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5색’ 도슨트, 수묵의 향연 다채롭게 물들이다
2023년 10월 22일(일) 20:20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폐막 일주일 앞…전시장 찾는 관람객 북적
명지윤·정금희·박채연·박소연·배해윤 씨 관람객들과 소통 ‘인기’

수묵비엔날레 폐막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월 1일 목포 문예회관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닻을 올린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폐막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수묵비엔날레가 종반으로 향하면서 뒤늦게나마 수묵의 향연을 느끼기 위해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이 늘고 있다.

이번 수묵비엔날레가 유명작가들의 대작 전시는 물론 수묵의 재해석을 통한 한국현대미술의 재구성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가운데, 최전선에서 작품 해설을 맡고 있는 도슨트의 해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동안 관람객과 소통을 해온 명지윤, 정금희, 박채연, 박소연, 배해윤 씨 등 5명의 도슨트를 소개한다.

명지윤
먼저 명지윤 씨는 해외작가들의 레지던시 작품을 전시중인 비엔날레 1관 목포문화예술회관 도슨트를 맡았다. 서울에서 내려와 활동을 하는 그는 도슨트를 하면서 예상치 못한 돌발적인 경험을 많이 했다. 미리 스크립트를 짜서 관람객을 맞는 편인데 갑자기 단체 인원이 들어올 때는 팀을 나눠서 해설을 할 때도 있었다는 것.

그는 “미리 짜놓은 순서와 다르게 해설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그럼에도 어렵지 않게 현장에서 대체를 할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관객들과의 유기적인 소통이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금희
목포의 비엔날레 2관 노적봉예술공원미술관은 유명 중견작가와 젊은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수묵의 재료성과 현대성을 한 자리에서 보여주고 있는 이곳 전시장에서 도슨트로 활약하는 정금희 씨는 역사교사 출신이다. 교사출신답게 자상한 음성으로 조선시대의 ‘전신사조’나 감정이입 등의 미술용어를 소곤거리듯 설명한다.

정 씨는 “미술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미술사학 공부를 해서 평소 미술에 관심이 많아 도슨트를 꼭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다”며 “이번 비엔날레는 관람하는 연령층이 다양하고 대중화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아마도 그것은 전통 화법에 시대성을 아우르는 기획 콘셉트 때문인 것 같다”고 언급했다.

박채연, 박소연
진도의 남도전통미술관에서는 최근 왕성한 창작을 보여주는 대표적 한국 화가들의 신작들이 소개되고 있다. 진도라는 거리의 동선 상 도슨트 모집을 해도 연고가 없이는 두 달여 기간 전시해설을 하기가 쉽지 않다. 도슨트를 자원해 의미있는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박채연 씨와 박소연 씨 자매가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서울의 모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는 언니 박채연 씨는 “편하게 할 수 있는데다 새로운 경험이어서 뜻깊다”며 “관람객들이 설명을 듣고 ‘무슨 의미인지 알겠다’고 했을 때 보람을 느꼈다”고 밝혔다.

조선대 시각큐레이터학과에 재학중인 박소연 씨는 처음 도슨트를 하면서 관람객들이 작품을 볼 때 어떻게 설명을 할까 많이 연구를 했다고 한다. 그는 “직접 현장에서 경험해보니 수업 시간에 이론으로 들었던 내용이 어떻게 실제적으로 구현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며 “몸소 체험하고 느끼다보니 산공부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배해윤
이번 수묵비엔날레는 목포와 진도 외에 전남 시군에서 다채롭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해남 대흥사는 호국불교의 근간이 되는 상징적인 사찰이다. 대흥사에서 도슨트를 하고 있는 배해윤 씨는 해남의 공간성과 작가와의 서사를 감칠맛 있게 들려준다.

배 씨는 “무엇보다 지역민들과 대흥사를 찾는 외지인들이 수묵화를 매개로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기뻤다”며 “저 또한 관객들과 소통하고 작품 안에 다양한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가는 것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수묵비엔날레는 오래된 미래와 새로운 과거가 공존하고 교차하는 장이다. 또한 고향을 사랑하며 지역과 함께 하는 이들이 있어 매력과 의미를 더한다.

한편 제3회 수묵비엔날레는 오는 31일 두 달의 장정을 마치고 막을 내린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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