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밥 먹자는 말이 아니었을지도 몰라’ - 양희경 지음
2023년 05월 05일(금) 10:00
40년째 무대와 촬영장을 오가는 배우 양희경을 이루는 것은 8할이 ‘집밥’이다. 연예인으로, 배우로 살아온 세월이 인생의 절반을 넘어섰지만 여전히 그녀는 내일 아침 메뉴를 고민하며 살아간다.

“부엌에서 땀 흘리며 만드는 밥 한 그릇을 먹기 위해 늘 그렇게 살아왔다”는 그녀가 스스로를 일으키는 집밥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그냥 밥 먹자는 말이 아니었을지도 몰라’를 펴냈다. 주저앉고 싶어도 그럴 틈조차 없이 달려왔던 배우 양희경이 자신의 칠십 인생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집안이 기울어지자 어린 언니 양희은(가수)은 밖에서 통기타 치며 돈을 벌어오는 아버지 역할을, 동생 양희경은 집안 살림을 도맡아 엄마의 역할을 시작해야 했다. 고1 때부터의 일이었다.

어려서부터 시작된 부엌 일은 아이를 낳고 배우 일을 하고 가사도우미를 두어도 끝나지 않았다. ‘나는 밥을 해주는 복만 있지, 얻어먹을 복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그녀는 부엌‘일’ 대신 부엌‘놀이’라고 이름 붙이기로 했다. 그리고 새로운 놀이를 찾아가는 즐거움이 지금 자신의 삶의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책은 총 4부로 이뤄져 있다. 지난 70년간 저자가 맛보아온 먹거리 이야기와 온몸으로 부딪히며 사랑해온 가족 이야기, 건강 이야기, 연극 이야기 등 TV에서는 볼 수 없었던 저자들의 생각들이 푸짐한 한상차림으로 담겨 있다.

손맛 좋기로 유명한 저자의 ‘내 맘대로’ 집밥 레시피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 <달·1만7000원>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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