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바퀴 - 양수덕 지음
2023년 09월 01일(금) 15:00 가가
“한 사람이 가고 남은 한 사람 저녁의 흰 가지에 걸려 있다. 피보다 진한 영혼으로 맺은 관계라고 말할 수 있어서 달빛 충만하다. 둘의 영혼이 자전거의 바퀴라면…… 벗은 영혼에게 옷을 입혀주려니 시가 부스럭거렸다.”
‘시인의 말’에서 울림과 애달픔이 느껴진다. “피보다 진한 영혼으로 맺은 관계”는 부모와 자식, 또는 부부의 관계를 상정하고 있을 것이다.
지난 200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양수덕 시인이 일곱 번째 시집 ‘자전거 바퀴’를 펴냈다. 지금까지 시집 ‘신발 신은 물고기’, ‘가벼운 집’, ‘유리 동물원’, ‘엄마’ 등의 시집과 산문집 ‘나는 빈둥거리고 싶다’ 등을 발간했다.
이번 시집에 수록된 60여 편의 시들은 기억을 모티브로 한 작품들이 다수다. 특히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어머니를 상실한 아픔과 연계된다. 신상조 문학평론가에 따르면 이번 시집은 지난 2020년 출간한 시집 ‘엄마’를 다시 읽는 느낌을 환기한다.
“엄마의 한복을 매만지고 들여다보다가 어떡하든 살려보려 머리를 짜냈다// 풀려 있는 옷고름을 헤치고 그 안에 내 어깨와 다리를 집어넣었다/ 집어보려 해도 새는 물처럼 빠져나가는 엄마의 육신// 갠 날과 흐리고 비 오는 날의/ 기록들/ 육신 벗어도 마르지 않는 엄마가 소용돌이쳤다…”
위 시 ‘유품2- 한복’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상실의 먹먹함을 전해준다. 어떻게 해서든 ‘한복을 살려보려’ 애쓰는 화자의 모습은 육신은 떠나보냈어도 떠나보낼 수 없는 엄마의 영혼을 붙잡고 있는 듯하다.
신상조 평론가는 “이번 시집은 시인의 기억과 어머니의 삶과의 상호작용을 개인적이고 고유한 역사로서 진열하는 시공간으로서의 상징체에 가깝다”고 평한다.
<상상인·1만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시인의 말’에서 울림과 애달픔이 느껴진다. “피보다 진한 영혼으로 맺은 관계”는 부모와 자식, 또는 부부의 관계를 상정하고 있을 것이다.
이번 시집에 수록된 60여 편의 시들은 기억을 모티브로 한 작품들이 다수다. 특히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어머니를 상실한 아픔과 연계된다. 신상조 문학평론가에 따르면 이번 시집은 지난 2020년 출간한 시집 ‘엄마’를 다시 읽는 느낌을 환기한다.
신상조 평론가는 “이번 시집은 시인의 기억과 어머니의 삶과의 상호작용을 개인적이고 고유한 역사로서 진열하는 시공간으로서의 상징체에 가깝다”고 평한다.
<상상인·1만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