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잉 홈 - 문지혁 지음
2024년 03월 10일(일) 10:00 가가
‘이민자 소설’은 타국에서의 삶을 모티브로 풀어낸 작품을 말한다. 유학을 떠났든, 사업 차 외국에 나갔든, 일정 기간 다른 나라에서 거주했던 경험을 토대로 형상화한 소설이다.
지난 2010년 단편 ‘체이서’를 발표하며 소설 창작을 시작한 문지혁 작가의 작품이 ‘이민자 소설’이라 할 수 있다. 뉴욕에서 유학을 했던 생활이 그의 작품에 투영돼 있다. 혹자는 그의 소설을 ‘자전적 소설’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문지혁 작가가 세 번째 소설집 ‘고잉 홈’을 펴냈다. 모두 9편의 작품은 미국에 터를 잡고 사는 우리나라 이민자들이나 유학생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 문 작가는 “원래 책의 제목으로 염두에 둔 것은 ‘뜰 안의 별’이었고, 이 한국어 제목의 도드라짐을 위해 나머지 소설에는 일부러 영어 제목을 썼다”며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소설들은 이민자의 이야기일 뿐 아니라 사실 모두가 집에 가는, 집에 가고 싶은, 집에 가려고 하는 이야기였다”고 밝혔다.
표제작 ‘고잉 홈’에서 제목이 지칭하는 ‘홈’은 뉴욕이다. 주인공 현은 어느 날 AI 실험에 참가한다. 그가 실험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시카고에서 뉴욕까지 가는 차편을 제공받고 사례금도 5백 달러 지급된다는 공고 때문이다. 실험은 간단하다. 차를 타고 가는 동안 질문에 답을 하고 그것이 가공돼 AI가 쓰는 소설에 활용되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주인공은 가족과 꿈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그 이야기들이 가공된 것이라는 점이다.
소설은 우리가 닿고자 하는 ‘홈’으로 가는 길에서 삶의 진실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더불어 ‘고잉’의 의미까지도 톺아보게 한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이 세상에 존재하지만 결국 궁극의 어딘가를 향해 ‘고잉’을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문학과지성사·1만7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지난 2010년 단편 ‘체이서’를 발표하며 소설 창작을 시작한 문지혁 작가의 작품이 ‘이민자 소설’이라 할 수 있다. 뉴욕에서 유학을 했던 생활이 그의 작품에 투영돼 있다. 혹자는 그의 소설을 ‘자전적 소설’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문학과지성사·1만7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