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도로 승격한 진도 접도대교] 새 다리 건설로 물김 성수기 통행 불편·불안감 해소
2022년 05월 10일(화) 00:00
지난해 위판 규모 5만 5,000t…고흥과 함께 물김 생산 쌍벽
물김 채취철 하루 트럭 250여대 노후 다리 통행 사고 위험
전남도 접도~의신면 지방도 승격…신 접도대교 타당성조사

진도 의신면과 접도를 잇는 접도대교는 지난 1984년 개통됐으나 폭이 협소하고 노후돼 대형 트럭들이 교행할 수 없는 실정이다. 접도 수품항은 고흥과 함께 전국에서 가장 물김이 많이 위판되는 곳이다.

광주·전남이 수도권, 영남권 등 타 지역보다 발전이 더딘 것은 미흡한 SOC(사회간접자본, Social Overhead Capital) 때문이다. 정부가 대규모 국가 재정을 꾸준히 투입해 도로, 철도, 공항 등이 제대로 구축되고 그 편의성이 타 지역보다 우수해야 지역 경제가 성장하기 때문이다. 민선 7기 전남도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최근 지역 숙원이었던 다양한 SOC가 착공하거나 국가계획에 반영됐다. 광주일보는 전남의 주요 기반시설을 점검한다.

지난 3월 29일 찾은 진도 접도 수품항은 질 높은 물김을 전국 곳곳으로 실어가려는 30t 대형 트럭들로 가득했다. 출발하기 전 진도 앞바다에서 어민들이 채취한 물김에서 바닷물을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대기중이었다. 물김을 가득실은 포크레인 선박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드는 수품항의 위판 규모는 지난해 5만5,000t(위판액 655억 원)에 달해 고흥과 함께 우리나라 물김 생산의 쌍벽을 이루고 있다.

진도 어민들이 채취한 물김은 수품항, 접도대교를 거쳐 전국으로 팔려나간다. 하지만 이 접도대교의 하중은 32.4t에 불과해 트럭 기사, 어민들은 큰 불편을 겪고 있다.


1991년 1월 1일 국가어항으로 지정된 수품항의 항내 면적은 23만 3,000㎡, 유역면적 3만 3,388㎡에 이른다. 동쪽과 서쪽에 방파제를 갖추고, 물양장, 선양장, 급수·급유시설, 위판장 등을 갖추고 있는 전남 김 산업 발전에 주축 기반시설이다. 어민들은 매년 10월부터 4월까지 김 채취를, 나머지 기간에는 멸치 등을 잡고 있다. 특히 수품항은 항내가 북쪽으로 만입돼 있고 동쪽에는 본섬이 가로막혀 있어 태풍의 영향이 비교적 적으며 북서계절풍의 영향도 거의 안 받아 지역 어민들에게는 보석 같은 항이다.

문제는 진도와 접도를 잇는 접도대교가 노후된데다 폭이 협소해 교행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수품항의 물김 위판 규모가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사고 위험이 높아지고 대교 앞에서 정체 현상까지 빚어지면서 어민, 유통업체 등의 불편함도 날로 커져갔다. 접도대교는 지난 1984년 사업비 11억4,700만원을 들여 연장 240m, 폭 6.5m로 건설됐다. 하중이 통과하중 32.4t으로 현재 30t 트럭이 겨우 지날 수 있는데다 40년 가까이 대형 트럭들이 오가면서 교량 하부가 부실해져 균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접도 앞바다에서 굴이나 미역으로 생계를 잇고 있는 구옥례(70) 할머니는 “한창 물김이 나올 때는 대형 트럭들이 줄지어 기다릴 정도”라며 “물김 위판할 때에는 사람들도 다니기 어려울 정도여서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접도어촌체험마을 한해성(65) 사무장은 “주민들의 한결 같은 소망이 제대로 된 다리를 갖고 싶다는 것”이라며 “하루에 250여 대의 트럭에 마을버스까지 오가는데 너무 불안해 민원을 계속 제기했었다”고 말했다. 진도군과 전남도에 주민들의 민원이 계속되자 진도군은 지난 2015년 30억 원의 예산으로 대교에 대한 보강공사를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다리는 얼마 안 가 곧 부실해졌다.

수품항에서 물김을 싣고 바닷물을 제거하기 위해 대기중인 30t 트럭들. 이들 트럭은 전국에서 몰려오며 성수기에는 250여 대가 접도대교를 지나고 있다.
해남에서 30t 트럭을 몰고 수품항에 온 김광순(42)씨는 “물김을 싣고 서남해안에 집중된 김 가공공장에 넘기고 있다”며 “접도대교가 너무 위험해 오갈 때마다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으며, 트럭이 지날 때는 사람 통행이 어려워 무엇보다 주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접도대교 신설이 지속적으로 대두된 지 9년 만에 전남도가 군도인 접도대교를 지방도로 승격시키면서 결실을 맺게 되었다. 관리 주체가 재정 형편이 열악한 진도군에서 전남도로 이전되면서 전남도와 진도군이 각각 200억 원씩 부담해 400억 원의 예산으로 새로운 다리를 놓을 예정이다.

전남도는 지난 2월 진도 접도에서 의신면을 연결하는 군도 6호선을 지방도 803호선으로 노선을 조정해 국토교통부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아 신 접도대교를 지방도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진도군 임회면 연동리에서 수품항까지 21.9㎞가 군도에서 지방도로 승격됐다. 신 접도대교는 현재 타당성조사를 실시 중에 있으며, 기본 및 실시설계 위해 지방도 정비 예산 17억 원을 확보한 상태다.

지난 1991년 국가어항으로 지정된 수품항은 태풍에 비교적 안전하고 기반 및 편의시설을 모두 갖춰 보석 같은 항으로 정평이 나있다. 수품항에서 작업중인 물김 어민들.
신 접도대교가 준공되면 수품항까지 대형 트럭, 버스 등이 안전하게 통행할 것으로 전남도는 전망하고 있다. 향후 30년간 99억 원 이상의 물류비용 절감과 생산유발 효과 250억 원, 고용·임금 유발효과 105억 원 이상의 수익이 창출될 것으로 분석됐다. 전남도는 지방도 정비사업 중장기계획에 신 접도대교 신설을 반영하고, 지방재정투자 심사, 실시설계용역 발주 등 행정절차에 착수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지방도 803호선 노선 조정과 신 접도대교 건설로 지역 주민의 오랜 숙원사업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며 “도민의 생활 불편 해소와 편익 증진을 위해 도로 건설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사진=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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