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세상이 오네요”…첫 드론배송 받은 섬 주민들 웃음꽃 활짝
2024년 08월 27일(화) 21:15 가가
여수 9개 섬 배송 서비스 개시
“피자 남의 나라 음식이었는데…”
치킨 달고 오는 드론 보며 환호
“피자 남의 나라 음식이었는데…”
치킨 달고 오는 드론 보며 환호


27일 여수시 화정면 하화도 선착장 인근에 설치된 물품수취시설에 주민들이 배송거점시설(개도)에서 비행을 통해 온 물품을 들어 옮기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오래 살다 보니 섬에서 배달 음식을 시켜먹네. 추석 때 손주들 오면 배달 음식을 먹어야겠네”
여수시 화정면 상화도에서 평생 거주한 김상덕(여·90)씨는 27일 드론으로 처음 배송된 치킨과 탕수육을 받아들고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주민 43명이 살고 있는 상화도는 마트에서 생필품을 사려면 인근 개도까지 하루 한차례 운행하는 여객선을 타고 20분 가량을 가야 한다.
이 때문에 이 곳 주민에게는 그동안 ‘배달 음식’은 그림의 떡이었다. 김 할머니는 “그동안 TV에 등장하는 치킨, 피자, 햄버거는 다른 세상 음식”이라고 말했다.
상화도 주민은 앞으로도 배달음식은 물론 생필품까지 마을회관에서 손쉽게 받을 수 있게 됐다.
여수시가 지난 3월 국토교통부 드론실증도시 구축 사업에 선정돼 8월부터 섬지역 드론 배송 서비스에 나섰기 때문이다. 드론 배송은 여수지역 3개 거점(진모·개도·작금)에서 물건을 싣고 출발해 9개 섬(송도, 상화도, 하화도, 제도, 대두라도, 소두라도, 대횡간도, 소횡간도, 금오도)에 서비스 된다.
각 권역별로 드론 통합관제센터에서 물건을 실은 드론을 날려 보낸다. 배송비는 여수시가 지원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배송비 없이 음식이나 생필품을 배송 주문을 시킬 수 있다.
여수 섬지역 드론 배달 상용화 첫날인 이날 광주일보 취재진이 찾은 상화도 마을회관 옥상에는 드론 배송을 기다리는 들뜬 표정의 주민들로 가득했다.
주민들은 멀리서 물건을 매달고 점점 가까이 날아오는 드론을 보며 박수치며 환호했다. 물건을 실은 드론이 마을회관 옥상에 설치된 물품 수취 시설에 안착하자 주민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여러 겹의 에어캡으로 포장돼 있던 물품은 여수시 개도에서 배달된 치킨과 탕수육이었다.
주민들은 “아직 뜨끈뜨끈하네~”라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추석을 앞두고 손자 손녀들이 좋아하겠다며 주문 방법을 묻는 주민도 있었다.
드론 배송 팸플릿에 적힌 주문방법을 손으로 짚어보던 박부대(여·90) 씨는 “명절이면 꼭 손자가 이곳으로 놀러 오는데 좋아하는 음식 시켜주지 못하고 매번 고동 따는 체험만 시켰다“라며 “할머니 집에서도 맛있는 튀김 먹을 수 있으니 자주 놀러 오라고 해야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 하화도와 함께 음식이 배달된 상화도에도 이야기 꽃이 피었다.
드론 배송으로 안착한 치킨과 탕수육도 주민들에게 ‘인기만점’이었다.
조순엽(73)씨는 “치킨 한번 먹으려면 1시간 이상 배에 싣고 와야해서 상화도에 산지 10년이 다 되도록 따뜻하고 바삭한 치킨 한번 못 먹어봤다”며 “마치 도시생활하는 것 같은 기분이다”고 함박웃음 지었다.
김연남(여·72)씨도 “마을에 하나 있는 매점에서도 과자밖에 팔지 않아 생필품을 사려면 늘 작정하고 육지로 나가야 했다”며 “이제 남들 다 하는 배달, 우리 마을에서도 할 수 있다니 기쁘다”고 설명했다.
