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밖 5·18항쟁 연대 시위 전국화 자산으로
2024년 09월 10일(화) 00:00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은 광주·전남만의 항쟁이 아니라 전국적인 연대 투쟁의 현장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5·18 기념재단이 최근 펴낸 ‘광주 밖 전국의 5·18 진상’에 따르면 5·18과 관련해 광주·전남 이외의 지역에서 시위에 참여하거나 연행·구금 당한 인원이 서울·경기 500명을 비롯해 1500명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보고서는 5·18진상규명위원회에서 활동했던 7명의 편저자들이 집필한 것으로 전국의 5·18민주화운동의 진상을 담은 증언과 문서 등을 엮어 펴냈다.

이번 보고서의 발간은 5·18을 두고 역사적 진실을 부정하고 왜곡을 일삼는 행위가 여전한 상황에서 5·18이 특정 지역을 넘어선 투쟁이었다는 전국적인 보편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북에서는 대학생뿐 아니라 고등학생들이 전두환 쿠데타 세력의 만행을 알리기 위해 유인물을 제작·배포했으며, 대구·충청 지역 대학생들도 가두시위와 시국토론 등을 잇따라 펼쳤다. 전국의 피해자들은 지역 보안부대와 군부대 등으로 끌려가 고문 당한 사실도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부산의 피해자는 전기고문의 생생한 경험을 구술했으며 물고문, 성고문 피해도 속속들이 밝혀졌다.

조사에서는 5·18과 관련해 광주 외 지역에서 사망한 이들도 확인됐다. 전북대생 이세종은 계엄군에 쫓기다 사망했으며 ‘동포에게 드리는 글’을 뿌리고 투신한 서강대생 김의기씨, ‘민주인사 석방’을 요구하며 분신한 성남의 노동자 김종태씨처럼 목숨을 바쳐 민주화을 위해 투쟁한 이들도 있었다.

이번 책을 통해 광주와 광주 밖이 함께 민주화를 외쳤던 전국 5·18의 진상이 밝혀짐에 따라 5월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과 왜곡·폄훼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전국적 연대의 자산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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