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럴 - 김미은 여론매체부장
2023년 12월 14일(목) 00:00 가가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4년 12월 24일 벨기에의 전장. 영국·프랑스 연합군과 대치중이던 독일군 병사 한 명이 조용히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그들은 적군이지만 함께 노래하며 음식을 나누고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다음날까지 잠시 전쟁을 멈춘다. 당시 영국군과 독일군이 함께 찍은 사진은 지금도 전해지고 있다.
‘크리스마스 정전(停戰)’으로 불리는 이날의 감동적인 일화는 훗날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전쟁터의 젊은이들이 함께 부른 노래는 캐럴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었다.
캐럴하면 떠오르는 가수는 아마도 휘트니 휴스턴, 셀린 디온과 함께 ‘세계 3대 디바’로 불리는 머라이어 캐리일 듯하다. 그녀는 ‘캐럴 연금’으로 불리는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로 저작권료만 2017년까지 750억 원을 벌었다. 지금도 매년 약 21억 원의 저작권료를 받는다고 한다. 2019년에는 발매 25년 만에 처음으로 빌보드 ‘핫 100’ 차트 정상에 올라 화제가 됐었다.
올 연말엔 머라이어 캐리를 밀어낸 또 다른 캐럴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5일 발표된 빌보드 ‘핫 100’에서 새롭게 1위를 차지한 ‘로킹 어라운드 더 크리스마스 트리’(Rockin’ Around the Christmas Tree)다. 미국의 팝 가수 브렌다 리가 1958년 발매한 이 곡은 무려 65년 만에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영화 ‘나 홀로 집에’ OST로 삽입돼 우리에게 친숙한 곡으로, 브렌다 리는 처음으로 이 곡의 뮤직비디오도 선보였다. 올해 78세인 브렌다 리는 루이 암스트롱이 1964년 63세에 세웠던 기록을 깨고, 역대 최고령에 ‘핫 100’ 1위를 차지한 가수가 됐다.
캐럴은 언제 들어도 좋지만, 역시 연말에 들어야 제 맛이다. 발레 ‘지젤’을 작곡한 아돌프 아당의 작품 ‘오 거룩한 밤(Oh Holy Night)’을 들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그룹 펜타토닉스의 ‘북치는 소년’은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아름다운 캐럴을 들으며 한 해를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겠다.
/mekim@kwangju.co.kr
캐럴하면 떠오르는 가수는 아마도 휘트니 휴스턴, 셀린 디온과 함께 ‘세계 3대 디바’로 불리는 머라이어 캐리일 듯하다. 그녀는 ‘캐럴 연금’으로 불리는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로 저작권료만 2017년까지 750억 원을 벌었다. 지금도 매년 약 21억 원의 저작권료를 받는다고 한다. 2019년에는 발매 25년 만에 처음으로 빌보드 ‘핫 100’ 차트 정상에 올라 화제가 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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