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스마트폰 통해 다양한 경험 하시길”
2023년 12월 18일(월) 19:45
어르신 대상 휴대폰·컴퓨터 강의하는 70대 김병한씨
참가자들 카톡·유튜브 관심…컴퓨터 전자책 만들기 도전
“바뀐 세상 관심 갖고 공부해야…영상 미디어 집중할 것”
이제 휴대폰은 단순한 소통 수단을 넘어섰다. 휴대폰을 전화와 문자메시지 보내는 용도로 사용하던 노인들에게는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요즘엔 스마트폰을 활용하지 못하면 택시 잡기도 힘들다. 스마트폰 활용법을 배워보려는 노인들이 늘어나는 이유다.

“연세가 높으실수록 배움에 대한 욕심이 더 크신 것같아요. 받아들이는 것은 좀 늦어도 하나라도 더 배우시려고 늘 열심이시죠.”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운영하는 디지털배움터에서 휴대폰과 컴퓨터 관련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김병한(71)씨는 “수강생은 5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데 나이 드신 분들이 배우는 속도는 느려도 호기심도 많고 무엇이든지 열심히 하신다”고 말했다.

수강생들이 초기에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카카오톡 사용법이다.

“아무래도 카카오톡이 활용도가 높다보니 카카오톡을 좀 더 다양하게 이용해 보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으세요. 교육을 받으며 궁금증을 해결하시고 나면 자연스레 새로운 아이템에 관심을 기울이십니다. 사용범위가 확장되면서 블로그와 유튜브에도 눈길을 주시죠. 직접 블로그와 유튜브를 운영하고 그림을 그려보는 등 스마트폰을 통해 다양한 경험들을 하시며 즐거워하세요.”

김 씨는 무엇보다 ‘반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나이 드신 분들은 과정이 조금만 어려워지면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 순간을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어려웠던 과정도 기본에 충실하며 계속 반복해 꾸준히 해보다보면 ‘내 것’이 됩니다.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연습하고 반복하는 일입니다. 저는 휴대폰 강의를 할 때 ‘불가근불가원(不可近 不可遠)’이란 말을 자주 합니다. 휴대폰을 너무 가까이 하는 것도 문제지만 전화나 문자를 보내는 단순한 수단으로만 사용하는 것도 아쉽기 때문이죠. 적절하게 사용하면 참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사용법만 배우는 사람들도 있지만 수업에 참여하며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으로 공부를 확장해 가는 사람들도 많다.

현재 매주 수요일 하나은행 공용공간에서 컴퓨터 교육을 받는 50~70대 참가자들은 전자책 만들기에 도전하고 있다.

이미 개인출판사를 등록했고, 책 출판까지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전에는 작곡 프로그램을 배워 직접 곡을 만들어보기도 했다.

“궁금증을 해결해 주는 등 잘 가르치는 게 교육의 역할이지만 더불어 새로운 아이템을 소개하고, 경험을 확장해주는 것도 교육의 순기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 패러다임이 바뀌면 그 바뀐 사회에 조금은 적응을 할 수 있어야합니다. 인공지능 등 새롭게 등장하는 도구들에 관심을 기울이는 거죠. 단순히 기능을 배우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원리를 파악해 응용력을 키우는 게 중요합니다.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김 씨는 사람에게는 ‘공부총량제’가 있다고 말한다. 고등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쳤던 그는 명퇴 후 다양한 공부를 이어갔다. 방송통신대 정보통계학과를 다녔고 마을사업을 진행하면서 필요할 것 같아 경영학과에도 적을 뒀다. 또 컴퓨터 과목을 수강하고, 영문과를 거쳐 지금은 국문과에 재학중이다. 2032년까지 공부 계획을 세워둔 그는 앞으로 영상 미디어 관련 공부를 본격적으로 해 볼 생각이다.

/글·사진=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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