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넘버 3’(기호 3번)가 될 상인가?-채희종 정치·사회 담당 편집국장
2024년 01월 31일(수) 00:00 가가
요즘처럼 정치가 사람들의 관심 한 가운데로 들어온 적이 있었나 싶다. 한때 정치 얘기는 금기였고, 가족이나 친구 사이에도 피해야 할 대상으로 치부됐다. 그만큼 정치는 우리에게 불편하기만 한 그 무엇이었다. 그런 정치가 유튜브와 SNS 등 언론 환경의 변화를 틈타 급기야 안방까지 차지하고 말았다.
최근 온오프라인 뉴스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단연 ‘제3지대’와 ‘기호 3번’이다. 4월 10일 총선이 가까워지면서 국내 정치와 정당, 정치인들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이슈가 되고 있다. 특히 총선이 7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신당을 창당한 세력들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 이은 제3당, 즉 ‘기호 3번’을 차지하기 위한 레이스에 돌입했다.
제3지대, 현역 이탈 적어 쉽지 않아
총선에서 기호 순서에 따른 프리미엄 효과는 여러차례 선거에서 입증된 사실이다. 그 어떤 선거에서든 여·야 양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은 있기 마련이고, 이들은 자신들의 표가 사표되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대안으로서 기호 3번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현역 국회의원 수에 따라 배정된 투표용지 순번인 기호 1번 민주당, 기호 2번 국민의힘, 그 다음인 ‘기호 3번’을 선점하는 것은 군소 정당 입장에서 어떤 정책이나 후보를 내세우는 것보다 확실한 선거운동인 셈이다.
현 상태에서 4·10 총선 기호 3번은 현역 의원 6명을 보유한 정의당이다. 정의당은 기호 3번 유지를 위해 ‘꼼수’라는 비난까지 감수하면서 비례의원 사퇴를 강행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이은주 의원이 사직서를 제출해 국회 본회의에서 사직안이 가결됐다.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이 확정되기 전에 비례 의석을 승계하기 위한 편법이었다. 사실 이번 비례의원 사퇴는 정의당만의 꼼수를 넘어 기호 1, 2번 당인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합작품이다. 양당은 껄끄러운 제3지대 신당보다는 정의당이 기호 3번으로 남는 것이 총선에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제3지대 신당들도 대안정당의 이미지와 선거 활동의 효율성 때문에 기호 ‘3’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30일 현재 제3지대 세력은 크게 세 갈래이다. 먼저 이준석 전 대표의 개혁신당과 양향자 의원의 한국의희망이 통합할 ‘개혁신당’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새로운미래’와 민주당 탈당파 이원욱·조응천·김종민 의원의 ‘미래대연합’이 합당할 ‘개혁미래당’, 마지막으로 금태섭 전 의원의 ‘새로운 선택’이 있다. 판세는 이준석 ‘개혁신당’과 이낙연 ‘개혁미래당’의 양자 구도로 좁혀졌다.
하지만 이들 제3지대가 현역 의원 7명을 보유한 ‘넘버 3’가 되기는 쉽지 않을 듯 싶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현역 의원이 있는 지역구는 최대한 경선을 붙여 현역의 이탈을 막는다는 계산이다. 경선 탈락 후보는 선거에 출마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현역 중 컷오프 명단에 오른 대상자들 가운데 제3지대로 향하는 이탈자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광주·전남에서 민주당을 탈당해 이낙연 개혁미래당을 선택하는 현역 의원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재 지역 민심은 대선 실패 이후 최소한 민주당이라도 지켜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해, 현역 의원의 탈당은 곧 정치 생명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의 최고, 최대 목표는 누가 뭐래도 ‘금배지’이다.
공천 결과가 설혹 불공정하고 억울하더라도 ‘단일대오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지역 유권자들의 바람을 저버리고 이낙연 신당을 택하기는 어렵다. 영향력 있는 현역이나 중진들의 경우 컷오프가 되더라도 민심을 거스르기 보다는 4년 뒤를 기약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이다.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서는 탈당후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후보들이 다소 있을 수 있지만 신당을 택하는 경우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전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하며 소속당을 비판하면서도 탈당하지 않고 ‘당을 지키겠다’고 밝힌 대목과도 일맥상통한다.
