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보다 나라 생각한 분”…故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영결식
2024년 04월 02일(화) 18:44 가가
효성 본사서 임직원들 배웅…전경련회관 등 거쳐 경기도 선영에 안장
아들 조현준 “남기신 가르침 깊이 새겨 사회에 보탬되는 재목 되겠다”
아들 조현준 “남기신 가르침 깊이 새겨 사회에 보탬되는 재목 되겠다”
국내 섬유산업에 한 획을 그은 ‘재계의 거목’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영결식이 2일 엄수됐다.
유족들은 이날 오전 조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됐던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 예배를 마친 뒤, 고인이 1966년부터 몸담은 효성그룹의 마포구 본사로 이동했다.
손주들이 영정과 위패, 고인이 생전 받은 각종 훈장 등을 들고 앞장선 가운데 부인 송광자 여사와 아들 조현준 효성 회장·조현상 효성 부회장 등이 침통한 표정으로 뒤를 따랐다.
고인의 관이 운구차에 실리고, 발인 예배를 집전한 이원재 남산교회 목사가 고인의 마지막 길을 축복하는 기도를 하자 부인 송 여사는 관에 손을 얹고 한동안 오열하기도 했다.
장례식장을 출발한 운구차는 오전 7시 45분께 효성 본사에 도착했다. 정문 앞에 도열한 일부 임원들이 그룹을 세계적 섬유·화학기업으로 이끈 고인의 마지막을 맞이했다.
이어 오전 8시부터 지하 강당에서 영결식이 개최됐다. 영결식에는 유족과 명예장례위원장인 이홍구 전 국무총리, 장례위원장인 이상운 효성 부회장을 비롯해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 서석승 한일경제협회 상근부회장 등 재계 주요 인사들과 효성 임직원 등 300명이 참석했다.
상주인 조현준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아버지께서는 평생 효성과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신 분이었다. 자신보다는 회사를 우선하고, 회사에 앞서 나라를 생각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의 효성은 아버지의 미래를 바라보는 혜안과 절대 포기하지 않는 강철 같은 의지력, 그리고 첨단과학기술에 대한 호기심과 세계 1등에 대한 무서울 만큼 강한 집념의 결정체다. 아버지께서는 그렇게 효성을 새벽을 밝히며 빛나는 샛별 같은 회사로 키우셨다”고 덧붙였다.
또 “저희 가족들은 아버지께서 남기신 가르침을 가슴 깊이 새겨 사회에 보탬이 되는 큰 재목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그토록 사랑하시던 효성을 더욱 단단하고 튼튼한 회사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상운 부회장은 “회장님의 식견과 통찰력을 곁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큰 깨달음을 얻었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사업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로 세밀한 부분까지 예리하게 살피시던 모습, 회사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시킨 리더십, 위기를 헤쳐 나가시던 과감함까지 여러 면에서 존경스러운 분이셨다”고 회고했다.
이어 “욕을 먹더라도 우리 기업, 국가 경제를 위해 해야 할 말은 해야 한다던 강직한 모습이 그립다. 오늘 함께한 모든 효성 가족들은 한마음 한 뜻으로 회장님을 잃은 커다란 슬픔을 이겨내겠다”며 “회장님께서 남기신 업적을 기리고 전하며, 그토록 사랑하셨던 효성과 대한민국의 힘찬 성장을 반드시 일궈내겠다”고 말했다.
영결식 후 운구차는 임직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본사를 떠났다.
이어 조 명예회장이 생전 회장과 부회장 등을 맡으며 오랜 기간 몸담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현 한국경제인협회)의 여의도 회관과 서초구 효성 반포빌딩을 거친 뒤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 후 경기도에 있는 효성가(家) 선영으로 이동했다.
1935년 경남 함안에서 효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조홍제 회장과 하정옥 여사의 장남으로 태어난 고인은 경기고 재학 시절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히비야 고교를 거쳐 와세다 대학교 이공학부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일리노이 공과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준비하던 중, 1966년 부친의 부름을 받고 경영자의 길을 걷게 됐다.
조 명예회장은 평소 기술 중시 경영을 펼치며, 기술에 대한 집념으로 국내 민간기업 최초 기술연구소를 설립했으며, 신소재는 물론 신합성·석유화학·중전기 등 산업 각 방면에서 신기술 개발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했다. 이 같은 ‘기술 중시 철학’은 효성그룹이 글로벌 소재 시장에서 리딩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일조했다.
특히 ‘섬유의 반도체’로 불리는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 효성의 제품들을 독자기술로 세계 1위에 올려놓음으로써, 국가경제는 물론 국내 기업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조 명예회장은 대미 수출 증대의 기폭제가 됐던 한미 FTA 체결과 관련해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지난 2017년 고령과 건강상 이유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고인은 최근 건강이 악화해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다 지난달 29일 별세했다.
