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예술인 열악한 창작 환경 개선 시급하다
2022년 08월 31일(수) 00:05
최근 광주문화재단 서버가 다운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수백 명의 광주 예술인들이 재단이 지원하는 50만 원의 ‘일상 회복 지원금’을 타기 위해 한꺼번에 몰리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재단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전업 예술인들을 대상으로 24일부터 31일까지 선착순 접수를 받아 400명에게 지원하겠다고 공고했다. 그런데 신청일 첫날 0시부터 200~300명의 신청자들이 일시에 접속하면서 재단 서버가 다운됐다. 재단이 서버 폭주에 대비해 수용량을 100명으로 늘려 대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 과정에서 서버 오류로 인해 신청자 60여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이번 사태는 광주 예술인들의 열악한 창작 환경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지난해 재단이 실시한 ‘2021 광주 예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2111명의 예술인 활동가 중 전업 예술인은 1280명(61.4%)이었다. 전업 예술인 가운데 66%는 비정규직이거나 무직 상태였다. 한데 이번 지원금은 전체 전업예술인 가운데 3분의 1만 받을 수 있는 규모였다.

특히 같은 조사에서 광주 예술인들의 코로나 이전 연간 예술 소득은 평균 766만 원이었으나 코로나가 확산된 2년 사이 451만 원으로 떨어졌다. 예술 소득을 포함한 연평균 개인 소득 또한 코로나 이전 1894만 원에서 이후 1430만 원으로 감소했다.

광주는 문화예술의 도시라는 의미에서 ‘예향’이라고 불린다. 그렇지만 지역 예술인들의 창작 여건은 열악하기만 하다. 광주가 명실상부한 ‘아시아 문화 중심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문화 시설 등 인프라 확충과 함께 창작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 지역 예술인들이 생계 걱정 없이 창작 활동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이를 위해 지자체의 빈약한 예술인 지원 사업을 보강하고 창작·연습·실연을 뒷받침하는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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