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로 만나는 ‘말라가는 것들의 노래’에 대하여
2023년 10월 07일(토) 11:10
소암미술관 29일까지 청년작가 4인 초대전
김건 안진석 이기효 이소의 작가 20점 출품

이소의 작 ‘새어남’

우리 주위에는 사라지고 잊혀져가는 것들이 많다. 작품활동을 하는 예술가들에게 잊혀져가는 것들은 중요한 소재가 된다. 애정어린 시선을 견지하다 보면 자신들만의 독특한 창작세계를 열어가는 모티브가 되기 때문이다.

‘말라가는 것들의 노래’라는 주제로 이색적인 전시가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소암미술관(광주시 남구 중앙로 83-1)은 오는 29일까지 지역 청년작가 4인을 초대해 잊혀지거나 잊혀지는 현실의 이면을 담아낸 작품을 선보인다.

양호열 소암미술관 학예사는 “누군가에게 사라지고 잊혀져가는 것들은 쓸모없는 것들로 치부될 수 있지만, 어떤 이에게는 지나온 시간에 대한 향수와 소중한 기억의 단초가 된다”며 “4명의 청년 작가들의 독창적인 시선이 담긴 이번 작품은 오늘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함께했던 시간은 물론 대상과의 추억들을 환기하는 매체로 다가온다”고 의미를 말했다.

참여 작가는 김건, 안진석, 이기효, 이소의 등 4명이며 모두 20점의 작품을 출품했다. 이들 작가들은 모두 전남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단체전에 참여하며 활발하게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다.

먼저 김건 작가의 작품은 별빛이 가득한 우주 공간을 표류하는 우주인을 화폭에 담았다. 작가는 다소 이색적인 소재를 매개로 삶에 대한 방황과 낯선 감각을 불러일으킨다. 관람객들은 달나라로 상징되는 아폴로 우주인의 모습 등을 상상할 수 있다.

안진석 작가는 도시 재생 등으로 늘어나고 있는 폐허의 건물을 서정적으로 표현했다. 흰색과 검정색의 절제된 표현은 역설적으로 아련한 생각과 의미를 환기한다.

이기효 작 ‘씻다Ⅲ’
우울의 무게감을 은유의 방식으로 그린 작품들도 있다. 이기효 작가는 물에 젖고 겹쳐진 옷의 세밀한 묘사를 통해 옷이 지닌 추억 속의 아련함을 멜랑콜리한 분위기로 형상화했다. 회화적 서정성을 담아낸 이소의 작가의 작품은 시들어가는 풀의 모습을 거친 붓질과 간결한 표현을 통해 초점화했다. 마른 풀의 이미지와 의미는 우리의 삶과 병치시켜 생각해볼 수 있는 여지를 준다는 점에서 성찰을 요구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시 관람 가능.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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