효성그룹장으로 5일 간 치러진 장례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한덕수 국무총리, 김진표 국회의장, 대통령실 이관섭 비서실장과 성태윤 정책실장 등 정관계 인사들이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또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등 경제계를 비롯한 각계 인사들이 고인을 찾아 추모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이와 함께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을 비롯해 문화일보 이병규 회장, 동아일보 김재호 사장, 한국경제신문 김정호 사장 등 언론계 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이외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이우일 OCI홀딩스 회장, 윤세영 태영그룹 회장,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서석숭 한일경제협회 상근부회장, 국회의원을 지낸 홍정욱 올가니카 회장 등 많은 경제계 인사들이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유족들은 이날 오전 조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됐던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 예배를 마친 뒤, 고인이 1966년부터 몸담은 효성그룹의 마포구 본사로 이동했다.
고인의 관이 운구차에 실리고, 발인 예배를 집전한 이원재 남산교회 목사가 고인의 마지막 길을 축복하는 기도를 하자 부인 송 여사는 관에 손을 얹고 한동안 오열하기도 했다.
장례식장을 출발한 운구차는 오전 7시 45분께 효성 본사에 도착했다. 정문 앞에 도열한 일부 임원들이 그룹을 세계적 섬유·화학기업으로 이끈 고인의 마지막을 맞이했다.
이어 “오늘의 효성은 아버지의 미래를 바라보는 혜안과 절대 포기하지 않는 강철 같은 의지력, 그리고 첨단과학기술에 대한 호기심과 세계 1등에 대한 무서울 만큼 강한 집념의 결정체다. 아버지께서는 그렇게 효성을 새벽을 밝히며 빛나는 샛별 같은 회사로 키우셨다”고 덧붙였다.
또 “저희 가족들은 아버지께서 남기신 가르침을 가슴 깊이 새겨 사회에 보탬이 되는 큰 재목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그토록 사랑하시던 효성을 더욱 단단하고 튼튼한 회사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상운 부회장은 “회장님의 식견과 통찰력을 곁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큰 깨달음을 얻었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사업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로 세밀한 부분까지 예리하게 살피시던 모습, 회사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시킨 리더십, 위기를 헤쳐 나가시던 과감함까지 여러 면에서 존경스러운 분이셨다”고 회고했다.
이어 “욕을 먹더라도 우리 기업, 국가 경제를 위해 해야 할 말은 해야 한다던 강직한 모습이 그립다. 오늘 함께한 모든 효성 가족들은 한마음 한 뜻으로 회장님을 잃은 커다란 슬픔을 이겨내겠다”며 “회장님께서 남기신 업적을 기리고 전하며, 그토록 사랑하셨던 효성과 대한민국의 힘찬 성장을 반드시 일궈내겠다”고 말했다.
영결식 후 운구차는 임직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본사를 떠났다.
이어 조 명예회장이 생전 회장과 부회장 등을 맡으며 오랜 기간 몸담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현 한국경제인협회)의 여의도 회관과 서초구 효성 반포빌딩을 거친 뒤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 후 경기도에 있는 효성가(家) 선영으로 이동했다.
1935년 경남 함안에서 효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조홍제 회장과 하정옥 여사의 장남으로 태어난 고인은 경기고 재학 시절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히비야 고교를 거쳐 와세다 대학교 이공학부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일리노이 공과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준비하던 중, 1966년 부친의 부름을 받고 경영자의 길을 걷게 됐다.
조 명예회장은 평소 기술 중시 경영을 펼치며, 기술에 대한 집념으로 국내 민간기업 최초 기술연구소를 설립했으며, 신소재는 물론 신합성·석유화학·중전기 등 산업 각 방면에서 신기술 개발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했다. 이 같은 ‘기술 중시 철학’은 효성그룹이 글로벌 소재 시장에서 리딩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일조했다.
특히 ‘섬유의 반도체’로 불리는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 효성의 제품들을 독자기술로 세계 1위에 올려놓음으로써, 국가경제는 물론 국내 기업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조 명예회장은 대미 수출 증대의 기폭제가 됐던 한미 FTA 체결과 관련해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지난 2017년 고령과 건강상 이유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고인은 최근 건강이 악화해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다 지난달 29일 별세했다.
효성그룹장으로 5일 간 치러진 장례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한덕수 국무총리, 김진표 국회의장, 대통령실 이관섭 비서실장과 성태윤 정책실장 등 정관계 인사들이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또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등 경제계를 비롯한 각계 인사들이 고인을 찾아 추모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이와 함께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을 비롯해 문화일보 이병규 회장, 동아일보 김재호 사장, 한국경제신문 김정호 사장 등 언론계 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이외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이우일 OCI홀딩스 회장, 윤세영 태영그룹 회장,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서석숭 한일경제협회 상근부회장, 국회의원을 지낸 홍정욱 올가니카 회장 등 많은 경제계 인사들이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