대안 정당 이미지 선점에 쟁탈전
제3지대가 기호 3번을 받기 위해서는 이준석 개혁신당과 이낙연 개혁미래당이 통합, 양측의 현역의원 4명에 추가로 현역 3명을 영입해야 한다. 그러나 양측은 정치적 신념이나 가치관의 공통점이 전혀 없어 화합적 결합을 이루는 것 자체가 국민들이 보기에는 부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 지금껏 싸우던 사람들이 오직 ‘금배지’라는 공동 목표 아래 모인 것에 지나지 않다면 아무리 거대 양당에 실망한 유권자일지라도 지지를 보내지는 않을 것이다. 이준석 전 대표가 합당에 소극적인 이유이다.
또다른 변수도 있다. 만일 선거제가 준연동형으로 유지되면, 여야가 위성정당을 만들어 기호 3, 4번를 차지할 수도 있다. 이낙연 개혁미래당과 이준석 개혁신당이 넘버 3가 되느냐, 3류 당으로 전락하느냐 갈림길에 서 있다. 이번 총선은 이래저래 볼거리가 많다.
제3지대, 현역 이탈 적어 쉽지 않아
총선에서 기호 순서에 따른 프리미엄 효과는 여러차례 선거에서 입증된 사실이다. 그 어떤 선거에서든 여·야 양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은 있기 마련이고, 이들은 자신들의 표가 사표되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대안으로서 기호 3번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현역 국회의원 수에 따라 배정된 투표용지 순번인 기호 1번 민주당, 기호 2번 국민의힘, 그 다음인 ‘기호 3번’을 선점하는 것은 군소 정당 입장에서 어떤 정책이나 후보를 내세우는 것보다 확실한 선거운동인 셈이다.
30일 현재 제3지대 세력은 크게 세 갈래이다. 먼저 이준석 전 대표의 개혁신당과 양향자 의원의 한국의희망이 통합할 ‘개혁신당’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새로운미래’와 민주당 탈당파 이원욱·조응천·김종민 의원의 ‘미래대연합’이 합당할 ‘개혁미래당’, 마지막으로 금태섭 전 의원의 ‘새로운 선택’이 있다. 판세는 이준석 ‘개혁신당’과 이낙연 ‘개혁미래당’의 양자 구도로 좁혀졌다.
하지만 이들 제3지대가 현역 의원 7명을 보유한 ‘넘버 3’가 되기는 쉽지 않을 듯 싶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현역 의원이 있는 지역구는 최대한 경선을 붙여 현역의 이탈을 막는다는 계산이다. 경선 탈락 후보는 선거에 출마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현역 중 컷오프 명단에 오른 대상자들 가운데 제3지대로 향하는 이탈자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광주·전남에서 민주당을 탈당해 이낙연 개혁미래당을 선택하는 현역 의원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재 지역 민심은 대선 실패 이후 최소한 민주당이라도 지켜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해, 현역 의원의 탈당은 곧 정치 생명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의 최고, 최대 목표는 누가 뭐래도 ‘금배지’이다.
공천 결과가 설혹 불공정하고 억울하더라도 ‘단일대오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지역 유권자들의 바람을 저버리고 이낙연 신당을 택하기는 어렵다. 영향력 있는 현역이나 중진들의 경우 컷오프가 되더라도 민심을 거스르기 보다는 4년 뒤를 기약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이다.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서는 탈당후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후보들이 다소 있을 수 있지만 신당을 택하는 경우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전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하며 소속당을 비판하면서도 탈당하지 않고 ‘당을 지키겠다’고 밝힌 대목과도 일맥상통한다.
대안 정당 이미지 선점에 쟁탈전
제3지대가 기호 3번을 받기 위해서는 이준석 개혁신당과 이낙연 개혁미래당이 통합, 양측의 현역의원 4명에 추가로 현역 3명을 영입해야 한다. 그러나 양측은 정치적 신념이나 가치관의 공통점이 전혀 없어 화합적 결합을 이루는 것 자체가 국민들이 보기에는 부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 지금껏 싸우던 사람들이 오직 ‘금배지’라는 공동 목표 아래 모인 것에 지나지 않다면 아무리 거대 양당에 실망한 유권자일지라도 지지를 보내지는 않을 것이다. 이준석 전 대표가 합당에 소극적인 이유이다.
또다른 변수도 있다. 만일 선거제가 준연동형으로 유지되면, 여야가 위성정당을 만들어 기호 3, 4번를 차지할 수도 있다. 이낙연 개혁미래당과 이준석 개혁신당이 넘버 3가 되느냐, 3류 당으로 전락하느냐 갈림길에 서 있다. 이번 총선은 이래저래 볼거리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