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임근재 개인전 ‘나의 노래’
2023년 08월 23일(수) 20:05
9월3일까지 양림미술관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노래가 있을 것이다. 특정 분야에서 남다른 성취를 이룬 사람이든, 저잣거리의 장삼이사든 저마다 내면에는 자신만의 노래가 있다. 노래는 단순히 부르는 어떤 멜로디라기보다 나아가야 할 길의 방향이나 지향점일 수도 있다.

예술가에게 자신의 노래는 곧 정체성이자 존재의 근거이다. 화가 임근재에게 ‘노래’는 무엇일까.

서양화가 임근재가 양림미술관에서 ‘나의 노래’를 주제로 9월 3일까지 전시를 연다.

작가는 대부분의 작품에 ‘나의 노래’라는 제목을 붙였다. 상정하는 노래의 의미가 무엇인지 대략 작품을 보면 작가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임 작가는 오랫동안 고향 장성에서 묵묵히 고전적인 ‘화가의 길’을 걸었다. 그에게 노래는 어쩌면 ‘재주’나 ‘기술’과 같은 외적인 것이 아니라 ‘본질적인 것’, ‘추구해야 할 가치’ 등이었을 것이다.

그에게 노래는 석양 노을이 물드는 시간 느껴지는 감성의 순간이 아닐까 싶다. 한낮의 밝음이 스러져가고 저녁의 희미한 어둠이 몰려오는 순간, 환희와 쓸쓸함이 절묘하게 교차하는 그 시간이 노래의 순간일지 모른다.

이번에 출품된 작품은 뒷산 언덕에 의연하게 서서 들판을 바라보는 굽은 소나무, 청초하면서도 여린 나팔꽃 등을 초점화한 자연이 주 소재다. 또한 나팔꽃 숲에서 바이올린을 켜는 어느 여성의 모습, 투명한 물컵에 담긴 보라색 꽃을 그린 작품도 있다.

그러나 절정을 지나 이제 조금씩 시들어가는 장미를 화폭에 투영한 작품은 오랜 여운을 준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잎은 조금씩 변해가고 꽃도 차츰 시들어가지만 꽃의 본질을 잃지 않는다. 그 꽃은 작가 자신이자 작가가 상정하는 ‘노래’일 수도 있겠다.

박은지 미술평론가는 “작가 임근재는 지난 30여 년의 화업을 잇는 인고의 세월을 견디며 스스로 식물들의 영혼을 수집하는 독보적인 파수꾼이 되었고, 꽃들의 말을 이해하는 유일한 번역자로서 세상 사람들에게 이들의 존재를 알려온 장본인이다”며 “면면히 흐르는 대자연의 범주 안에서 숲과 새와 꽃과 소통하고 고뇌하고 확장하고 탐색해 가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했다.

한편 임 작가는 조선대 미술대 회화과와 동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수상작가 초대전, 광주시전 초대출품, 여수국제아트페스티벌 등 다수의 전시와 대한민국미술대전 우수 & 특선, 광주시미술대전 대상& 특선 등을 수상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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