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댄스- 유제관 편집담당1국장
2023년 07월 21일(금) 00:00
지난 겨울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던 카타르 월드컵에서 팬들의 관심사 중 하나는 축구 신(神)들의 라스트 댄스(Last Dance)였다. 10년 넘게 발롱도르를 나눠 가진 메시(36)와 호날두(37) 그리고 모드리치(37)에게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이었기 때문이다. 메시는 마라도나 이후 무려 36년 만에 조국 아르헨티나에 우승컵을 안기며 축구 팬들의 큰 감동과 함께 GOAT(Greatest of All Time: 역사상 최고의 선수) 반열에 올랐다.

남자 월드컵만큼 주목받지는 못하지만,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지금 ‘2023 FIFA 여자 월드컵’이 열리고 있다. H조에 속한 한국의 1차 목표는 16강 진출. 25일 콜롬비아, 30일 모로코전에서 이겨야 8월 3일 강호 독일과의 승부를 편하게 지켜볼 수 있다.

여자 월드컵은 1991년 이후 여덟 번 열렸는데, 한국은 세 번 출전해 2015년 16강에 진출했고, 2019년 대회에서는 조별 리그에서 3전 전패를 했다. 현재 한국의 FIFA 랭킹은 17위. 콜롬비아(25위)나 모로코(72위)보단 앞서고 독일(2위)에는 한참 뒤진다.

한국 여자 축구 최고의 해는 2010년이라 할 수 있다. U-17(17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결승에 올라 일본을 승부차기 끝에 5 대 4로 이기고 역사상 최초로 FIFA 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그해 열린 U-20 월드컵에서도 3위를 차지해 ‘여자 축구 황금 세대’의 등장을 알렸다. ‘지메시’라는 찬사를 받은 지소연은 청와대 초청 오찬에서 발랄한 춤을 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번 대회는 황금 세대가 함께 호흡을 맞추는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이자 여자 축구를 이끌어 온 큰언니들의 라스트 댄스 무대다. 골키퍼 김정미(38) 윤영글(35), 공격수 박은선(36) 지소연(32), 미드필더 조소현(35) 그리고 수비수 김혜리(33) 임선주(33) 등이 어느덧 서른을 훌쩍 넘겼다. 그리고 이들 뒤에는 16세 막내 혼혈 선수 케이시 유진 페어와 원주은, 권다은 등 고등학생들도 있다. 16강을 넘어 8강, 4강까지 화려한 마침표를 향한 ‘국대 골때녀’들의 마지막 춤을 즐겨 보자.

/jk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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