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 받는 ‘충장로 르네상스 사업’ 재설계를
2023년 08월 16일(수) 00:00
광주시 동구가 ‘충장로 상권 르네상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오는 2026년까지 5년 동안 총사업비 100억 원을 투입해 침체된 충장로 상권을 활성화시키자는 취지다. 하지만 기존 사업과 중복 투자를 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사업을 벌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상인들 또한 추진 중인 사업에 공감을 하지 못하는데다 상인간 갈등 양상마저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다.

동구는 최근 ‘특화거리 콘텐츠개발·조성’ 사업 중간보고회를 열고 충장로 2가 K-POP 스타의 거리와 충장로 4가 혼수의 거리, 영화의 거리, 도깨비 골목 등을 특화거리로 조성하는 계획을 밝혔다. 이 가운데 K-POP 스타의 거리의 경우 앞서 광주시가 예산 37억 원을 투입해 조성을 완료한 상태로, 중복 투자를 하는 셈이다.

나머지 혼수의 거리 등도 특화된 콘텐츠가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가상공간(메타버스)에 충장로를 구현해 비대면 쇼핑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 상권 플랫폼’ 조성 사업 역시 상인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충장로 상권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행정기관과 상인들의 합심이 중요하다. 행정기관은 상인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상인들의 의견을 수렴해 충장로를 살리기 위한 묘책을 추진해야 한다. 상인들과 괴리된 정책을 밀고 나가면 실패하기 쉽기 때문이다. 상인들의 외면을 받는 광주시 동구의 ‘충장로 르네상스 사업’은 재설계가 필요하다.

충장로는 광주시민들의 통행이 가장 많은 거리이다. 행정기관의 노력만으로 상가 활성화가 이뤄질 수 없다. 상인들도 동구의 사업 추진과 함께 좋은 상품 구비와 친절한 응대, 철저한 애프터서비스(AS) 등 시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끌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활기를 띤 충장로의 변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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