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박정우 “팬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수 되겠다”
2024년 12월 11일(수) 12:00 가가
‘퓨처스 도루왕’ 외야수…인생 최고와 최악 경험한 시즌
“내 점수는 주루 0점·수비 50점·타격 70점…분발하겠다”
“내 점수는 주루 0점·수비 50점·타격 70점…분발하겠다”
“제 유니폼 입은 분들 부끄럽지 않게 뛰겠습니다.”
선배들이 키운 KIA 타이거즈 외야수 박정우가 팬들을 위해 뛴다.
박정우는 올 시즌 야구 인생의 최악의 순간과 최고의 순간을 동시에 경험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도루왕에 빛나는 다리, 팀에서도 꼽는 강한 어깨를 가진 만큼 팀은 박정우의 주루와 수비 능력을 기대했다.
하지만 박정우가 스스로 평가한 올 시즌 점수는 ‘주루 0점, 수비 50점, 방망이 70점’이다.
박정우는 올 시즌 사직 원정에서 팀의 패배를 확정하는 ‘끝내기 주루사’로 고개를 숙였다. 정규시즌에 도루는 단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박정우는 “주루는 0점이다. 실수를 많이 했다”며 “사직에서 아웃되고 (엎드려있는데) 누군가가 나를 끌어올렸다. 기억이 안 나는데 서건창 선배님한테 ‘2군 가겠다. 큰일 났다’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선배님이 괜찮다고 위로를 해주셨다”고 아찔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잊고 싶은 주루 기억 그래도 마무리는 좋았다. 박정우는 2024시즌 팀의 마지막 득점이자, 우승에 마침표를 찍는 귀한 득점을 올렸다. 그는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6-5로 앞선 8회말 1사 1루에서 이창진의 대주자로 들어간 뒤, 박찬호의 좌중간 2루타로 홈을 밟았다. KIA는 7-5로 격차를 벌리고, 통합 우승을 확정했다.
박정우는 “마지막 득점이라는 게 좋았다. 올 시즌 야구 끝에 마지막 득점을 했다는 게 뜻깊었던 것 같다”고 득점 순간을 돌아봤다.
박정우는 올 시즌 호수비를 몇 차례 선보였다. 마운드 위기 상황에서는 투수로 등장해 강한 어깨를 보여주기도 했다. ‘강견’의 면모는 보여줬지만 정밀함이 부족했던 만큼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박정우는 “외야는 원래 실수를 하면 안 된다. 수비율이 거의 10할이 돼야 하는데 에러를 3개나 했다. 송구에러 2개도 있었는데 그래서 50점이다”며 “주자를 무조건 잡아야 하다는 생각에 급해서 그런 것도 있다. 송구 정확도를 더 신경 쓰겠다”고 밝혔다.
타격에 대해서는 “그래도 70점을 주고 싶다. 타점 상황 때 점수를 많이 냈다. 캠프에서도 방망이가 많이 좋아졌다. 입단 이후 가장 힘들었던 마무리 캠프였다. 이렇게 했는데 내년에 안타 못 치면 안 될 것 같다”고 웃었다.
잊지 못할 시즌을 보낸 그에게는 든든한 선배들이 있었다.
실패의 순간 누구보다 따뜻하게 안아준 서건창이 있었고, 옆에서 ‘당근과 채찍’으로 이끄는 박찬호도 있다. 김선빈도 후배의 훈련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
박정우는 “나는 딱히 한 게 없다. 찬호 형이 옆에 있어서 버틸 수 있었다. ‘정신 차려’라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했다. 형이 쓴소리 많이 하는데 결승타 쳤을 때는 칭찬 많이 해줬다. 형이 심부름도 많이 시키는 데 옷도 사주고, 밥도 많이 사준다(웃음)”며 “내년에는 두 배 더 같이하고 싶다. 경기도 더 나가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찬호 형 옆에 꽉 붙어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
박정우는 1월에는 오키나와로 가 자체 캠프를 치른다. 김선빈이 후배들의 훈련 비용을 부담하고, 박찬호도 차량 등을 지원한다.
박정우는 “1월에 선빈 선배, 찬호형, (한)준수 이렇게 오키나와에서 준비를 한다. 지난해에는 제주도에서 했는데, 선빈 선배님이 또 지원해 주신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정우는 올 시즌 꿈에 그리던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여전히 당시 영상을 보면서 그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
박정우는 “우승했을 때 너무 좋아서 오히려 기억이 안 난다. 동영상 아직도 본다”면서도 “그렇게 긴장은 안 했다. 들떠서 실수하면 안 되니까 정규시즌처럼 똑같이 하려고 했다. 내가 주인공이 되는 것도 아니고, 주인공이 되려고 하면 또 실수가 나오니까 정규시즌처럼 똑같이만 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2017년 우승할 때는 집이 야구장 옆이었다. 소리가 장난 아니었다. 이번에는 관중석이 아니라 벤치에서 그 소리를 들으니까 소름이 돋았다. 두 번 다시 또 들을 수 있을까 이런 생각도 들었다”며 “5차전 초반에 너무 파이팅을 외쳐서 힘이 없었다. 머리가 아플 정도였는데 다들 그럴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다”고 한국시리즈를 회상했다.
