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염 예찬- 박안수 말뫼아카데미 원장·경제학박사
2023년 07월 12일(수) 23:00
흔히들 세상에서 귀한 금(金) 세 가지를 현금(Money), 소금(Salt), 지금(Present)이라고들 이야기한다.

‘소금’이라는 단어의 어원을 찾아보면 동양에서는 소금 염(鹽)인데, 이 소금 염(鹽)자를 풀이해 보면 신하(臣)가 소금 결정체인 소금 로(鹵)를 그릇(皿)에 담아 관리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소금은 국가 관리, 즉 소금 전매제를 의미한다. 서양의 경우 역시 소금(Salt)은 라틴어의 SAL(소금)에서 그 어원을 찾을 수 있다.

소금에서 유래된 단어는 많다. 지금의 급여인 샐러리(Salary)는 소금으로 지급되던 봉급을 말하며, 솔저(Soldier)는 소금으로 급여를 받던 병사를, 살루스(Salus)는 그리스 신화의 여신으로 소금이 건강에 꼭 필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예전 우리의 일상에서도 소금과 관련된 일화들이 많았다. 그 옛날 교통이 불편할 때 소금 장수가 지게에 소금을 가득 지고 이 마을 저 마을로 팔라 다닌 이야기, 어린아이가 잠자리에서 옷에 실례를 하게 되면 키를 쓰고 다른 집에서 귀한 소금을 얻어 오도록 한 이야기다 등이 떠오른다.

또한 새벽에 재수가 없다고 생각되는 고객이 방문할 때는 가게 주인은 소금을 뿌려서 액땜을 하곤 했다. 뿐만 아니라 시골의 전통적인 부엌(정제)의 부뚜막에는 소금, 장. 막걸리로 만든 식초가 항상 비치되었던 기억도 난다.

소금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식재료 중의 하나일 것이다. 더욱이 쌀과 김치가 주식인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는 더욱 더 그렇다. 모든 김치에는 젓갈이 필요로 하는데 젓갈을 염장하거나 생선에 간을 위해서는 반드시 소금이라는 매개체가 필요했던 것이다.

남도는 예로부터 모든 물산이 풍부한데, 특히 쌀과 소금 그리고 누에 생산이 많아 의식주에 꼭 필요한 삼백(白)의 고장임에 특별한 이의가 없을 것이다.

서·남해에 인접한 신안군과 영광군에서는 천하제일의 질 좋고 마그네슘, 칼슘 등 미네랄이 풍부한 천일염이 전국 생산량의 80~90%가 생산되었으며 소금 염(鹽)자가 들어간 지명도 많다.

최근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로 그야말로 온 세계가 시끄럽다. 특히나 지정학적으로 가장 가까이 인접한 우리는 이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하는 형국이며, 원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다소 부족한 국민들은 안전과 건강에 직·간접적인 피해를 지금으로서는 예단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런 와중에서 전국 생산량의 절대량을 차지하고 있는 천임염이 일반 가정은 물론, 대량 소비처에서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급기야 정부에서는 비축된 2022년산 천일염 400톤을 농협 하나로마트 등을 통해 방출하였지만 실소비자에게는 아직도 부족한 듯 보인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일부 소금값 상승으로 여름 배추 등 김장 채소의 소비가 많이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신안군의 생산 이력제 인증 스티커 발부와 함께 장마가 끝난 후 신안군 관내 여러 농협의 2023년산 햇소금이 시중에 방출되면 품귀 현상이 다소 진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지역에서 질 좋은 천일염이 다량 생산되는 것은 축복으로, 보다 슬기로운 식생활이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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