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출신 해외 독립운동가 적극 발굴해야
2023년 08월 01일(화) 00:00
광주·전남 출신 해외 독립운동가 수백 명이 서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재기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어제 서구문화원의 ‘2023 문화아카데미’ 강연에서 광주·전남 출신 수만 명이 항일운동에 적극 참여했음에도 120여 명만 서훈을 추서받는데 그쳤다고 밝혔다. 항일운동에 참여한 일본 지역 30여 명, 미주 300여 명, 멕시코·쿠바 지역 30여 명 등은 서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김 교수가 지난해부터 1년에 걸쳐 보훈부와 일본·미국·멕시코 현지 자료를 확보해 조사한 결과다.

해외 독립운동가들은 국가나 지자체 차원의 발굴 사업이 이뤄지지 않아 잊혀지고 있다. 김 교수는 최근 해남 출신으로 멕시코에서 17차례 이상 독립운동 자금을 후원한 허재호 선생의 기록과 그 손자 루이스 올센 씨를 찾았다. 한데 허 선생은 아직 서훈을 받지 못했다. 유족을 찾지 못해 서훈이 전달되지 못한 사례도 적잖다. 김 교수는 지난 6월 쿠바에서 활동한 해남 출신 독립운동가 주한옥 선생의 가족을 수소문해 보훈부에 계류 중이던 서훈을 전달하기도 했다. 정원 선생은 미국 대한인국민회 기관지인 ‘신한민보’ 주필 겸 편집인을 맡는 등 독립운동을 한 공로로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받았으나 유족을 찾을 길 없어 서훈이 8년 동안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광주·전남 출신 해외 독립운동가를 발굴하는 일은 지역사의 지평을 넓히는 일이다. 숨겨진 독립운동의 역사를 복원하고 후세에 알리는 것은 현 세대의 의무이기도 하다. 보훈부에서 특정 지역 출신 해외 독립운동가를 집중 발굴하지 않는 만큼 자치단체가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지자체가 선제적으로 우리 지역 출신 해외 독립운동가 자료 등을 확보해 보훈부와 협력한다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잊혀진 독립운동가를 발굴해 재조명하는 일에 지자체의 전향적인 자세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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