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혁신산단 협력사들 인력난 ‘심각’
2024년 08월 27일(화) 19:17
149개 공장 가동…분양률 97%에도 가동률은 31% 불과
학자금 지원·정규직 전환 등 파격 조건에도 지원자 적어
빛가람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조성된 ‘에너지벨리’의 배후 산단 역할을 맡고 있는 나주 혁신산업단지(혁신산단·사진)에 입주한 협력사들이 인력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자금 지원 등 파격적인 지원을 내걸어도 인력을 구하지 못해 공장 가동을 제대로 하지 못할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27일 나주시에 따르면 현재 나주 혁신산단에는 149개의 공장이 가동중이며, 42개의 공장이 추가 입주계약을 마쳤다. 나주 혁신산단은 빛가람혁신도시로 본사를 이전한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지난 2015년 에너지벨리 조성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등 지역 이전 공공기관 및 클러스터와 연계된 기업 유치를 위해 나주시 왕곡면 일대 178만 5120㎡ 부지에 조성됐다.

이어 지난 2021년 3104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분양률 95%를 기록했고, 올 8월 기준 분양률은 97%에 달하고 있다.

한전 등 이전공공기관들과 지역 중소기업들의 연계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지만, 실제 나주 혁신산단 공장 가동률은 31%에 불과한 상황이다. 산단 내 기업들의 지속적인 구인구직 노력에도 인력난을 겪고 있고, 공장을 분양받은 기업들은 실질적인 업무 대신 창고로 이용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전 등 이전 공공기관의 대규모 에너지벨리 조성 프로젝트 등에 힘을 실어 에너지도시 발전의 원동력이 돼야 할 나주 혁신산단 입주 중소기업들은 채용 미달, 이직 등이 끊이지 않으면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나주시가 종합한 고용현황에는 나주 혁신산단 입주 기업 149개의 중위(전체의 중간) 고용 수준이 10~15명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조차 채용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자, 입주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구인 공고를 올리는가 하면 전남도와 연계해 일자리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결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나주시 관계자는 “주기적으로 나주시와 한전, 나주 혁신산단 입주기업 대표가 간담회를 갖고 있는데, 대부분의 입주 기업들이 인력난 해소를 위한 구인구직 프로그램 마련에 도움을 달라는 건의사항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 일자리종합센터에 따르면 올 1~8월 나주 혁신산단 내 중소기업이 접수한 구인상담만 8개 직종, 51건에 달한다. 한 달 평균 6건 이상의 구인상담이 접수된 셈이다.

전남 일자리종합센터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6월 ‘제 2차 찾아가는 일자리희망버스’ 프로그램을 열고, 나주 혁신산단 입주 중소기업들의 인력난 해소를 위한 홍보활동을 펼쳤다. 특히 프로그램에 참여한 기업들은 숙식제공 및 학자금지원, 정규직 전환 등의 비교적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지만, 채용을 원한 정원 수 20명 가운데 4명만 채용되는데 그쳤다.

고급 인력인 연구직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전반적인 고학력 지역 인재들이 양질의 직장을 찾아 수도권 또는 인근 대도시인 광주 등지로 향하기 때문이다.

나주 혁신산단에 입주한 A기업 관계자는 “많은 입주 기업들이 상시 구인구직을 해야 할 정도로 인력이 부족하다. 특히 연구인력의 경우 전남이 목표로 삼은 ‘에너지도시’의 주축이지만, 일정 경력을 쌓으면 수도권 또는 대규모 산단이 있는 타 도시로 떠나버리기 일쑤다”고 말했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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