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산실…전남의 미래 성장동력 이끈다
2024년 09월 13일(금) 00:00 가가
녹색에너지연구원
전국 유일 지역 재생에너지 연구개발기관
전국 유일 지역 재생에너지 연구개발기관
미래 가장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전남도의 핵심 산업은 신재생에너지산업이다. 화석 연료에 의한 지구온난화, 기후 변화, 생태계 변이 등에 직면하면서 해상풍력, 태양광을 대표로 하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기업들은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 신재생에너지 100% 사용)에 나서야 하며, 지난 6월부터 시행된 분산에너지법에 따라 기존 중앙 집중형 에너지공급 시스템을 탈피해 ‘에너지 지산지소(地産地消, 지역에서 생산된 에너지를 지역에서 소비)’가 본격 시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 자원을 풍부하게 가지고 있는 지역이 에너지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의미다.
전남도가 민선 7기부터 신안 앞바다에 8.2GW 해상풍력단지 조성에 뛰어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남 서해바다가 해상풍력에너지 생산 거점으로, 목포·신안·무안 등 그와 맞닿아 있는 서해안은 해상풍력에너지 관련 기업·연구기관 등이 집적하는 산업 클러스터 등으로 변모할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목포신항 항만 배후단지에서 들어설 덴마크 베스타스의 터빈공장에 지역 기업들이 부품을 공급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우선 과제다. 이어 해상풍력시설을 주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 이익 공유, 생산되는 에너지의 송전 및 배전 시설, 에너지 사용 대기업 및 공장의 유치 등이 필요하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지난 4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직접 베스타스 윈드 시스템스 A/S, A.P 몰러-머스크 A/S, 목포시와 해상풍력 터빈공장 목포신항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MOA)을 맺으면서 전남도가 추구해온 해상풍력 시스템 구축은 이제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볼 수 있다. 베스타스와 머스크가 공동으로 약 3000억원을 투자해 목포신항 항만 배후단지 20만㎡(약 6만 평)에 연 최대 150대 생산 가능 시설을 건립한다. 2027년부터 양산 목표다. 베스타스는 국내 해상풍력 연관 부품기업 등과 연구·개발 협력을 통해 부품 국산화 및 해상풍력 산업생태계 구축에도 기여할 예정이다. 머스크는 신규 물동량 창출 등을 통해 목포신항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합의했다.
해상풍력만이 아니라 태양광, 에너지신산업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연구, 실증, 기업 지원, 이익 공유 등을 책임지고 있는 기관이 ‘녹색에너지연구원’(이하 연구원)이다. 지방자치단체 산하 신재생에너지 관련 공공기관은 연구원이 유일하다. 지난 2008년 목포시 서남권 청정에너지 기술연구원으로 시작한 연구원은 2013년도 9월 목포시에서 전남도로 이관되면서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됐다. 신재생에너지 연구개발·실증·기업 지원·산업 육성이라는 미션을 가진 지 올해로 11년이 된다는 의미다.
지난 1월 29일 제6대 녹색에너지연구원장에 오른 황규철 전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수석전문위원에게 거는 기대가 높을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녹색에너지연구원이 지역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고도의 기술력을 전수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 실증 연구, 실현 가능 기술 이전 등을 주도해야 한다.
◇해상풍력, 태양광, MVDC(중전압직류배전), LVDC(저전압직류배전) 등에 주력=연구원이 최근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해상풍력 융복합 산업화 플랫폼 구축, 국내 최초 MVDC(Medium Voltage Direct Current) 스테이션 실증, LVDC(Low Voltage Direct Current)의 수익모델 창출 등이다. MVDC는 지역전력망이나 해양 플랫폼 등에서 전력 송전에 사용하며, 고전압보다는 낮지만 교류보다는 효율적이다. LVDC는 소규모 상업시설, 데이터센터 등에서 사용된다. 연구원이 해상풍력이나 태양광으로 생산한 에너지를 전남으로, 다시 수요가 있는 곳으로 보내는 최신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직류(Direct Current, DC)는 방향이 일정한 전기의 흐름을 말하며, 양극과 음극이 고정돼 있으며, 교류(Alternating Current, AC)는 이 반대다.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된 전기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전력계통망 확대가 불가피한데, 기존 교류 전송보다 직류 전송이 약 1.5~2배 용량을 증대할 수 있기 때문에 직류 전송 방식을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은 반드시 필요하다. 오는 2029년에는 직류 산업 시장이 14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실증을 통해 이들 직류와 관련 상업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기술을 기업에게 이전하고, 그 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에너지산업 생태계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잡겠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의 규제자유특구 사업을 기반으로 국내 최초, 세계에서는 3번째로(영국, 독일) ±35kV급 MVDC 스테이션을 제작해 실증했다. 또 국내 최초로 전남 나주에 산단형(동수 농공산단)에 LVDC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성했다. 농공산단의 수요공장에서 자가발전한 에너지원을 직접 소모해, 전력계통의 접속 용량을 완화함으로써 수익모델을 창출했다. 이를 활용해 베트남 동나이성에 위치한 공장에 현지 적응형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축해 실증에 나서는 등 해외시장 개척 모델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원의 노력으로 지난 4월 30일 나주시 일대가 ‘직류산업 글로벌 혁신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기도 했다. 여기서 한국전력, 효성 등과 함께 2028년 5월까지 세계 최초의 직류 전력망 플랫폼 상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과 함께 다양한 실증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표준 직류산업의 체계를 정립해 나갈 계획이다.
