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 석두마을 홍순상 “생업 놓지 말고 2~3년간 귀어 준비하세요”
2023년 12월 17일(일) 19:30 가가
전남귀어귀촌지원센터 선정 전남 우수귀어인 <1>
‘안전한 먹거리 나누자’ 20년간 중국 생활 접고 지난해 귀어
맨손어업 배우고 휴양시설 관리·방앗간서 일하며 적응 노력
‘안전한 먹거리 나누자’ 20년간 중국 생활 접고 지난해 귀어
맨손어업 배우고 휴양시설 관리·방앗간서 일하며 적응 노력
“저에게 귀어는 10년이 지난 뒤, 주변 이웃들과 함께 좋은 순간을 공유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가고 있는 소중한 여정입니다.”
최근 광주 동구 ACC호텔 연회장에서 진행된 전남귀어귀촌지원센터의 전남도 우수귀어인에 선정된 함평 석두마을의 홍순상(57)씨는 귀어를 하게 된 궁극적인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홍씨는 지난해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2 귀어귀촌 박람회’에서 예비 귀어인으로 선발돼 그해 7월 돌머리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함평 석두마을로 귀어해 2년 가까이 생활하고 있다.
광주에서 태어나 7살 무렵 부모님을 따라 서울로 이주한 홍씨는 학업을 마치고 가정을 이룬 뒤 줄곧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해왔다. 그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은 35살이던 2001년. 당시 중국 유학이 성행했고, 가족과 함께 중국 천진으로 떠난 홍씨는 현지 학교에서 유학생을 관리하고 한국어 수업 등을 담당하며 20년간 중국에 머물렀다.
하지만 인구 2000만의 대도시인 천진에서 살다 보니 자연이 그리웠다. 타지에서의 오랜 생활로 잊혀진 고향을 자녀들에게 만들어주고도 싶었다. 또 먹거리 등이 안전하지 못한 현지 상황을 겪다 보니 언젠가는 자신의 손으로 길러낸 안전한 먹거리를 주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아내와도 종종 한국에서의 생활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등 자연스레 귀농에 대한 고민을 함께했다.그러던 중 코로나 19 펜데믹이 장기화되며 중국 상황이 어려워지자 귀농을 결심, 2021년 한국에 돌아왔다. 귀국 후 그는 귀어귀촌 종합센터에서 교육을 받으며 차근차근 귀농 준비를 했다. 여러 기관에서 교육을 받던 중 농촌과 어촌이 결합한 마을로 정착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분주히 움직였다.
“중국에서 20년을 살았듯이 귀국 후 20년, 아니 그보다 더 긴 세월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어요. 100세 시대라는데 소일거리로 마냥 시간을 보내는 게 아깝잖아요. 그래서 도전 아닌 도전을 하게 됐습니다.”
홍씨는 현재 석두마을 어촌계원들의 도움으로 갯벌에서 할 수 있는 맨손 어업을 배우고 있다. 아직은 더디지만 재미 붙여 하다 보니 제법 손에 익어가고 있다. 바닷일 외에도 돌머리해수욕장 주변에 설치된 원두막 등의 휴양 시설을 관리하고 마을에서 운영 중인 방앗간에서도 일하며 마을 생활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귀어 체험 프로그램으로 오신 분들이 가끔 ‘지금 하는 일 그만두고 이곳에 오면 먹고 살 수 있냐’는 질문을 해오시는데 전 그 일을 가지고 귀어하셔야 한다고 말해요. 지금 하는 일을 여기서도 같이 하면서 2~3년간은 차분히 귀어 준비를 하는 게 오히려 좋은 방법입니다.”
홍씨는 성급하게 귀어를 택했다가는 실패할 수 있으니 시간을 길게 잡고 체계적인 준비를 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글·사진=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최근 광주 동구 ACC호텔 연회장에서 진행된 전남귀어귀촌지원센터의 전남도 우수귀어인에 선정된 함평 석두마을의 홍순상(57)씨는 귀어를 하게 된 궁극적인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광주에서 태어나 7살 무렵 부모님을 따라 서울로 이주한 홍씨는 학업을 마치고 가정을 이룬 뒤 줄곧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해왔다. 그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은 35살이던 2001년. 당시 중국 유학이 성행했고, 가족과 함께 중국 천진으로 떠난 홍씨는 현지 학교에서 유학생을 관리하고 한국어 수업 등을 담당하며 20년간 중국에 머물렀다.
“중국에서 20년을 살았듯이 귀국 후 20년, 아니 그보다 더 긴 세월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어요. 100세 시대라는데 소일거리로 마냥 시간을 보내는 게 아깝잖아요. 그래서 도전 아닌 도전을 하게 됐습니다.”
홍씨는 현재 석두마을 어촌계원들의 도움으로 갯벌에서 할 수 있는 맨손 어업을 배우고 있다. 아직은 더디지만 재미 붙여 하다 보니 제법 손에 익어가고 있다. 바닷일 외에도 돌머리해수욕장 주변에 설치된 원두막 등의 휴양 시설을 관리하고 마을에서 운영 중인 방앗간에서도 일하며 마을 생활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귀어 체험 프로그램으로 오신 분들이 가끔 ‘지금 하는 일 그만두고 이곳에 오면 먹고 살 수 있냐’는 질문을 해오시는데 전 그 일을 가지고 귀어하셔야 한다고 말해요. 지금 하는 일을 여기서도 같이 하면서 2~3년간은 차분히 귀어 준비를 하는 게 오히려 좋은 방법입니다.”
홍씨는 성급하게 귀어를 택했다가는 실패할 수 있으니 시간을 길게 잡고 체계적인 준비를 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글·사진=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