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노인정책 먼 산의 불이 아니다 - 심명섭 한국도서관문화진흥원 순회사서
2024년 10월 02일(수) 00:00
오늘은 제 47회 노인의 날이다. 1997년에 제정된 노인의 날은 경로효친 사상의 미풍양속을 확산시키고,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켜온 노인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그러면 노인이란 누구인가? 사전적으로는 ‘나이가 들어 늙은 사람’을 의미하며 더 자세하게 표현하면 ‘어떤 일이나 역할을 수행함에 있어 전성기를 이미 지나 능력을 발휘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사람’을 말한다.

노인복지법 제1조와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2조에서는 사회제도적 편의를 위하여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칭하고 있다. 유엔(UN)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구분한다.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이미 2000년에 고령화사회에 접어들었고, 2018년 고령사회를 지나 내년 2025년에는 전체인구의 20%인 1051만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근래에는 나이가 많더라도 심신의 건강상태를 적절하게 유지하면서 젊은 시절 못지않게 자신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정부에서는 노인기준 연령 변경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출산율의 급격한 감소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우리 사회의 인구학적 요인의 영향이 크다.

최근의 노인관련 뉴스를 살펴보면, 서울시청 역주행 사고처럼 고령운전자 교통사고가 잇따르자 각 지자체마다 고령 운전자 운전면허 자진 반납을 유도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반납 지원금을 대폭 인상하는 정책을 편다고 한다. 그러나 반납 지원금을 대폭 인상한다고 해서 전국 평균 2%대에 불과한 반납률을 끌어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고령화로 인해 아파트 단지 등 민간 영역의 경로행사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노인 주민이 늘어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대상 연령을 높이거나 아예 취소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것이다.

지난 대선 기간중에도 사회적으로 갑론을박이 크게 일어난 노인들의 지하철 무임승차제도 폐지 공약이 있었다. 지하철 무임승차 대상은 장애인, 국가유공자, 독립유공자, 그리고 만 65세 이상 노인 등이다. 1980년 첫 시행된 이 제도는 당시 70세 이상 노인 80만 5000명에게 이른바 경로우대증을 발급하여 50%의 할인 혜택을 주었다.

그 후 1981년 노인복지법을 제정해 이를 제도화 하면서 혜택 연령을 65세로 확대하였고, 1984년부터 할인율을 100% 즉 무임승차로 전환하였다.

그러나 제도 도입 당시의 노인 인구에 비해 지금의 노인 인구 비율이 5배 정도 증가한 상황에서 지하철 운송 수입 자체는 거의 변하지 않아 지하철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우리의 경우 연령을 기준으로 하는 노인관련 급여 및 서비스는 기초생활보장제도, 노인장기요양사업, 노인성질환, 국민연금, 기초연금, 일자리사업과 노인무료급식, 철도, 항공, 각종 입장료 할인, 소득공제 등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와 범위가 매우 포괄적일 뿐만 아니라 제도의 역사 또한 짧지 않아 정책변화에 따른 대중적 저항이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노인 연령을 상향시켜서 해결될 정도로 단순하지도 않다. 젊은 세대의 일자리 문제와도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노인 기준 연령 문제는 여러 가지 이슈가 첨예하게 연동되기 때문에 간단하지도 않다.

우리가 나이를 먹어가는 일이야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우리나라 출산율이 0.72명으로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그 순환이 자연스럽지 못한 형태로 나아가고 있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따라서 노인 인구의 지속적 증가와 청년 계층의 인구 절벽이라는 위기적 상황에서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두고 있는 시점에 현재의 노인 관련 정책은 우리가 반드시 풀어야 할 사회적 과제이다. 세대간의 폭넓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결책을 정립해 나가야 한다.

이에 대한 변화는 필요하며 이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설계하고 당사자인 고령자 계층을 포함한 구성원들의 동의와 공감을 얻을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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