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행 중지·지연 빈발…물먹은 호남선·전라선
2023년 07월 21일(금) 00:00
극한 호우가 지속되면서 호남선·전라선 철도의 운행이 중단되거나 지연 운행되는 사례가 잇따라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지난 18일 오후 2시부터 호남선 광주 송정~목포 구간과 전라선 익산~여수 엑스포 구간 KTX 운행을 중지한다고 밝혔다. 경부선과 경전선 일부 노선도 KTX 운행이 중지됐다. 앞서 17일 오후 4시부터 무궁화호·새마을호 등 전국의 모든 일반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된 데 이어 KTX 운행마저 멈춘 것이다.

코레일은 이번 운행 중지 조치가 지속된 장맛비로 노반(선로 밑 지반)이 약해져 사고 위험이 커짐에 따라 피해 예방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운행 중지 선로가 광주·전남에 몰리면서 지역민들의 원성이 쏟아졌다. 하루 4만여 명에 이르는 호남선·전라선 이용객들의 갈 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운행 중지 노선들은 모두 고속철도가 아닌 일반 철도 구간이며, 호남선·전라선의 경우 일반 철도이면서도 고속열차 주행이 가능한 구간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노반이 콘크리트인 고속철도와 달리 일반 철도는 흙인 경우가 많아 산사태와 토사 유입 위험이 있다. 특히 광주 송정~목포 구간은 2020년 말 완공 예정이었던 호남선 고속철도 2단계 사업이 노선 확정 지연으로 늦어지면서 여태껏 일반 철도로 남아 운행 중단으로 이어졌다.

그나마 광주 송정역과 용산역·수서역을 오가는 KTX와 SRT 등 호남고속선 열차는 운행을 계속하고 있지만 서행으로 인해 수십 분씩 연착되고 있다. 코레일은 오늘부터 열차를 정상 운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번 주말 다시 장맛비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추가 운행 정지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열차 운행 조정은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지만 늑장 공사로 차별과 소외의 상징이었던 ‘눈물의 호남선’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정부는 2년 뒤로 예정된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이 더 이상 지체되는 일이 없도록 조기 완공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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