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위기 시립 요양병원 살릴 대책 없나
2023년 07월 28일(금) 00:00
광주 시립 요양병원이 진료 공백으로 결국 폐업 위기를 맞는 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제2 요양병원은 노조 파업으로 진료 차질이 장기화되자 환자들에게 퇴원을 권고했고, 위탁 운영 계약 만료일인 이달 말 이후에는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 시립 제2 요양병원장은 엊그제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전원 또는 퇴원을 예고하는 안내문을 발송했다. 병원 측은 “파업 장기화로 정상적인 진료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불가피하게 전체 입원 환자에 대해 27일까지 전원 및 퇴원 조치를 시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제1 요양병원 노조는 지난달 15일부터, 제2 요양병원 노조는 지난 7일부터 각각 파업에 들어갔다.

요양병원 측이 폐업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일부 간호 인력만으로는 더 이상 환자를 관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 환자 40여 명이 다른 병원으로 옮겼고, 현재 병원에는 130여 명의 환자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제1 요양병원 노조도 집단 단식에 들어가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광주시는 이달 말 종료되는 제2 요양병원의 위탁 운영자조차 구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공공 의료 기관이 파행을 겪고 있는 데도 광주시의 대응이 소극적이라는 점이다. 시민의 건강권을 담보로 병원과 노조가 수십 일째 갈등과 대치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광주시의 중재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양측이 팽팽히 맞서다 보니 정작 피해는 환자와 시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시립 요양병원은 시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대표적인 공공 의료 기관이다. 이들 기관이 경영 악화로 본연의 기능을 다하지 못할 상황이라면 개선 방안을 찾는 건 지자체의 몫이다. 시는 시립 요양병원의 정상화를 위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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