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사이팅 도시 - 최권일 정치총괄본부장
2023년 12월 19일(화) 22:00
광주는 민주화의 도시다.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시작으로, 1980~90년대 대한민국의 민주화 역사를 이끌어온 도시였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 수 많은 시민들의 희생과 가족들의 아픔이 뒤따랐다. 그래서인지 도시가 왠지 암울했고, 경제적으로도 다른 광역시에 비해 상당히 뒤쳐졌다. 그럼에도 광주는 국제사회에서 민주화운동이 진행되고 있거나, 의료환경 등이 열악한 국가와 도시에 나눔과 연대의 손길을 내밀면서 민주·인권·평화의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민주·인권·평화의 도시라는 광주 이미지는 외지인들에게 무거운 인상을 줘 ‘노잼 도시’로 불리기도 했다. 그런 광주가 이제 재미와 활력이 넘쳐나는 ‘익사이팅 도시’로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민선 8기 광주시의 역점 사업 중 하나이기도 하다. 광주는 민주화의 도시이기 이전에 예향·문화의 도시로 손꼽혔다. 이 때문인지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이 도심 한 복판에 자리잡고 있고, 비엔날레와 충장축제, 김치축제, 미디어아트 페스티벌, K-POP&K-컬처축제 등 각종 문화예술 축제가 열리고 있다. 하지만 외지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킬러 콘텐츠’가 없다는 점이 수 없이 지적되어 왔다.

광주시가 대대적인 ‘축제 리모델링’에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기존 유사 축제를 통폐합하고 축제·행사·박람회 연간 일정을 캘린더화하는 방식으로 집중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한 관광 콘텐츠 강화와 새로운 관광지 발굴, 관광 인프라 확충 등도 역점 사업으로 꼽고 있다.

최근 추진중인 어등산 관광단지, 영산강 100리 길 Y 프로젝트, 남부권 광역 관광개발 사업, 복합쇼핑몰 유치 등은 광주 관광의 기틀을 새롭게 전환할 전례없는 호재다. 여기에 ‘익사이팅 광주’를 실현하기 위한 전초기지인 광주관광공사가 본격 출범했다. 이처럼 대규모 관광 인프라가 구축되고, 축제 콘텐츠들이 다양해진다면 많은 관광객들이 광주를 찾게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거창한 구호와 계획보다는 이를 실현시켜 나갈 광주에 적합한 양질의 콘텐츠와 인프라 구축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광주가 진정한 ‘익사이팅 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최권일 정치총괄본부장 ck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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