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가슴곰 복원 20년 ‘성과’…다음 과제는 ‘인간과 공생’
2024년 10월 22일(화) 17:35 가가
국립공원공단, 방사 반달가슴곰 지난해 기준 85마리 최대치 기록
57마리 행방불명 민간 피해 잇따라…공존 위한 새로운 대책 필요
57마리 행방불명 민간 피해 잇따라…공존 위한 새로운 대책 필요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지리산 반달가슴곰(반달곰)복원사업이 반달곰 개체수가 증가세를 보이면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반달곰에 의한 민가 피해가 이어지면서 ‘인간과 공생’에 대한 해법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은 반달곰의 멸종을 막기 위해 2004년 러시아 도입 개체 방사를 시작으로 반달곰 복원사업을 시작해 지난해 기준 85마리를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공단은 멸종위기에 처한 반달곰 개체군을 자체 존속이 가능한 개체군인 최소 50개체까지 증식시키기 위해 우리나라 반달곰과 유전적으로 동일한 북한, 러시아 연해주, 중국 동북부 서식 야생곰을 도입해 개체군을 늘리고 있다.
공단의 복원사업 이후 개체수는 2005년 2배 이상인 15마리로 늘어났고 2015년 38마리, 2018년 61마리, 2022년 79마리로 매년 증가하다가 지난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달곰은 가슴에 V자형 흰털이 있고 귀가 둥글고 큰 편이며, 목 주변에 갈기가 있다. 발에는 길고 강한 발톱이 발달해 있어 나무를 잘 타며 뒷 발바닥은 사람과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 평균 몸 길이는 130~190㎝이며, 꼬리는 10㎝ 정도다.
1970년대 지리산에서 쉽게 목격됐던 반달곰은 서식지 파괴와 무분별한 포획으로 인해 개체수가 2004년 6마리에 불과해 멸종위기에 처했다.
야생동물은 100년간 생존확률이 95%를 넘어야 자체적 생존능력을 가진 개체군으로 볼 수 있지만 당시 반달곰의 존속 가능성은 2%에 불과했다.
당시 반달곰 멸종 시점은 2023년으로 추정됐다. 이에 공단은 반달곰이 자체적 생존능력을 상실한 것으로 판단하고 복원사업을 시작했다. 복원 대상지는 반달곰이 서식하기에 가장 유리한 환경인 지리산 국립공원으로 정해졌다.
반달곰 복원 사업과 함께 야생으로의 방사도 이어지고 있다. 2004년 구례에 6마리 방사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51마리를 방사했다. 구례지역은 30여마리로 지리산 국립공원 지역(산청, 하동) 중 가장 많은 수가 방생됐다.
하지만 반달곰 방생과 동시에 반달곰이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식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방생 인근 민가에서 반달곰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피해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국회의원(인천 서구을)이 국립공원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단이 관리하고 있는 반달곰 89마리 중 32마리에 한해서만 위치추적기가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9마리는 위치추적기 배터리 소진 및 발신기 탈락 현상으로 미작동되고 있었다. 이외 자연 출생해 발신기가 없는 개체도 38마리에 달했다. 자칫 인간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존재인데도 위치 확인조차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반달곰으로 인한 피해는 2020년 38건, 2022년 35건, 2023년 23건 올해까지 16건으로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벌꿀과 과수, 기물 파손 등이 대부분이다.
지난 8월에는 구례군 구례읍에서 산나물을 채취하던 60대 남성이 반달곰 추정 동물을 만나 달아나다 부상을 입었다. 여름철이면 활동 반경이 넓어져 양봉 농가로 내려와 꿀을 훔쳐 먹기도 하고, 농가의 동물을 숨지게 하기도 한다.
지난 2021년 8월에는 광양시 백운산의 공양간에 반달곰이 주방을 어지럽히고 사찰 일부를 망가뜨리기도 했다. 또 앞서 지난 13일에는 반달곰이 광양시 다압면 금천리 민가의 닭장에서 닭을 잡아먹었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이경희 광주환경운동연합 정책위원장은“국립공원 안에서 다양한 생물 종이 서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현세대 뿐 아니라 다음세대에게도 중요한 일”이라며 “국립공원이 본래 야생의 공간이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인간만을 위한 공간이라는 인식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그럼에도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존재인만큼 인간과 반달곰이 함께 안전하게 공존할 수 있는 고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하지만 반달곰에 의한 민가 피해가 이어지면서 ‘인간과 공생’에 대한 해법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단은 멸종위기에 처한 반달곰 개체군을 자체 존속이 가능한 개체군인 최소 50개체까지 증식시키기 위해 우리나라 반달곰과 유전적으로 동일한 북한, 러시아 연해주, 중국 동북부 서식 야생곰을 도입해 개체군을 늘리고 있다.
공단의 복원사업 이후 개체수는 2005년 2배 이상인 15마리로 늘어났고 2015년 38마리, 2018년 61마리, 2022년 79마리로 매년 증가하다가 지난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야생동물은 100년간 생존확률이 95%를 넘어야 자체적 생존능력을 가진 개체군으로 볼 수 있지만 당시 반달곰의 존속 가능성은 2%에 불과했다.
당시 반달곰 멸종 시점은 2023년으로 추정됐다. 이에 공단은 반달곰이 자체적 생존능력을 상실한 것으로 판단하고 복원사업을 시작했다. 복원 대상지는 반달곰이 서식하기에 가장 유리한 환경인 지리산 국립공원으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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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국립공원공단 야생동물보전원이 반달가슴곰 동면지 조사를 통해 확인한 새끼 반달가슴곰. <국립공원공단 제공> |
하지만 반달곰 방생과 동시에 반달곰이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식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방생 인근 민가에서 반달곰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피해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국회의원(인천 서구을)이 국립공원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단이 관리하고 있는 반달곰 89마리 중 32마리에 한해서만 위치추적기가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9마리는 위치추적기 배터리 소진 및 발신기 탈락 현상으로 미작동되고 있었다. 이외 자연 출생해 발신기가 없는 개체도 38마리에 달했다. 자칫 인간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존재인데도 위치 확인조차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반달곰으로 인한 피해는 2020년 38건, 2022년 35건, 2023년 23건 올해까지 16건으로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벌꿀과 과수, 기물 파손 등이 대부분이다.
지난 8월에는 구례군 구례읍에서 산나물을 채취하던 60대 남성이 반달곰 추정 동물을 만나 달아나다 부상을 입었다. 여름철이면 활동 반경이 넓어져 양봉 농가로 내려와 꿀을 훔쳐 먹기도 하고, 농가의 동물을 숨지게 하기도 한다.
지난 2021년 8월에는 광양시 백운산의 공양간에 반달곰이 주방을 어지럽히고 사찰 일부를 망가뜨리기도 했다. 또 앞서 지난 13일에는 반달곰이 광양시 다압면 금천리 민가의 닭장에서 닭을 잡아먹었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이경희 광주환경운동연합 정책위원장은“국립공원 안에서 다양한 생물 종이 서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현세대 뿐 아니라 다음세대에게도 중요한 일”이라며 “국립공원이 본래 야생의 공간이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인간만을 위한 공간이라는 인식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그럼에도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존재인만큼 인간과 반달곰이 함께 안전하게 공존할 수 있는 고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