀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이번 심사는 12일 본사 편집국 9층에서 진행됐으며 함정임 소설가, 장석주 시인, 김성범 동화작가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올해는 시 2117편, 소설 272편, 동화 223편 등 2612편이 응모됐다. 언급한 대로 예년보다 많은 작품이 응모됐는데 ‘한강 효과’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소설은 일상적이며 직설적인 문장으로 서사를 풀어낸 작품이 많았다. 과거 현대사 속의 개인의 회고담, 낯선 곳을 여행하며 그린 작품 등도 있었다.
함정임 작가는 “예술과 전시를 소재로 하거나 여행을 소재로 한 작품은 삶의 공간적 확장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며 “중장년이 고령화되면서 나타나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이버 렉커, 디지털 커뮤니티 범죄 피해나 남용, 악몽을 다룬 작품들도 눈에 띄었다”면서도 “과거 현대사 속의 개인 회고담을 일상적 문장으로 풀어낸 소설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시 부문은 예년보다 많은 응모작들이 투고됐다. 오늘의 어두운 분위기를 시로 형상화한 작품이 많았다.
장석주 시인은 “요즘의 세태를 반영하는 것일까. 전체적으로 삶의 곤핍에서 비롯된 우울한 기분을 노래한 시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며 “소상공인들의 애환과 곡절, 현실의 엇갈림, 꿈의 좌초를 다룬 시들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한가지 아쉬운 것은 상상력이 산술적 평균을 깨고 도약하는 통쾌함을 보여주는 시는 드물었다”고 부연했다.
조선의 시인은 “전체적으로 어두운 작품, 작금의 현실을 직시한 작품이 상당수를 차지했다”며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나치게 설명적인 작품, 겉멋에 치우친 작품도 적지 않았다”고 했다.
동화는 문장력은 우수하나 교조적인 부분이 부각되는 작품이 많았다. 소재에 있어서는 ‘소’, ‘할머니’, ‘시골집’ 등을 다룬 투고작이 많이 눈에 띄었다. 그에 비해 활달한 상상력과 어린이의 시선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펼쳐나가는 동화는 많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김성범 동화작가는 “주로 작품들은 가족 이야기, 학교생활 이야기가 주를 이룬 작품이 많았다”며 “판타지 세상으로 다짜고짜 밀어 넣은 당황스러운 작품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각 부문 당선작은 2025년 광주일보 신년호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