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층 화재 매년 30여건…광주·전남도 안전지대 아니다
2022년 09월 27일(화) 21:30
대전 아울렛 참사 8명 사망…지역 실태는
다량의 연기 발생에 대형 인명사고 우려…늘어나는 전기차도 위험 요소
광주시, 백화점·대형마트 등 안전점검…전기차 충전시설 관리 상태도

대전 현대아울렛 화재참사와 관련해 27일 오후 광주시 사회재난과와 경찰, 소방 관계자들이 광주 서구의 한 대형 마트 방재실에서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대전 현대 프리미엄아울렛 지하주차장에서 불이 나 8명의 사망한 화재사고와 관련 광주·전남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지하주차장 화재의 경우 다량의 연기가 발생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하층 화재에 대한 안전대책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광주·전남 지하화재=광주·전남에서도 지하시설에서 화재가 매년 30여건 씩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27일 광주시·전남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광주에서는 지난 2019년 20건, 2020년 10건, 2021년 21건, 2022년 13건의 지하층 화재가 발생했으며, 전남에서도 2019년 14건, 2020년 11건, 2021년 14건, 2022년 3건이 발생했다. 매년 광주·전남에서 20~30건의 지하층 화재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지하시설 화재는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지하에서 불이 나면 빠르게 대피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대피로가 한정적이고 환기가 잘 되지 않아 화재로 인한 연기 피해에 특히 취약하다는 것이다.

대전 현대 아울렛에서도 화재가 발생한 지 20~30초만에 검은 연기가 덮쳐 지하 주차장을 순식간에 메워 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현장에서 환기가 잘 안 되면 공기가 부족해져 불완전연소(환기지배형 화재)가 일어나고 독성이 있는 일산화탄소가 생성된다. 또 열과 연기가 외부로 잘 배출되지 않고 실내에 쌓이는데다 피난 경로가 연기의 배연통로가 돼 피난·소화활동에 지장을 줄 우려도 크다.

창문 등 외부 빛을 받아들일 방법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화재로 전력이 끊기면 빛이 완전히 사라지는 탓에 피난 방향을 찾기 어렵고, 복잡한 통로에서 방향감각을 잃기 쉽다.

김용철 호남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지상층이라면 베란다나 창문 등 대피로가 있으나 지하층은 대개 일부 계단 통로 외 탈출로가 없어 대피가 훨씬 어렵다”며 “밀폐된 구조가 많은 만큼 화재 발생시 화염 및 연기의 거동, 피난 형태 등 측면에서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건축물 관리자는 방화 셔터, 피난 유도등 등 안전장치를 잘 갖춰야 하며 이용자들도 피난 안내도를 통해 피난 경로를 잘 숙지해두는 등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기차 화재= 대전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합동감식반은 27일 대전 아울렛 화재 현장을 감식한 결과 지하 1층 주차장 하역장 인근에 주차된 1t 화물차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분석했다.

화재 초기에는 전기차 충전과정에서의 화재가 유력한 원인으로 꼽혔다. 대전 현대 아울렛 화재는 결국 전기차가 원인은 아니었지만, 전기차 화재도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최근 광주·전남의 지하 주차장에 늘어난 전기차 및 전기차 충전소가 새로운 지하층 화재 위험요소로 꼽히므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광주에서는 최근 5년간 3건의 승용 전기차 화재가 발생했으며 전기버스 화재도 5건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월에는 광주시 서구 치평동의 도로를 달리던 소형 전기차에서 불이 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4월 영암에서는 차고지에서 충전 중이던 전기 화물차에서 불이 나 인접 건물로까지 옮겨 붙어 5000여만 원의 재산 피해가 나기도 했다.

전기차 화재는 다른 차량 화재보다 진화 작업이 까다롭다고 알려져 있다.

전기차는 대개 리튬 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데, 리튬은 물과 반응해 폭발하는 성질이 있는데다 감전 위험도 있어 물을 뿌려 불을 끌 수 없다. 대신 ‘질식 소화포’라는 방화 천으로 차량을 덮어 공기 유입을 차단해 불이 번지는 것을 막는 게 최선이다.

한편 광주시는 27~30일 대전 현대아울렛과 환경이 유사한 백화점, 대형마트 등 22곳에서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시는 전기차 충전 시설 내·외부 상태 및 전기 충전 이상 여부 시험, 전기시설 유지관리 상태 점검, 소화·방화 구획 및 피난시설·대피로 유지관리 상태 등을 점검한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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