드론배송이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보완할 점도 지적됐다. 비가 오거나 초속 10m/s로 바람이 불면 드론을 띄울 수 없기 때문이다. 바다 위를 횡단하는 만큼 통신이 불안정하면 드론이 공중에서 회귀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일주일에 한 차례(거점 별 상이) 배송이 가능하며, 모바일 어플인 ‘여수 플라이’ 또는 전화로 주문할 수 있으며 5㎏ 이내 무게만 가능하다.
여수시 관계자는 “장거리 실증 시험을 계속해 나가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대상지와 배달 가능 날짜 확대, 최대 50㎏까지 배송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여수=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여수시 화정면 상화도에서 평생 거주한 김상덕(여·90)씨는 27일 드론으로 처음 배송된 치킨과 탕수육을 받아들고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이 때문에 이 곳 주민에게는 그동안 ‘배달 음식’은 그림의 떡이었다. 김 할머니는 “그동안 TV에 등장하는 치킨, 피자, 햄버거는 다른 세상 음식”이라고 말했다.
상화도 주민은 앞으로도 배달음식은 물론 생필품까지 마을회관에서 손쉽게 받을 수 있게 됐다.
여수시가 지난 3월 국토교통부 드론실증도시 구축 사업에 선정돼 8월부터 섬지역 드론 배송 서비스에 나섰기 때문이다. 드론 배송은 여수지역 3개 거점(진모·개도·작금)에서 물건을 싣고 출발해 9개 섬(송도, 상화도, 하화도, 제도, 대두라도, 소두라도, 대횡간도, 소횡간도, 금오도)에 서비스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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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여수 화정면 개도에서 하화도 선착장 인근에 설치된 수취시설로 드론이 물품을 낙하시키고 있다. |
주민들은 멀리서 물건을 매달고 점점 가까이 날아오는 드론을 보며 박수치며 환호했다. 물건을 실은 드론이 마을회관 옥상에 설치된 물품 수취 시설에 안착하자 주민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여러 겹의 에어캡으로 포장돼 있던 물품은 여수시 개도에서 배달된 치킨과 탕수육이었다.
주민들은 “아직 뜨끈뜨끈하네~”라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추석을 앞두고 손자 손녀들이 좋아하겠다며 주문 방법을 묻는 주민도 있었다.
드론 배송 팸플릿에 적힌 주문방법을 손으로 짚어보던 박부대(여·90) 씨는 “명절이면 꼭 손자가 이곳으로 놀러 오는데 좋아하는 음식 시켜주지 못하고 매번 고동 따는 체험만 시켰다“라며 “할머니 집에서도 맛있는 튀김 먹을 수 있으니 자주 놀러 오라고 해야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 하화도와 함께 음식이 배달된 상화도에도 이야기 꽃이 피었다.
드론 배송으로 안착한 치킨과 탕수육도 주민들에게 ‘인기만점’이었다.
조순엽(73)씨는 “치킨 한번 먹으려면 1시간 이상 배에 싣고 와야해서 상화도에 산지 10년이 다 되도록 따뜻하고 바삭한 치킨 한번 못 먹어봤다”며 “마치 도시생활하는 것 같은 기분이다”고 함박웃음 지었다.
김연남(여·72)씨도 “마을에 하나 있는 매점에서도 과자밖에 팔지 않아 생필품을 사려면 늘 작정하고 육지로 나가야 했다”며 “이제 남들 다 하는 배달, 우리 마을에서도 할 수 있다니 기쁘다”고 설명했다.
드론배송이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보완할 점도 지적됐다. 비가 오거나 초속 10m/s로 바람이 불면 드론을 띄울 수 없기 때문이다. 바다 위를 횡단하는 만큼 통신이 불안정하면 드론이 공중에서 회귀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일주일에 한 차례(거점 별 상이) 배송이 가능하며, 모바일 어플인 ‘여수 플라이’ 또는 전화로 주문할 수 있으며 5㎏ 이내 무게만 가능하다.
여수시 관계자는 “장거리 실증 시험을 계속해 나가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대상지와 배달 가능 날짜 확대, 최대 50㎏까지 배송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여수=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