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전력수요 연일 폭증…지역 전력업계 긴장
2024년 08월 20일(화) 20:50
올 들어 전력 수요 최고치 다섯 번째 기록 갈아치워
한전, ‘여름특수’ 못 누리고 재무구조 개선 속앓이만

/클립아트코리아

올 여름 전력수요 최대치가 잇따라 갱신되는 등 전력 수요량이 급격히 늘어 한국전력공사(한전)와 한국전력거래소 등 지역 전력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력거래소의 경우 여름철 전력 수급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느라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으며 한전은 전기요금 인상을 통한 역대급 재정난 타개에 총력을 쏟고 있지만, 물가 인상에 대한 우려가 끊이질 않아 해결책을 고민하고 있다.

◇전력거래소, 폭염으로 역대급 전력수요 ‘긴장’=20일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6시 기준 전력수요가 95.6GW(기가와트)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전력 수요치를 기록했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전력수요 94.7GW를 기록해 직전 최고기록(2024년 8월 13일·94.6GW)를 넘어선 지 한 시간만이다.

올 여름 무더위로 냉방기기 수요가 많아지면서 폭등한 전력 수요가 불과 한시간만에 두 차례 최대치를 갱신한 것이다. 이는 기상관측 이래 가장 긴 폭염·열대야 기간과 더불어 한반도로 북상 중인 제 9호 태풍 ‘종다리’가 고온다습한 공기를 끌어올리면서 가정 또는 기업에서 에어컨, 제습기 등의 수요가 높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올해 들어 전력 수요 최고치는 다섯 번째 최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앞서 올여름 전력수요는 지난 5일 93.8GW를 기록해 직전 최고기록이었던 지난해 8월 7일 93.6GW를 넘어섰다. 이어 지난 12일 94.5GW, 13일 94.6GW를 기록한바 있다.

한국전력거래소는 지난 19일 오후 6시 기준 전력 공급능력을 104.6GW, 공급예비력은 9GW로 전력 수급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전력 수요 급등의 원인인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태풍 ‘종다리’의 이동경로 및 영향 범위 유동성이 큰 만큼 당분간 전력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긴장 상태를 유지할 계획이다.

◇한전, 역대급 재정난에도 전기요금 인상 우려=한전은 경영난에 역대 가장 많은 전력 수요에도 불구하고 ‘여름 특수’를 제대로 누리지도 못하고 있다.

한전이 올해 2분기에도 연결기준 1조 250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3분기부터 4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기록하고 있지만, 막대한 부채로 인해 지출해야 하는 이자가 더 크기 때문이다.

한전의 부채 규모는 지난해 연결기준 202조 4502억원, 연간 이자 비용만 4조 4516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를 하루로 환산하면 매일 123억 6500만원을 이자로 지출하는 셈이다.

한전이 막대한 부채를 해소하고, 올해 최대 목표로 삼은 재무구조 정상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전기요금 인상이 필수적이다. 지난해 기준 한전 전체 매출 중 전기판매 사업이 63%에 달하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규모 공기업인 한전의 재무구조 정상화를 위해 관련 업계에서도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요금 인상의 주체인 정부는 신중한 모습이다. 고물가 등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는 상황에서 전기요금 인상은 발전 원자재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어 물가 상승을 부추길 우려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