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탯자리까지 520㎞ 걸으며 자유를 느꼈어요”
2024년 12월 02일(월) 20:50 가가
서울~고흥 대장정 ‘걸음마다 비우다’ 펴낸 김학배 전 국회사무처 관리국장
소록도·이순신 장군 백의종군길 등 하루 평균 9시간씩 2주 동안
길에서 만난 이들 얘기도 담아 “일상의 고민 내려놓고 걸어보길”
소록도·이순신 장군 백의종군길 등 하루 평균 9시간씩 2주 동안
길에서 만난 이들 얘기도 담아 “일상의 고민 내려놓고 걸어보길”
눈 코 뜰 새 없었던 직장 생활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자유가 주어진다면 무슨 일을 할까 늘 생각하던 그는 “어떤 목적 의식도 없이 자유롭게 걷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1년의 공로 연수가 주어졌을 때 그는 서울에서 고향 고흥까지 520㎞를 걸었다.
김학배<사진> 전 국회사무처 관리국장이 탯자리를 향해 걸었던 15일간의 여정을 담아 ‘걸음마다 비우다-서울에서 고흥까지 520킬로미터의 사색’(알렙 간)을 펴냈다.
책에는 2018년 5월 9일 서울 목동 집에서의 첫 출발 기록부터 2018년 5월 23일 고흥군 도덕면 도덕리 어영마을 고향집에 도착하기까지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담겼다. 대장정을 마치고, 이제는 부모님이 계시지 않는 시골집으로 들어섰을 때 눈물을 쏟고 말았던 그는 하루 평균 9시간씩, 40㎞를 걸었다. 길 위에서 자신을 만났고, 길위의 평범한 사람들의 인생에 감동받았다.
“정년을 앞두면 여러 생각을 하게되잖아요. 산티아고로 떠나는 이들도 많았는데 저는 특별한 준비 없이 할 수 있는걸 찾다 그냥 자유롭게 걷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 탯줄이 묻혀 있는 고향은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곳이고, 부모님께 무사 귀환을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고향에서는 큰 짐을 벗어버리고 조금은 홀가분함을 느낄 수 있지요. 은퇴 후 어떤 삶을 살까 고민하고, 또 힘을 얻어 새로운 인생 2막을 시작할 수도 있는 그런 곳입니다.”
김 씨는 출발 2년 전부터 인터넷 등에서 관련 자료를 찾아보며 ‘나만의 지도’를 만들었고, 삼남대로, 이순신 장군의 백의종군길, 조선시대 유배길 등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길을 거쳐 고향집에 이르는 루트를 확정했다. 자전거를 타고 유라시아 대륙을 누비겠다는 꿈을 품은 삼례의 식당 주인, 걸음걸이가 불편한데도 매일 서너 시간씩 이야기를 나누며 손을 맞잡고 천변길을 산책하던 늙은 부부 등 길에서 만난 사람들은 그에게 평범한 사람들의 위대함을 보여줬다.
도보여행을 마친 그는 4개월 후 다시 소록도까지 도착했다. 수원천에서 한하운 시인의 시 ‘보리피리’를 접한 그는 깊은 감동을 받았고 어릴 적 ‘금단의 공간’으로만 여겼던 소록도의 역사적 의미, 소외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 등을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도보여행 후 꽤 시간이 흘러 책을 내게 된 이유는 어렵게 모은 자료와 직접 두 발로 걸으며 얻은 생생한 정보들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변의 권유 때문이었다. 또 더 많은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걷기’와 친해졌으면 하는 마음도 작용했다.
“전 걸으며 무한한 자유를 느꼈어요. 승진이나 이런 고민 다 내려놓고 아무 생각 없이 걸어보길 권합니다. 어디를, 얼마만큼 걸을 것인가 등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자신입니다. 가다가 힘들면 돌아오면 됩니다. 저처럼 긴 일정도 의미있지만 하루도 좋고, 반나절도 좋고 발길 닿는 대로 걸어보십시오.”
대동고와 전남대, 연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현재 한국부동산원에서 국회 관련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1년에 몇개월은 고향집에 머물기 위해 조상 때부터 살아온 집을 조금씩 고쳐나가고 있다고 있는 그는 자신이 앞으로 또 어떤 길 위에 서 있을 지 궁금하다고 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책에는 2018년 5월 9일 서울 목동 집에서의 첫 출발 기록부터 2018년 5월 23일 고흥군 도덕면 도덕리 어영마을 고향집에 도착하기까지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담겼다. 대장정을 마치고, 이제는 부모님이 계시지 않는 시골집으로 들어섰을 때 눈물을 쏟고 말았던 그는 하루 평균 9시간씩, 40㎞를 걸었다. 길 위에서 자신을 만났고, 길위의 평범한 사람들의 인생에 감동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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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여행을 마친 그는 4개월 후 다시 소록도까지 도착했다. 수원천에서 한하운 시인의 시 ‘보리피리’를 접한 그는 깊은 감동을 받았고 어릴 적 ‘금단의 공간’으로만 여겼던 소록도의 역사적 의미, 소외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 등을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도보여행 후 꽤 시간이 흘러 책을 내게 된 이유는 어렵게 모은 자료와 직접 두 발로 걸으며 얻은 생생한 정보들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변의 권유 때문이었다. 또 더 많은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걷기’와 친해졌으면 하는 마음도 작용했다.
“전 걸으며 무한한 자유를 느꼈어요. 승진이나 이런 고민 다 내려놓고 아무 생각 없이 걸어보길 권합니다. 어디를, 얼마만큼 걸을 것인가 등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자신입니다. 가다가 힘들면 돌아오면 됩니다. 저처럼 긴 일정도 의미있지만 하루도 좋고, 반나절도 좋고 발길 닿는 대로 걸어보십시오.”
대동고와 전남대, 연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현재 한국부동산원에서 국회 관련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1년에 몇개월은 고향집에 머물기 위해 조상 때부터 살아온 집을 조금씩 고쳐나가고 있다고 있는 그는 자신이 앞으로 또 어떤 길 위에 서 있을 지 궁금하다고 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