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만철 시인, 여섯번째 시집 ‘흙에서’ 펴내
2023년 07월 24일(월) 18:45
농부 시인 ‘농촌의 삶’
송만철<시인> 시인은 보성에서 농사를 짓고 살아간다. 그의 시에는 전라도 언어로 형상화한 농촌의 삶이 담겨 있다.

이봉환 시인은 “송만철 시인, 그가 그토록 돌아가고자 하는 세상은 어디일까. 그가 찾고 있는 세상은 시에서나 생에서나 하나일 것이다. 그것은 불교적 시원과 맞닿아 있다”고 평한다.

이번에 송만철 시인이 여섯 번째 펴낸 ‘흙에서’(문학들)는 신산스러운 농촌의 삶을 그리는 한편 흙의 본질, 생명의 존귀함 등을 노래한다. 그렇다고 시인은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에게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그는 ‘사람만이 희망이다’라고 목청을 높이지도 않는다. 그에게는 사람으로 사라져버린 길들, 뭇 생명들도 더없이 소중하다.

“햇살이 꿰어찬 산들바람이 인자 어디로 갈래 새들아// 숲이 베어지고 질퍼덕한 나무들/ 토막처진 봄여름가을겨울// 산 길이 뚫리며/ 길이 길들이 사라졌구나// 사람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사람만이 희망이다, 고!”

위 시 ‘길이’에서는 오늘 우리의 농촌의 현실을 핍진하게 ‘고발’하고 있다. 문명과 자본주의화로 인해 점차 말살해가는 환경과 자연의 모습을 바라보는 화자의 시선은 아프면서도 반성적이다.

다음의 시 ‘이순’도 자연과 우주 앞에 겸허해야 한다는 사실을 나지막이 속삭이고 있다. “눈이 있어 눈만 떠 온 날들이 얼마나 귀가 막히냐/ 인자, 눈 감고 귀동냥으로 연명하리// 이 들판 저 냇가 햇살도 귀로 만져 보리라/ 하루내 비안개 깔린 산녘도 귀로 보아 두리라!”

한편 고흥 출신 송만철 시인은 ‘불교문예’로 등단했으며 시집 ‘참나리꽃 하나가’, ‘푸른 빗줄기의 시간’, ‘엄니’, ‘물결’ 등을 펴냈다. 송수권시문학상(남도시인상)을 수상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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