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의 발견 존 마우체리 지음, 이석호 옮김
2022년 05월 20일(금) 18:00
지휘자를 가르키는 말은 다양하다. 이탈리아 인들은 ‘대가’, ‘거장’을 뜻하는 마에스트로(maestro)라는 말을 주로 사용하고 때론 ‘오케스트라의 수장’ 을 뜻하는 카포 도케스트라(capo d’orchestra)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 단어로는 지휘자를 설명하기엔 부족함이 있다.

저자 존 마우체리는 지휘자를 뜻하는 영단어 컨덕터(conductor)가 본래 ‘전도체’라는 의미를 한다는 점에 착안해, 지휘자의 일을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작곡가로부터 에너지를 받아, 소리를 생사하는 많은 사람들과의 협업에 힘입어 그 에너지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기능을 수행 하는 것.”

뉴욕 필하모닉, 프랑스 국립관현악단 등 세계 우슈의 오케스트라와 오페라단을 책임지여 명망 높은 지휘자로 활동해 온 존 마우체리가 50여 년의 걸친 자신의 경력을 진솔하게 되돌아 보고 선배 지휘자들인 번스타인과 카라얀, 스토코프스키, 토스카니니 등의 발자취를 꼼꼼히 기록해 쓴 지휘의 일대기를 다룬 책 을 발간했다.

‘지휘의 발견’은 존 마우체리가 ‘클래식의 발견’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신작으로, 전작이 음악 전반에 관한 길라잡이 였다면 이 책은 그가 평생 종사해온 지휘라는 분야를 엿볼 수 있다. 책은 저자의 들어가는 말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악보 읽는 법을 모르다시피 한 사내가 빈 필하모닉을 지휘하며 말러의 대작 ‘교향곡 2번’을 연주한 경험이 있다는 내용이다. 놀랍지만 사실이다. 저자는 이렇듯 이해할 수 없는 지휘와 얽힌 일화를, 그 순간이 어떻게 빚어졌는가를 자신의 오랜 지휘 경험을 통해 풍부하고도 섬세하게 들려준다. <에포크·2만원>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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