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의 시대, 힐링 뮤직의 시대 - 장용석 문화기획자
2023년 07월 18일(화) 00:00
코로나19가 지구촌에 만연한 지 4년이 지난 현재 우리의 삶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중이다. 그중에서도 주목해야 할 것은 힐링 산업의 등장이다. 코로나19로 힘들고 어려운 삶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코로나19 이전보다 훨씬 폭넓게 사회 전 분야에 걸쳐 확산되리라는 생각이다.

힐링 산업 가운데 우리의 시선을 끄는 분야는 ‘음악’(Music)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음악은 힐링과 치유의 수단으로 활용돼 왔지만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는 더욱 중요한 기제로서 인식되고 있다.

최근 국내외적으로 K-콘텐츠의 활황이 돋보이고 있는 가운데 특히 K-뮤직(music)의 약진이 주목받고 있다. 국악(전통 음악)에 기반해 다른 장르, 다른 나라의 음악과의 크로스오버를 통해 새로운 음악,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내고 있는 뮤지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날치’ ‘악단광칠’ ‘잠비나이’ 등 많은 밴드들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 그야말로 K-뮤직(K-팝이 아닌)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필자는 공연 기획자의 입장에서, 수년 전부터 음악 시장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이런 상황이 올 것이라는 예견을 하고 있었고, 지역민과 관객들에게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추구하는 뮤지션들의 공연을 보여 주고자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몇 년 동안 진행하고 있는 광주문화재단 주관 ‘빛고을 뮤직페스티벌 - DJ와 함께 떠나는 한 여름의 세계 음악 여행’공연과 광주북구문화센터 주관 ‘콘서트 인 북구’ 기획 공연 시리즈도 새로운 음악을 찾아가는 즐거운 여정이라고 할 수 있다.

‘빛고을 뮤직페스티벌’은 라틴 음악 여행, 유럽 음악 여행, 아메리카 음악 여행을 거쳐 올해는 북아프리카 음악과 포르투갈의 파두(Fado), 아프로쿠반 뮤직(Afro-Cuban Muisc), 플라멩코와 민요와의 결합, 재즈와 일렉트로닉, 국악과 아프리카 음악 등 크로스오버의 정수를 보여 주는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올해 공연은 오는 8월 8일부터 12일까지 5일 동안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개최된다.

‘콘서트 인 북구’ 기획 공연은 ‘한국 음악, 여섯 개의 길로 떠나는 음악 여행’ ‘Pan & Voice’ 공연에 이어, 올해는 ‘제 3종(種) 음악과의 조우- Beyond(넘어서)’시리즈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 중이다. 이 기획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크로스오버 음악 그룹 세 팀의 공연을 선보이는 무대이다. 이드의 ‘본능을 넘어서’, 고래야 밴드의 ‘한계를 넘어서’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으며, 9월에는 동양고주파의 ‘고정 관념을 넘어서’ 공연이 준비돼 있다.

필자는 그동안 광주월드뮤직페스티벌(ACC월드뮤직페스티벌), 메이플라워 버스킹 페스티벌, 청소년 뮤직 페스티벌 같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 공연을 기획해왔다. 그 가운데 오래전부터 우리 음악에 대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발견하였고, 세계 시장에서, 그리고 음악 소비자나 관객들에게도 사랑받을 수 있는 요소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더불어 우리 음악 또한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콘텐츠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음악을 제대로 알리는 기회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엔돌핀의 4000배 효과가 있는 다이돌핀(Didorphin, 감동 호르몬) 호르몬은 인간의 체내에서만 생성되는데 오직 네 가지 경우에만 만들어진다. 첫 번째, 아름다운 풍경에 감동받은 경우, 두 번째, 새로운 진리를 깨달았을 경우, 세 번째, 진정한 사랑에 빠졌을 경우,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름다운 음악에 감동 받았을 경우다. 음악은 과학과 인간성의 영역이 교묘하게 융합되어진 산물이다. 인간의 귀에 도달하는 과정까지는 소리에 불과하지만, 그 소리가 귀를 거쳐 신경계를 타고 뇌를 통과해 심장에 다다를 때 전혀 새로운 반응이 창조된다. 그것은 바로 공감(Sympathy)이다. 우리는 비로소 그것을 ‘음악’이라 부른다.

그런데, 모든 소리가 음악이 되는 것도 아니고, 모든 음악이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음악을 듣는다고 해도 ‘다이돌핀’이 항상 생성되는 것도 아니다. ‘좋은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건강함과 행복함을 선물받는 것이다. 우리가 축제와 공연장과 음악클럽을 드나들거나 라디오나 티브이(TV)에 흘러나오는 음악을 찾아 음반을 사서 듣는 것은 우리 스스로가 이런 좋은 음악을 통해 자신을 치유하고 힐링하며 건강과 행복함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항상 그렇진 않지만 분명 좋은 음악은 사람을 살린다. 힐링의 시대에 힐링 음악이 사랑받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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