◇유일 지역 신재생에너지 연구개발기관…국책과제 대거 수주=황규철 원장 취임 이후 연구원은 지난 5월부터 매주 한 차례 신규 과제 발굴 위한 R&D 기획회의를 열고 있다. 이 자리에서 에너지 산업 동향을 분석하고 정부부처에 제안할 신규 과제를 만들어낸다. 지금까지 모두 51건을 찾아 이 가운데 22건이 선정되고 16건은 기획안 보완 및 정부부처 심사가 진행중이다. 예산이 확정된 16건의 수주 규모는 모두 95억여원 규모로, 지난해 상반기 신규 과제 26건 73억여원에 비해 과제 수는 줄었지만, 각 과제의 예산 규모는 커졌다. 이 가운데 연구개발 관련은 모두 8건에 55억여원이다. 주요 과제로는 에너지절감형 식물공장 실증(2024~2028, 예산 243억원), 차세대 박막 태양광 모듈 실증(2024~2026, 170억원), 해상풍력 해저케이블 진단기술 개발(2024~2028, 90억원), 예비수소 전문기업 지원(2024, 9억원) 등이 있다.
이 외에도 RE100이 새로운 국제무역 규제로 부상한 상황에 발맞춰 여수산단을 대상으로 공공이 주도하는 ‘RE100 전용 재생에너지 공급확대 기술개발 지원체계’를 실증하고, 교류/직류 하이브리드 배전망 테스트베드 기반 조사, 차세대 전력반도체 기반 전력변환장치 개발도 추진중이다. 전남의 각 시·군이 추진하고 있는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대해 사전 타당성을 검토해주고 단지개발 기본계획 수립을 지원하는 등 시·군과의 연계 협력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독일 프라운호퍼 실리콘기술연구소와 업무협약 등 실증 기술력 향상 주력=황규철 원장 취임 이후 연구원은 기업들이 현장에서 적용해 부품이나 완제품을 생산하고 인력을 채용할 수 있는 실증 기술력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7월 16일 독일 홀슈타인 킬 대학에서 개최된 ‘한독 에너지 신산업 국제공동 R&D 라운드테이블’에서 독일 프라운호퍼 실리콘기술연구소(ISIT)와 직류전환 등 에너지신산업분야 기술협력 업무협약(MOU)를 체결한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앞으로 연구원은 프라운호퍼 ISIT는 직류산업 분야의 연구개발, 기술이전, 지식공유를 활성화하고 직류 전력기자재 실증과 데이터 수집 등에 관해 공동협력할 예정이다. 7월 17일에는 독일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의 경제개발공사(이하 WTSH)와 에너지 산업 분야에서 상호 협력을 위한 의향서(LOI)를 교환했다. 글로벌 혁신특구 기업과 해외 연구기관 간 상생 협력 및 네트워크 구축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해외 우수 연구기관과의 교류 및 협력의 길을 연 연구원은 7월 30일 전남도내 기업 애로 기술 발굴, 전문가 매칭 기술 컨설팅, 애로기술 해소 공동 연구개발과제 발굴 등을 위해 전남 에너지기술혁신 협의회를 발족했다. 조만간 지역대학들이 참여하는 가칭 전남 에너지 기술혁신 대학협의회도 구성할 예정이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지난 1월 29일 제6대 녹색에너지연구원장에 오른 황규철 전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수석전문위원에게 거는 기대가 높을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녹색에너지연구원이 지역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고도의 기술력을 전수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 실증 연구, 실현 가능 기술 이전 등을 주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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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3년 3월 연구원은 한국전력 등과 함께 국내 최초이자 세계 세 번째로 나주에 중압직류(MVDC) 대용량 전력전송 기반시설 구축을 완료하고 통전식을 가졌다.<녹색에너지연구원 제공> |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된 전기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전력계통망 확대가 불가피한데, 기존 교류 전송보다 직류 전송이 약 1.5~2배 용량을 증대할 수 있기 때문에 직류 전송 방식을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은 반드시 필요하다. 