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꿎은 호남고속철 예산을 왜?
2024년 12월 01일(일) 21:25
한동훈 “호남 버리겠다는 민주당”
전남도 증액요구 650억 반영 안돼
여야 내년 예산 미반영 책임 공방

호남고속철도 2단계(송정리~목포) 구간 건설 공사 현장.<광주일보 자료사진>

여야가 내년 예산안 심사에 돌입한 가운데 때아닌 호남고속철도 2단계 예산 반영 책임을 놓고 정치권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 29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단독 처리한 것과 관련해 “호남고속철도 건설 예산도 있었는데, 국정 마비를 위해서라면 호남도 버리겠다는 민주당”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반면, 민주당은 “예산 증액 필요시 정부가 수정안을 내면 협의하면 된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여야의 ‘예산 샅바 싸움’ 속에 “호남 차별의 상징인 호남고속철도 예산이 삭감된 것 아니냐”는 궁금증도 증폭되고 있다.

한 대표는 “민주당은 정부 예비비와 감사원, 검찰, 경찰 등 특활비 등을 감액했는데 누가 봐도 이재명 대표 방탄용이자 국정마비용이다”며 “놀랍게도 ‘여야가 합의한 민생예산’도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호남고속철도를 거론했다.

한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자칫 호남고속철도 예산이 삭감 내지는 미반영된 것으로 풀이될 수 있어 수 십년 동안 예산 반영에 애를 먹었던 광주·전남 지역민으로서는 ‘놀라운 뉴스’일 수 밖에는 없다.

통상 국회 예산 심의는 정부안을 놓고 증액과 감액, 신규반영 등의 과정을 거치게 되고, 현재 민주당은 정부안에서 감액분만 반영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과한 예산안을 2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이 본회의 상정을 예고한 내년 예산 중 호남고속철도 2단계 국비는 1346억원이 반영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정부안에 포함된 호남고속철도 2단계 예산을 삭감한 건 아니다.

다만, 전남도가 요구한 ‘내년 예산 증액분’이 민주당 단독 예산안에 포함되지 않아 이 부분을 한 대표가 지적한 것이다.

전남도는 이 사업 추진을 위해 애초 내년도 국비 2614억원을 요청했는데 이중 1346억원만 정부안에 반영됐고, 이번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 650억원을 우선 증액한 뒤 2025년에 나머지 618억원을 나눠 증액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이 지난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4조1000억원 규모의 감액만 반영한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전남도가 요청한 내년 국비 증액분 650억원은 반영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호남고속철도 2단계 예산 삭감은 아니지만 내년 국비 증액분 650억원 미반영이 본회의에서 확정되면 공사가 다소 지연될 우려는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일 경북 안동 경북도청에서 이철우 경북지사를 만나 “예산 증액 필요시 정부가 수정안을 내면 협의하면 된다”면서 이 지사가 APEC 지원예산 증액 동의를 요청하자 “제가 챙겨보겠다”고 밝혀 예산안에 대한 여야 간 추가 협의 가능성도 충분하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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