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낙과’ 농가 폭우 피해 복구 지원 신속하게
2023년 07월 25일(화) 00:00
집중 호우로 농작물 침수와 낙과 등 전남 지역 농가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전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그제 밤부터 어제 오전까지 내린 집중 호우로 전남 다섯 개 군 지역 농경지 1290㏊가 침수됐다. 벼 1272㏊, 콩 20㏊, 대파 7㏊ 등이 물에 잠긴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농민들은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장기화하자 망연자실하고 있다. 1주일 이상 벼가 침수돼 뿌리가 썩어 들어감에도 손을 쓸 수 없어 수확량 급감은 물론 쌀의 품질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광주일보 취재진이 만난 김승호(57·해남군 산이면) 씨는 “16만여㎡의 논과 9900㎡ 밭이 이번 장맛비로 모조리 물에 잠겼다”면서 “농작물 90% 가량은 포기해야 할 것 같다”고 한숨지었다.

복숭아 주산지인 화순 지역 과수 농가 피해도 극심했다. 복숭아나무 한 그루 당 200개에서 400개 가량 열매가 맺혀야 정상이지만 50개 이상 열매가 남아 있는 나무를 찾기 어려웠다. 배검(65·능주면 수동마을) 씨는 “45년 농사 지으면서 이렇게 큰 피해를 입은 건 처음이다. 복숭아 80% 가량이 떨어져 버렸다”고 말했다. 인근 마을 이갑진(65) 씨도 “3년 째 냉해와 장맛비로 제대로 된 농사를 짓지 못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데, 폭우까지 겹쳐 농사를 망쳤다”고 토로했다.

집중 호우 피해가 예견됐던 만큼 충분히 대비했더라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크다. 정부와 자치단체는 농민들의 땀이 밴 1년 농사가 헛수고가 되지 않도록 신속하게 복구에 나서야 한다. 피해 농가에 대한 면밀한 조사로 현실적인 재해 보상이 이뤄지도록 만전을 기하고 복구 인력 지원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잦아지는 ‘극한 재해’에 대비해 농가와 국민 피해를 줄이는 방안을 재정립하는 등 국가 재해 대응 체계를 총체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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