오는 2029년에는 직류 산업 시장이 14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실증을 통해 이들 직류와 관련 상업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기술을 기업에게 이전하고, 그 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에너지산업 생태계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잡겠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의 규제자유특구 사업을 기반으로 국내 최초, 세계에서는 3번째로(영국, 독일) ±35kV급 MVDC 스테이션을 제작해 실증했다. 또 국내 최초로 전남 나주에 산단형(동수 농공산단)에 LVDC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성했다. 농공산단의 수요공장에서 자가발전한 에너지원을 직접 소모해, 전력계통의 접속 용량을 완화함으로써 수익모델을 창출했다. 이를 활용해 베트남 동나이성에 위치한 공장에 현지 적응형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축해 실증에 나서는 등 해외시장 개척 모델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원의 노력으로 지난 4월 30일 나주시 일대가 ‘직류산업 글로벌 혁신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기도 했다. 여기서 한국전력, 효성 등과 함께 2028년 5월까지 세계 최초의 직류 전력망 플랫폼 상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과 함께 다양한 실증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표준 직류산업의 체계를 정립해 나갈 계획이다.
◇유일 지역 신재생에너지 연구개발기관…국책과제 대거 수주=황규철 원장 취임 이후 연구원은 지난 5월부터 매주 한 차례 신규 과제 발굴 위한 R&D 기획회의를 열고 있다. 이 자리에서 에너지 산업 동향을 분석하고 정부부처에 제안할 신규 과제를 만들어낸다. 지금까지 모두 51건을 찾아 이 가운데 22건이 선정되고 16건은 기획안 보완 및 정부부처 심사가 진행중이다. 예산이 확정된 16건의 수주 규모는 모두 95억여원 규모로, 지난해 상반기 신규 과제 26건 73억여원에 비해 과제 수는 줄었지만, 각 과제의 예산 규모는 커졌다. 이 가운데 연구개발 관련은 모두 8건에 55억여원이다. 주요 과제로는 에너지절감형 식물공장 실증(2024~2028, 예산 243억원), 차세대 박막 태양광 모듈 실증(2024~2026, 170억원), 해상풍력 해저케이블 진단기술 개발(2024~2028, 90억원), 예비수소 전문기업 지원(2024, 9억원) 등이 있다.
이 외에도 RE100이 새로운 국제무역 규제로 부상한 상황에 발맞춰 여수산단을 대상으로 공공이 주도하는 ‘RE100 전용 재생에너지 공급확대 기술개발 지원체계’를 실증하고, 교류/직류 하이브리드 배전망 테스트베드 기반 조사, 차세대 전력반도체 기반 전력변환장치 개발도 추진중이다. 전남의 각 시·군이 추진하고 있는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대해 사전 타당성을 검토해주고 단지개발 기본계획 수립을 지원하는 등 시·군과의 연계 협력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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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6일 독일 홀슈타인 킬 대학에서 개최된 ‘한독 에너지 신산업 국제공동 R&D 라운드테이블’에서 독일 프라운호퍼 실리콘기술연구소(ISIT)와 직류전환 등 에너지신산업분야 기술협력 업무협약(MOU)를 체결하는 등 실용기술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녹색에너지연구원 제공> |
앞으로 연구원은 프라운호퍼 ISIT는 직류산업 분야의 연구개발, 기술이전, 지식공유를 활성화하고 직류 전력기자재 실증과 데이터 수집 등에 관해 공동협력할 예정이다. 7월 17일에는 독일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의 경제개발공사(이하 WTSH)와 에너지 산업 분야에서 상호 협력을 위한 의향서(LOI)를 교환했다. 글로벌 혁신특구 기업과 해외 연구기관 간 상생 협력 및 네트워크 구축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해외 우수 연구기관과의 교류 및 협력의 길을 연 연구원은 7월 30일 전남도내 기업 애로 기술 발굴, 전문가 매칭 기술 컨설팅, 애로기술 해소 공동 연구개발과제 발굴 등을 위해 전남 에너지기술혁신 협의회를 발족했다. 조만간 지역대학들이 참여하는 가칭 전남 에너지 기술혁신 대학협의회도 구성할 예정이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