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쳐 쓰고 다시 쓰고…‘재사용’으로 기후위기 극복
2024년 10월 29일(화) 21:00
광주일보·환경단체 유어스텝 공동
자원 순환 고민 ‘한걸음 집담회’
수리정보 공유·일상 기후운동 제시

광주일보와 환경단체 유어스텝이 마련한 ‘한걸음 집담회’가 ‘고쳐 쓰는 마을, 다시 쓰는 삶-도시에서 재사용 문화의 회복을 상상하다’라는 주제로 지난 24일 광주시 동구 충장로 한걸음가게에서 열렸다.

자원의 쓰임과 순환을 고민해 보는 프로그램이 지난 24일 광주시 동구 충장로 한걸음가게에서 열렸다.

광주일보와 환경 단체 유어스텝(대표 김지현)은 ‘고쳐 쓰는 마을, 다시 쓰는 삶-도시에서 재사용 문화의 회복을 상상하다’라는 주제로 ‘한걸음 집담회’를 진행했다.

이번 집담회는 국제 수리·수선의 날을 맞아 기후위기 시대 재사용 문화 확산의 중요성과 도시에서 재사용 문화를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점들을 고민해보고 토론하는 자리로 준비됐다. 이날 ‘쓰레기 박사’로 불리는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유혜민 수리상점곰손 대표, 고은솔 서울환경연합 자원순환팀 활동가, 이경희 친환경자원순화센터 센터장과 고쳐 쓰고, 다시 쓰는 삶에 관심있는 사람 등 20여 명이 참여했다.

먼저 홍수열 연구소장은 ‘순환경제와 재사용’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홍 소장은 “쓰레기가 생겼다는 것은 자원의 채굴과 생산, 소비의 과정에서 많은 환경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을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며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건 결국 ‘인간의 물질주의 물줄기를 어떻게 돌릴 것인가’의 문제다. 이 물줄기를 돌리기 위해 우리의 원칙과 기준이 분명하게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원을 캐고 써버리는 일직선상의 낭비적인 파괴의 경제에서 ‘순환’을 통해 우리의 시스템이 회복하는 회복의 경제로 가야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 사회는 ‘재활용 경제’에 머물러 있다.

홍 소장은 순환경제 과제로 물질 소비 총량의 증가가 억제되어야 하고, 재활용률 높이기와 업사이클링을 제시했다. 또 제품 재사용 활성화 방안으로 리페어카페 등 수리문화가 확산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혜민 대표는 ‘기후위기를 건너는 라이프스타일 공간, 수리상점 곰손 이야기’를 주제로 곰손 시작 계기와 프로그램 운영 등을 들려줬다. 리페어카페 수리상점곰손은 환경에 관심있는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 6명이 모여 옷, 그릇, 우산, 전자제품 등 물건을 수리하고, 여러 수리 기술을 익힐 수 있는 워크숍, 수리 모임을 진행한다. 유 대표는 매주 일요일 아이폰 자가수리 수업을 하고 있다.

‘내가 가진 것 안에서 해결하는 삶’을 지향하는 유 대표는 “물건을 고치면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며 자기 효능감과 자존감이 높아지고 물건과의 관계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또 기술 너머에는 사람이 존재하고 함께 수리해보는 가치가 있고 값진 경험이라며 기후위기 극복은 서로 돌보고 물들이며 색깔을 바꿔가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고은솔 활동가는 ‘고쳐 쓰는 마을의 힘 : 수리할 권리를 찾아서’를 주제로 ‘수리’를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준비했다.

그는 수리권의 확대를 위해 기업과 정부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시민들의 수리권 요구를 이끌어내기 위해 ‘뭐든지 수리소’라는 이름으로 소형 전자기기 리페어 카페, 자전거 정비와 키보드 등 수리 워크숍을 열었다. 수리 워크숍을 진행하며 수리 실패 경험을 수집한 그는 수리권 확대 요구 기자회견, 수리할 권리 확대 서명 캠페인을 진행했다. 고 씨는 아이폰 배터리 교체하기, 충전 테이블 고치기 등 수리 매뉴얼 콘텐츠를 제작하고 수리 정보 공유를 위한 오픈 채팅방과 아카이브 페이지를 운영 중이다.

고 씨는 새 제품·리퍼 제품으로 전체 교체만 하는 정책의 문제점을 짚었다. 또 성동 공유센터 리페어 카페를 사례로 들며 지역에서 함께할 수 있는 방법으로 시내권 수리·수선 공간을 안내하는 ‘고쳐볼지도’ 등을 제시했다.

이경희 센터장은 ‘동네를 바꾸는 자원순환 실험’을 들려줬다. 자원순환, 탄소중립 실천 등 지속가능한 도시를 조성하기 위한 플랫폼 공간인 친환경자원순환센터는 ‘시민이 시민에게’, ‘소유에서 공유로’, ‘마을에서, 현장으로’ , ‘순환도시 동구’를 목표로 친환경 삶과 자원순환을 고민하는 곳이다.

올해 개소한 동구라미 자원순환 가게 1호는 고물이 보물이 되는 포인트 보상 제도, 재활용품을 가져오면 포인트로 교환하기 등 지구를 아끼는 알뜰한 방법 등을 실천한다.

그는 청바지로 앞치마 만들기, 손수 목공 교실 등 수리수선실 강좌, 집 수리 교육을 소개하며 헌옷을 마을에서 순환하기, 소형 가전을 고쳐서 공유하기, 재사용과 수리, 일상의 기후운동 등 다양한 방식을 제시했다.

이 센터장은 “다른 사람과 물건을 바꿔 사용하고, 고쳐 쓰고 다시 쓰는 ‘재사용’에 중점을 둔다”고 했다.

강연 이후 재사용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참여자들은 “시민의 권리를 폭넓게 바라보며 수리할 권리가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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