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구매 단가 안정세에 한숨 돌린 한전
2024년 04월 09일(화) 19:40
계통한계가격 ㎾h 당 124.5원…전기구매비 절반 가까이 감소
최근 국제 유가 상승세에 SMP 변동 가능성 커 추이 지켜봐야

한국전력공사 전경

전력도매가인 계통한계가격(SMP)이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한국전력공사의 재정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MP 가격은 한때 ㎾h 당 260원대까지 치솟았으나, 최근 120원대로 내려 앉았는데, 한전 매출의 60%가 넘는 부분을 전기판매 사업이 차지하는 만큼 이 같은 흐름이 계속된다면 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국제 정세 악화로 인해 국제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만큼 고유가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SMP 역시 상승세로 전환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전력통계정보시스템(EPSIS)에 따르면 이날 기준 가중평균 SMP는 1㎾h 당 124.50원으로 전월 동기(128.78원) 대비 3.3% 감소했다.

이는 최근 3년간 가장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2022년 12월(1㎾h·267.63원)에 비해서는 53.4% 감소한 수치다.

SMP는 한전이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구매하는 단가를 가리키는데, 지난해 기준으로 한전의 전체 매출 중 63%가 전기판매 사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한전의 전기구매비가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SMP 가격은 지난 2022년 2월 발발한 러-우 전쟁으로 인해 국제 정세가 악화되면서 전력 발전에 필요한 석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원자재 가격 등이 크게 뛰면서 끝없이 치솟았던 바 있다.

지난 2022년 12월 통합 SMP 기준 1㎾h 당 267.63원으로 최고가를 경신했고, 지난해 2월까지도 254원으로 높은 가격을 형성했다.

이후 점차 하락 안정세에 접어들어 지난해 4월 1㎾h 당 164.86원으로 100원대에 진입한 뒤 꾸준히 하락해왔다.

SMP 하락은 지난 2022년 말께 국제 정세가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치솟았던 국제유가 등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점차 하향 안정세를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2022년 국제유가는 배럴당 120달러를 웃돌았지만, 지난해 배럴당 70달러 선으로 안정됐다.

이에 따라 전력 발전사가 전력을 생산하는데 드는 생산비가 절감되면서 SMP 역시 대폭 하락했다.

다만 에너지 업계에서는 최근 안정세를 보이던 국제 유가가 2달째 지속적으로 상승 그래프를 그리고 있는 만큼, 전력 생산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와 SMP 역시 근시일 내 연쇄적으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평균 국제 유가는 두바이유가 배럴당 90.89달러, 브렌트유는 배럴당 91.17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86.91달러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 유가는 지난 2월 5일 배럴당 평균 77달러 선으로 최소값을 기록한 뒤 2달이 넘도록 상승하고 있다.

또 에너지 업계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하는 등 국제 정세 악화 및 멕시코의 석유 수출 감축 등을 이유로 올해 상반기 중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길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이들은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 약 2개월 뒤 LNG 역시 오르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을 들어 상반기 중에는 SMP 역시 상승세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의 주 수입원이 전기판매 사업인 만큼 SMP가 오르게 되면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며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최우선 목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인 국제 유가 추이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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