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공항 분리 이전 제안, 갈등만 키운다
2023년 11월 17일(금) 00:00 가가
광주 공항을 전남으로 이전하는 문제를 놓고 광주시가 군공항과 민간공항을 분리해 이전하겠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밝혔다. 군공항과 민간공항을 동시에 무안으로 이전하길 희망하는 전남도의 입장과는 배치되는 것으로 갈등만 키워 공항 이전 문제를 더 꼬이게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광주시는 그제 공식 브리핑을 통해 “전남도가 최근 광주 군공항 이전지로 함평군 언급 중단을 요구한 것은 유감이다”며 “무안군과 함평군 모두로부터 유치의향서가 제출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민이 동의한다면 군공항은 함평으로 민간공항은 무안으로 같은 시기 이전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전남 내 지자체가 유치의향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전남도의 적극적인 지원과 지지를 부탁한다며 전남도에 즉각적인 시도지사 면담을 요청하고 시도지사를 포함해 무안군수와 함평군수가 만나는 4자 회동을 제안했다.
광주시가 공항 분리 이전을 공식적으로 주장한 것은 처음으로, 광주·전남의 최대 현안인 공항 이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지금까지 전남도는 군공항 이전 후보지로 무안군을 지정하고 설득에 공을 들여 왔다. 무안공항 활성화 차원에서도 민간공항을 가져오려면 군공항을 받아야 한다는 논리다. 그런데 광주시는 민선 8기 들어 군공항 후보지로 함평군을 거론하더니 급기야 군공항과 민간공항 분리 이전이라는 카드로 공항 이전 갈등을 키우고 있다.
전남지사와 만남을 통해 공항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도 없이 부시장이 브리핑 형식으로 분리 이전 입장과 함께 4자 회담을 제안한 것도 저의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 광주시는 광주·전남 상생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공항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와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분리 이전이라는 꼼수로 시간을 끌려는 의도가 있다면 시도민의 거센 비판에 직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