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지나칠 법한 일상 속 다양한 시선… ‘먼 곳을 보고 있는 것 같소!’
2023년 05월 08일(월) 19:20
화순 출신 왕광옥 시인
“그대 이름은 장미!. 날씨가 이렇게 추운데도 꼿꼿하게 서서 피어 있구나. 너의 일 년 나이 중 마지막 단계인 초겨울, 그래도 이쁘구나. 나도 인생 접을 나이인데 꼿꼿하게 우아하게 서 있고 싶은데 계단에서는 잡고 올라가고 자꾸 의자에 앉고 싶어지고 어쩌란 말이냐”

화순 출신 왕광옥 시인이 세 번째 시집 ‘먼 곳을 보고 있는 것 같소!’(생각나눔)를 펴냈다.

일상에서 또는 고전 등에서 소재를 삼은 이번 시집은 모두 4부로 구성돼 있다.

1부 ‘먼 곳을 보고 있는 것 같소!’, 2부 ‘철새는 철새였을 때가 아름다운 것이야’, 3부 ‘31층 아파트와 무당거미의 건축학’, 4부 ‘충신은 버려져도’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꽃이 너무 이쁘고 다 익은 석류의 모습에선 / 웃고 있는 선인의 모습이 보인다 / 그래서 가까이 두는 과일이 되었고 과학이 발달 되자 / 높은 가치의 과일이 되었다 / 석류 너! /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하면 안 돼 / 넌 / 시고 떫고 맛없는 과일이었어! / 너는 너를 잘 가꾸었기에/ 꽃을 열매를 울타리 안에 넣을 수 있었어!…”

위 시 ‘석류꽃’은 석류에 대한 화자의 단상을 구어체로 풀어낸 작품이다. 화자는 오늘의 석류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잊지 말고 겸손하라는 뜻을 전달한다. 사실 석류에게 조근조근 이야기를 건네지만 그것은 오늘의 많은 이들에게 또는 화자 자신에게 이르는 경구일 것 같다.

왕 시인은 “이번 시집은 재미있으며 특히 사마천의 철학이 담겨 있어 지루하지 않다”며 “시와 전설 등을 고루 융합해 직조했다는 특징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왕 시인은 ‘문장 21’로 등단했으며 시집 ‘아들의 지갑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영광이 있을지 몰라’ 등을 펴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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