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향한 걸음 - 송기동 예향부장
2024년 10월 29일(화) 00:00
“…코로나 해제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운집할 거라는 것을 예상하고도 왜 인파대책을 세우지 않았습니까? 오후 6시 34분부터 압사사고가 날 것 같다고 하는 수많은 신고에 왜 대응하지 않았습니까? 현장에 있는 우리 아이들을 아무런 연고지 없는 병원에 왜 뿔뿔이 흩어놓았습니까? 여전히 저희 유가족에게는 이런 대답 없는 질문들이 수없이 많습니다.”(고 이해린 아버지 이종민씨)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곳에 누가 없었는지, 그곳을 누가 통제하고 관리했어야 하는지, 그 사람들이 누구였는지,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국가는 어디에 있었는지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없었습니다.”(고 이지현 어머니 정미라 씨)

지난 27일 광주시 남구 백운광장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주기 광주·전남 추모문화제’. 추모 행사는 희생자 159명을 기리고자 오후 1시 59분에 시작했다. 추모제 테마는 ‘진실을 향한 걸음, 함께 하겠다는 약속’이었다.

2년 전 어처구니없는 참사로 인해 자식을 가슴에 묻은 아버지와 어머니는 단상에 올라 울분을 터뜨렸다. 희생자 지인들도 준비한 편지글을 낭독하며 눈물을 흘렸다. 유가족들은 그동안 삼보일배와 천막농성, 단식 투쟁, 삭발 투쟁 등을 하며 진실 규명과 희생자들의 명예회복,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등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그 결과 어렵게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과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발족했다.

29일 이태원 참사 2주기를 맞았다. 앞으로 특조위가 ‘진실을 향한 걸음’을 차질없이 내딛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함께 하겠다는 약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늘의 별이 된 159명의 희생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결과물을 도출해야 한다. 다시는 자식과 가족을 사회적 참사로 인해 잃어서는 안 된다는 유가족의 외침은 깊은 울림을 남긴다.

“우리가 재발방지를 하지 못한다면 지금 미래 세대들이 사는데 이 나라는 또 다른 참사로 우리 아이들 곁에 또 다가올 것입니다. 저처럼 울부짖는 엄마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에 다시는 저처럼 이런 아픈 엄마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so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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