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마늘 뽑을 사람 없소?…농번기 전남 일손 ‘비상’
2025년 05월 12일(월) 19:30 가가
전남 고령화에 배·고구마 농가 등 수요 인력 매년 증가세
외국인 계절근로자로 모자라 공무원들 일손 돕기 일상화
도, 일손 지원 ‘안간힘’…연 92만5000명 중 60% 지원
외국인 계절근로자로 모자라 공무원들 일손 돕기 일상화
도, 일손 지원 ‘안간힘’…연 92만5000명 중 60% 지원
“양파 수확 때는 최소 15명은 필요해요. 그런데 시골마을은 대다수가 노인이고 힘쓸 사람이 없어 인력 구하는게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무안에서 3㏊ 규모의 양파 농사를 짓고 있는 최종보(62)씨는 양파 밭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한숨만 나온다고 했다. 지난해 하순 파종한 중만생종 양파 수확시기가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인력 구하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농협이 알선하는 공공형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큰 도움이 되고 있지만, 필요한 일손을 전부 채우지는 못한다. 외국인 근로자 수가 한정돼 있는 데다가 일손을 필요로 하는 곳은 넘쳐나는 실정이다. 32년째 양파 농사를 짓고 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필요한 인력은 늘어나고 있다는 게 양파 재배농가 최씨의 하소연이다.
최 씨는 “인력이 부족해 그때그때 할 일이 조금씩 밀리고 일하는 날이 늘어나다 보니 매일 일하는 것 같다” 면서 “인력이 없어 혼자 하는 노인들도 많다”고 말했다.
농번기가 돌아오면서 전남 농민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일손 걱정으로 여기저기를 수소문하고 있다. 필요한 일손은 매년 늘어나지만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일할 사람은 갈수록 부족한 형편이다. 외국인 계절 근로자와 시·군 일선 공무원들의 농번기 농촌 일손돕기는 이제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올해도 전남에서는 무려 100만개의 농촌 일손이 필요한 것으로 예측됐다.
12일 전남도에 따르면 올해 봄철 농번기(4~6월) 기간 주요 농작물 재배 가구의 필요 인력은 92만5000명(연인원)으로 추정됐다. 무안과 신안, 고흥을 중심으로 중만생종 양파 수확에 12만4000명, 배 재배 농가에서 과실을 솎거나 종이를 씌우는 일에 9만9000명, 고구마 심기에 9만1000명, 마늘 수확하는 데 8만4000명의 인력이 필요하다는 게 전남도 집계다.
쌀 경지 면적이 줄어드는 등 재배 면적은 감소세인데, 올해 필요한 일손은 지난해(84만1000명)보다 10%나 늘어났다. 고령화 및 농촌 인구 감소로 일할 수 있는 내국인이 감소하면서 농번기 수요 인력은 매년 10% 가량 증가하고 있다는 게 전남도의 설명이다.
당장, 전남의 농가인구는 2021년 29만명에서 지난해 26만 2000명으로 9.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농가인구가 줄었다는 건 농번기에 일손을 보태줄 가족이나 친인척이 사라졌다는 의미다.
그나마 남아있는 가족들도 고령화로 일손 보태기는 어렵다. 2021년 전남도내 고령인구는 44만5198명이었으나, 올해 4월 기준으로 49만2623명으로 10.6% 늘어났다. 고령화율은 같은 기간 24.29%에서 27.6%로 3.31%포인트 증가했다. 전남도민 10명 중 3명은 노인인 셈이다.
특히 일손을 보태기 어려운 85세 이상이 전체 고령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21년 12.93%에서 2025년 4월 14.29%로 늘어났다.
전남도는 부족한 일손을 메우기 위해 농번기 필요 연인원 92만5000명 중 60% 수준인 55만 5000명을 지원하기로 했다.
가장 먼저 올 상반기 중 외국인 계절근로자 9000여명을 19개 시·군에 배치해 농가 일손부족에 숨통을 틔울 계획이다.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직업소개소를 통해 고용하는 인력보다 인건비가 싸고, 안정적인 고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외 도내 31개 농촌 인력중개센터를 활용해 일손이 부족한 농가에 11만명(연인원)을 지원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기관단체나 대학생 등 3만명을 농촌봉사활동에 참여토록 독려한다는 구상도 마련해놓았다.
전남도가 추진 중인 외국인근로자 정주여건 개선 사업이 부족한 전남 농촌 일손 확충에 도움을 줄 수 있을 지도 관심사다. 전남도는 ‘전남 이민외국인 종합지원센터’ ‘외국인 계절근로자 광역센터’ ‘전남형 계절근로자 기숙사 건립사업’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매년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농촌지역은 인력 확보와 인건비가 농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농촌 인력수급이 적기에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무안에서 3㏊ 규모의 양파 농사를 짓고 있는 최종보(62)씨는 양파 밭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한숨만 나온다고 했다. 지난해 하순 파종한 중만생종 양파 수확시기가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인력 구하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최 씨는 “인력이 부족해 그때그때 할 일이 조금씩 밀리고 일하는 날이 늘어나다 보니 매일 일하는 것 같다” 면서 “인력이 없어 혼자 하는 노인들도 많다”고 말했다.
쌀 경지 면적이 줄어드는 등 재배 면적은 감소세인데, 올해 필요한 일손은 지난해(84만1000명)보다 10%나 늘어났다. 고령화 및 농촌 인구 감소로 일할 수 있는 내국인이 감소하면서 농번기 수요 인력은 매년 10% 가량 증가하고 있다는 게 전남도의 설명이다.
당장, 전남의 농가인구는 2021년 29만명에서 지난해 26만 2000명으로 9.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농가인구가 줄었다는 건 농번기에 일손을 보태줄 가족이나 친인척이 사라졌다는 의미다.
그나마 남아있는 가족들도 고령화로 일손 보태기는 어렵다. 2021년 전남도내 고령인구는 44만5198명이었으나, 올해 4월 기준으로 49만2623명으로 10.6% 늘어났다. 고령화율은 같은 기간 24.29%에서 27.6%로 3.31%포인트 증가했다. 전남도민 10명 중 3명은 노인인 셈이다.
특히 일손을 보태기 어려운 85세 이상이 전체 고령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21년 12.93%에서 2025년 4월 14.29%로 늘어났다.
전남도는 부족한 일손을 메우기 위해 농번기 필요 연인원 92만5000명 중 60% 수준인 55만 5000명을 지원하기로 했다.
가장 먼저 올 상반기 중 외국인 계절근로자 9000여명을 19개 시·군에 배치해 농가 일손부족에 숨통을 틔울 계획이다.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직업소개소를 통해 고용하는 인력보다 인건비가 싸고, 안정적인 고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외 도내 31개 농촌 인력중개센터를 활용해 일손이 부족한 농가에 11만명(연인원)을 지원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기관단체나 대학생 등 3만명을 농촌봉사활동에 참여토록 독려한다는 구상도 마련해놓았다.
전남도가 추진 중인 외국인근로자 정주여건 개선 사업이 부족한 전남 농촌 일손 확충에 도움을 줄 수 있을 지도 관심사다. 전남도는 ‘전남 이민외국인 종합지원센터’ ‘외국인 계절근로자 광역센터’ ‘전남형 계절근로자 기숙사 건립사업’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매년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농촌지역은 인력 확보와 인건비가 농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농촌 인력수급이 적기에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