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이 그놈이라도, 투표는 해야 한다 - 채희종 정치·사회담당 편집국장
2024년 04월 03일(수) 00:00 가가
이제 딱 일주일 남았다. 누구를 뽑을 것인가. 아직도 4·10 총선에서 투표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는 사람들이 상당수다. 정치권, 특히 더불어민주당에 실망한 광주·전남 지역민들의 투표율은 지난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 22대 총선이 그 어느 때보다 유권자들의 투표율에 집중하는 이유이다.
아무리 뽑아도 ‘그놈이 그놈’인 것은 여야 가릴 것 없이, 지난 선거에서 경험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에 뽑을 국회의원 후보들도 ‘거기서 거기’인 이들이 태반이라는 사실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특히 수도권 등과 달리 지역 특성상 민주당 후보의 압승이 확실시되는 광주·전남지역 유권자들은 사실상 선택권마저 없는 실정이다.
◇최악의 후보 떨어뜨리는 선택
이번 총선에 출마한 후보들의 재산은 국민 평균보다 5배 이상 많은 부유층이 대다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과 비율은 월등히 높아 평범한 시민보다 자격을 갖췄다고 보기 어려운 인물들이 지도자를 자처한 터라 유권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자 등록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역구 출마 후보 699명이 신고한 재산 규모는 총 1조9411억5462만원이며, 1인당 평균은 27억7704만원으로 국민 평균보다 5배 이상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전과자는 34.6%로 후보 1인당 평균 전과가 2건 정도나 되며, 전과가 무려 10범이 넘는 이들도 있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현역 국회의원을 둔 정당들의 총선 후보 총 952명의 신고 내용을 분석한 결과도 비슷한 수준으로, 1인당 평균 재산은 24억4000만원이었으며 전과 기록 보유자는 32.0%였다. 지난 선거에 비해 평균 재산은 10억원 이상 늘었고 전과 비율도 높아졌다.
선거에 냉소적인 유권자들은 ‘나보다 나은 게 없는 후보들을 굳이 시간을 허비하면서까지 뽑아야 하나’라는 거부감이 강하다.
하지만 투표는 누군가를 뽑는 행위임과 동시에 누군가를 뽑지 않는, 즉 떨어뜨리는 권리 행사이기도 하다. 좋은 후보가 없더라도 투표를 포기하는 대신 ‘반드시 돼서는 안 되는’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투표를 해야 한다. 최악의 후보를 제척시킴으로써 좀 더 나은 이들이 선량(選良)으로 뽑힐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넓힐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오직 유권자의 선거 참여로만 가능하다.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여·야는 공약 경쟁 대신 막말 전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개’, ‘돼지’, ‘쓰레기’, ‘쓰레기통’…. 여·야가 최근 서로를 향해 쏟아낸 막말의 일부이다. 슬프지만 이같은 이전투구(泥田鬪狗)에서 살아남은 자가 금배지를 다는 게 현실이다.
우리의 정치가 바뀌지 않을지라도 반드시 투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치가 막장일수록, 정치인의 수준이 떨어질수록 투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선거 때만 되면 정치적 무관심을 경계하는 문구로 언론에 오르내리는 말이 있다. 민중운동가 함석헌 선생의 명언으로 전해지는 “정치란 덜 나쁜 놈을 골라 뽑는 과정이다. 그 놈이 그 놈이라고 투표를 포기한다면 제일 나쁜 놈이 다 해 먹는다”는 구절이다. 뽑을 사람이 없다는 유권자들을 겨냥한 “선거란 누구를 뽑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구를 뽑지 않기 위해 투표하는 것이다”라는 미국 저널리스트 프랭클린 P. 애덤스의 촌철살인도 있다.
