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자치구 명칭 변경에 대한 제안- 김재수 전 광주교대 국어교육과 교수
2022년 12월 07일(수) 00:30
지난 10월 20일 광주시에서는 자치구 명칭 변경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일제식 방위 작명법에 따라 동·서·남·북구로 되어 있는 자치구 명칭을 구민에게 자긍심과 지역적 일체감을 주고, 자치구의 미래 지향과 도시발전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명칭으로 바꾸기 위해 토론회를 연 것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 공감대 형성과 의견 수렴”이라고 당부하였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참고하여 본인의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행정구역의 명칭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 전통의 특성을 살리고 정체성을 담아야 한다”는 이영일 화순문화원장의 주장에 적극 찬동한다. 여기에 자치구의 명칭을 들으면 광주 시민들이 곧바로 ‘아 거기가 바로 이곳이구나’라고 알 수 있는 명칭이어야 함을 추가하고자 한다. 무엇보다도 시민들이 자치구의 지역적 위치를 쉽게 파악하고 인식할 수 있어야 좋기 때문이다. 가령 동구를 ‘무등구’로 하자는 의견이 있는데 도대체 무등구가 어디지 하는 생각이 들 뿐 아니라 북구도 무등산 자락에 접해 있어 혼란이 오기도 한다.

앞에서 제시한 관점을 고려해 보면 각 자치구의 동명(洞名) 가운데서 그 자치구의 중심이 되고 역사성이 있으며 가장 널리 알려진 동의 명칭을 뽑아 그 자치구의 명칭으로 삼는 것이 거부감 없이 구민들의 공감대를 폭넓게 얻을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동구는 ‘충장구’ ‘금남구’ ‘서석구’ 가운데 뽑으면 좋다. 이들 명칭은 모두 광주의 역사성을 아주 잘 드러내는 명칭이고 광주시민이라면 누구나 잘 알 수 있는 구도심 한 가운데 있기 때문이다. 충의의 고장 광주를 상징하고 역사성이 있으며 구도심의 한 중심인 충장구가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남구는 지역 역사성이 서려 있는 ‘효천구’ ‘효덕구’, 구의 한 중심이고 남구청이 있으며 광주의 남쪽 관문 백운로터리가 있는 ‘백운구’ 가운데서 선택하면 좋다고 생각한다. ‘효천구’ ‘효덕구’는 뜻도 좋지만 시민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백운구’가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북구는 전남대학교가 있는 ‘용봉구’, 구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문흥구’가 좋다고 생각한다. 좋은 인재가 난다다거나 문화가 흥성하게 일어난다는 뜻도 아주 좋다.

서구는 시의 중심인 시청이 있는 ‘상무구’, 구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화정구’ 둘 중에서 선택하면 좋겠다. 서구의 지역적 위치를 파악하고 인식하기도 쉬워 좋다.

광산구는 본래 광주를 뜻하기도 하고 광산구 전체를 포괄할 수 있는 명칭이므로 그대로 두는 게 좋다. 굳이 바꾸고자 한다면 구의 한 중심에 있고 교통의 중심 광주송정역이 있는 ‘송정구’가 좋다.

이상과 같이 자치구 명칭 변경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 보았다. 자치구의 중심을 이루는 동의 명칭에서 가져 왔기 때문에 구민들의 거부감이나 혼란이 적고, 역사성이나 정체성을 손상 없이 그대로 유지했고, 무엇보다 누구나 구의 지역적 위치를 알기 쉽게 파악할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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