올 시즌 많은 응원을 받은 박정우는 최선을 다해 팬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수가 되겠다는 각오다.
박정우는 “솔직히 내 자리가 없다. 백업이 누가 될지 모른다. 내년에 더 잘하도록 하겠다”며 “올해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내 실력이 많이 모자랐는데 야구장도 많이 찾아와주시고 선물도 많이 챙겨주셨다. 내 유니폼 입은 팬들이 부끄럽지 않게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선배들이 키운 KIA 타이거즈 외야수 박정우가 팬들을 위해 뛴다.
박정우는 올 시즌 야구 인생의 최악의 순간과 최고의 순간을 동시에 경험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도루왕에 빛나는 다리, 팀에서도 꼽는 강한 어깨를 가진 만큼 팀은 박정우의 주루와 수비 능력을 기대했다.
박정우는 올 시즌 사직 원정에서 팀의 패배를 확정하는 ‘끝내기 주루사’로 고개를 숙였다. 정규시즌에 도루는 단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박정우는 “주루는 0점이다. 실수를 많이 했다”며 “사직에서 아웃되고 (엎드려있는데) 누군가가 나를 끌어올렸다. 기억이 안 나는데 서건창 선배님한테 ‘2군 가겠다. 큰일 났다’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선배님이 괜찮다고 위로를 해주셨다”고 아찔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박정우는 올 시즌 호수비를 몇 차례 선보였다. 마운드 위기 상황에서는 투수로 등장해 강한 어깨를 보여주기도 했다. ‘강견’의 면모는 보여줬지만 정밀함이 부족했던 만큼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박정우는 “외야는 원래 실수를 하면 안 된다. 수비율이 거의 10할이 돼야 하는데 에러를 3개나 했다. 송구에러 2개도 있었는데 그래서 50점이다”며 “주자를 무조건 잡아야 하다는 생각에 급해서 그런 것도 있다. 송구 정확도를 더 신경 쓰겠다”고 밝혔다.
타격에 대해서는 “그래도 70점을 주고 싶다. 타점 상황 때 점수를 많이 냈다. 캠프에서도 방망이가 많이 좋아졌다. 입단 이후 가장 힘들었던 마무리 캠프였다. 이렇게 했는데 내년에 안타 못 치면 안 될 것 같다”고 웃었다.
잊지 못할 시즌을 보낸 그에게는 든든한 선배들이 있었다.
실패의 순간 누구보다 따뜻하게 안아준 서건창이 있었고, 옆에서 ‘당근과 채찍’으로 이끄는 박찬호도 있다. 김선빈도 후배의 훈련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
박정우는 “나는 딱히 한 게 없다. 찬호 형이 옆에 있어서 버틸 수 있었다. ‘정신 차려’라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했다. 형이 쓴소리 많이 하는데 결승타 쳤을 때는 칭찬 많이 해줬다. 형이 심부름도 많이 시키는 데 옷도 사주고, 밥도 많이 사준다(웃음)”며 “내년에는 두 배 더 같이하고 싶다. 경기도 더 나가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찬호 형 옆에 꽉 붙어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
박정우는 1월에는 오키나와로 가 자체 캠프를 치른다. 김선빈이 후배들의 훈련 비용을 부담하고, 박찬호도 차량 등을 지원한다.
박정우는 “1월에 선빈 선배, 찬호형, (한)준수 이렇게 오키나와에서 준비를 한다. 지난해에는 제주도에서 했는데, 선빈 선배님이 또 지원해 주신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정우는 올 시즌 꿈에 그리던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여전히 당시 영상을 보면서 그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
박정우는 “우승했을 때 너무 좋아서 오히려 기억이 안 난다. 동영상 아직도 본다”면서도 “그렇게 긴장은 안 했다. 들떠서 실수하면 안 되니까 정규시즌처럼 똑같이 하려고 했다. 내가 주인공이 되는 것도 아니고, 주인공이 되려고 하면 또 실수가 나오니까 정규시즌처럼 똑같이만 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2017년 우승할 때는 집이 야구장 옆이었다. 소리가 장난 아니었다. 이번에는 관중석이 아니라 벤치에서 그 소리를 들으니까 소름이 돋았다. 두 번 다시 또 들을 수 있을까 이런 생각도 들었다”며 “5차전 초반에 너무 파이팅을 외쳐서 힘이 없었다. 머리가 아플 정도였는데 다들 그럴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다”고 한국시리즈를 회상했다.
올 시즌 많은 응원을 받은 박정우는 최선을 다해 팬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수가 되겠다는 각오다.
박정우는 “솔직히 내 자리가 없다. 백업이 누가 될지 모른다. 내년에 더 잘하도록 하겠다”며 “올해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내 실력이 많이 모자랐는데 야구장도 많이 찾아와주시고 선물도 많이 챙겨주셨다. 내 유니폼 입은 팬들이 부끄럽지 않게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