◇막말 총선, 후보 옥석 가려야
한발 나아가 덜 나쁜 놈을 넘어서, 덜 사악한 쪽을 뽑으라는 주문도 있다. 이탈리아 정치학자 모리치오 비롤리 미국 텍사스 주립대 교수는 ‘누구를 뽑아야 하는가’라는 저서에서 “덜 사악한 쪽을 택하라. 어떤 후보도 표를 받을 자격이 없는 상황이라면 가장 신중한 선택은 덜 사악한 쪽을 택하는 것”이라면서 “의식 있는 시민들이 투표하지 않으면, 의식 수준이 낮은 사람들이 유해하고 능력 없는 후보들을 뽑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쯤되면 민주주의 기본 행위인 투표는 ‘덜 나쁜 놈’과 ‘덜 사악한 놈’을 뽑아 최악의 후보를 뽑지 않도록 하는 행위로 정의할 수도 있겠다. 유권자가 투표를 포기한 선거, 즉 투표율이 낮은 선거는 국민들의 정치적 의사가 왜곡돼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런 선거로 당선된 자들은 결국 사회를 혼란스러운 방향으로 끌고가, 임기가 끝날 때까지 우리를 괴롭힌다는 사실을 이미 경험하지 않았던가. 투표는 우리 자신을 위한 것이다. 이유없이 반드시 투표해야 한다.
◇최악의 후보 떨어뜨리는 선택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자 등록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역구 출마 후보 699명이 신고한 재산 규모는 총 1조9411억5462만원이며, 1인당 평균은 27억7704만원으로 국민 평균보다 5배 이상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전과자는 34.6%로 후보 1인당 평균 전과가 2건 정도나 되며, 전과가 무려 10범이 넘는 이들도 있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현역 국회의원을 둔 정당들의 총선 후보 총 952명의 신고 내용을 분석한 결과도 비슷한 수준으로, 1인당 평균 재산은 24억4000만원이었으며 전과 기록 보유자는 32.0%였다. 지난 선거에 비해 평균 재산은 10억원 이상 늘었고 전과 비율도 높아졌다.
하지만 투표는 누군가를 뽑는 행위임과 동시에 누군가를 뽑지 않는, 즉 떨어뜨리는 권리 행사이기도 하다. 좋은 후보가 없더라도 투표를 포기하는 대신 ‘반드시 돼서는 안 되는’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투표를 해야 한다. 최악의 후보를 제척시킴으로써 좀 더 나은 이들이 선량(選良)으로 뽑힐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넓힐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오직 유권자의 선거 참여로만 가능하다.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여·야는 공약 경쟁 대신 막말 전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개’, ‘돼지’, ‘쓰레기’, ‘쓰레기통’…. 여·야가 최근 서로를 향해 쏟아낸 막말의 일부이다. 슬프지만 이같은 이전투구(泥田鬪狗)에서 살아남은 자가 금배지를 다는 게 현실이다.
우리의 정치가 바뀌지 않을지라도 반드시 투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치가 막장일수록, 정치인의 수준이 떨어질수록 투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선거 때만 되면 정치적 무관심을 경계하는 문구로 언론에 오르내리는 말이 있다. 민중운동가 함석헌 선생의 명언으로 전해지는 “정치란 덜 나쁜 놈을 골라 뽑는 과정이다. 그 놈이 그 놈이라고 투표를 포기한다면 제일 나쁜 놈이 다 해 먹는다”는 구절이다. 뽑을 사람이 없다는 유권자들을 겨냥한 “선거란 누구를 뽑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구를 뽑지 않기 위해 투표하는 것이다”라는 미국 저널리스트 프랭클린 P. 애덤스의 촌철살인도 있다.
◇막말 총선, 후보 옥석 가려야
한발 나아가 덜 나쁜 놈을 넘어서, 덜 사악한 쪽을 뽑으라는 주문도 있다. 이탈리아 정치학자 모리치오 비롤리 미국 텍사스 주립대 교수는 ‘누구를 뽑아야 하는가’라는 저서에서 “덜 사악한 쪽을 택하라. 어떤 후보도 표를 받을 자격이 없는 상황이라면 가장 신중한 선택은 덜 사악한 쪽을 택하는 것”이라면서 “의식 있는 시민들이 투표하지 않으면, 의식 수준이 낮은 사람들이 유해하고 능력 없는 후보들을 뽑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쯤되면 민주주의 기본 행위인 투표는 ‘덜 나쁜 놈’과 ‘덜 사악한 놈’을 뽑아 최악의 후보를 뽑지 않도록 하는 행위로 정의할 수도 있겠다. 유권자가 투표를 포기한 선거, 즉 투표율이 낮은 선거는 국민들의 정치적 의사가 왜곡돼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런 선거로 당선된 자들은 결국 사회를 혼란스러운 방향으로 끌고가, 임기가 끝날 때까지 우리를 괴롭힌다는 사실을 이미 경험하지 않았던가. 투표는 우리 자신을 위한 것이다. 이유없이 반드시 투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