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식 인제대 명예교수 “잊혀진 가야·마한사 교과서에 정당하게 수록해야”
2022년 05월 01일(일) 18:30 가가
[광주일보·호남문화재연구원 문화강좌]
가야사 등 역사 연구 공백 많아
소외된 지역 고대사 재조명을
가야사 등 역사 연구 공백 많아
소외된 지역 고대사 재조명을
“고대사에서 잊혀진 가야, 마한사를 그 유구한 역사에 걸맞도록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에 정당하게 수록해야 합니다.”
이영식 인제대 명예교수는 지난 29일 광주일보사가 창간 70주년을 맞아 (재)호남문화재연구원(원장 신흥남)과 공동개최한 ‘한국 역사문화권의 성격과 의미’-가야역사문화권 강좌(가야사의 의미와 전개)에서 “소외된 지역 고대사를 재조명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가야사를 공부하고 이해해야 이유는 기원전·후 600년 동안 독자적 정치체로 존속하면서 독자적인 문화를 일구고 번창했던 고대 영남지역의 역사라는 점 때문”이라면서 “고구려·백제·신라 중심의 삼국사기 때문에 가야사가 배제돼 영남의 역사는 공백으로 남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학교 역사교과서에 가야는 한 쪽 반, 고교 교과서에서는 고작 다섯 줄 언급에 그치고 있다”며 “탐라나 마한도 마찬가지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가야를 공부하지 않은 탓에 임나일본부설(任那日本府說)의 망령이 가야의 공백을 치고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임나일본부는 일본 고대사서인 일본서기(日本書紀)에 수록돼 있다. 여기에 뿌리를 두고 있는 임나일본부설은 고대 일본의 야마토 정권이 4∼6세기 왜(倭)가 한반도 남부(임나·가야)를 근대의 식민치처럼 통치했다는 내용이다.
이 교수는 일본서기를 비판적으로 분석, 연구하는 경향을 식민사학이라고 폄훼하는 일각의 시선에도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일본서기에는 왜(倭)가 마치 한반도에서 지배권을 행사한 것 처럼 기록돼 있으나 우리 연구가 축적되면서 사실은 백제가 가야지역에 침략해 들어오는 과정을 일본서기에서 본인들이 주체인 것처럼 기술하고 왜곡한 것으로 이해하기 시작했다”면서 “일본서기를 통해 우리역사를 조명하는 것은 식민사학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 연구의 공백과 교과서에 제대로 수록되지 못한 탓에 가야사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지역 관광시대에 고대사를 중심으로 한 가야관광이 콘텐츠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광주·전남지역 마한사도 마찬가지다.
이 교수는 가야금에 얽힌 새로운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 5세기 중·후엽 대가야 가실왕이 우륵에게 가야금 12곡을 작곡하도록 했다. 이 곡명은 삼국사기에 수록돼 가곡, 연주곡, 무곡 등으로 해석돼 왔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 가야금 12곡명은 서부 경남에 존재했던 가야 여러 나라의 이름이며, 정치적 통합을 강화하는 음악이라는 것이다. 즉, 통합한 여러 나라의 일체감을 강화하기 위한 정치적 음악이었다.
이 강좌는 지난해말 개정된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의 마한(馬韓) 역사문화권에 광주권역이 포함된 것을 계기로 마련됐다. 광주일보사와 호남문화재연구원은 지역민의 지역 고대사에 대한 인식과 안목을 넓히고 타 문화권과 비교를 통해 마한역사문화권 사업 추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강좌를 열고 있다.
강좌는 오는 6월 24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 2시∼5시 전일빌딩245 다목적 강당에서 열린다. 오는 6일 박중환 전 국립나주박물관장(마한역사문화권)의 강연이 진행된다. 지난 강좌는 유튜브(한국 역사문화권의 성격과 의미)에서 시청할 수 있다. 문의 호남문화재연구원 기획사업실(전형민 061-383-3640).
/글·사진=윤영기 기자 penfoot@kwangju.co.kr
이영식 인제대 명예교수는 지난 29일 광주일보사가 창간 70주년을 맞아 (재)호남문화재연구원(원장 신흥남)과 공동개최한 ‘한국 역사문화권의 성격과 의미’-가야역사문화권 강좌(가야사의 의미와 전개)에서 “소외된 지역 고대사를 재조명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일본서기에는 왜(倭)가 마치 한반도에서 지배권을 행사한 것 처럼 기록돼 있으나 우리 연구가 축적되면서 사실은 백제가 가야지역에 침략해 들어오는 과정을 일본서기에서 본인들이 주체인 것처럼 기술하고 왜곡한 것으로 이해하기 시작했다”면서 “일본서기를 통해 우리역사를 조명하는 것은 식민사학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 연구의 공백과 교과서에 제대로 수록되지 못한 탓에 가야사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지역 관광시대에 고대사를 중심으로 한 가야관광이 콘텐츠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광주·전남지역 마한사도 마찬가지다.
이 교수는 가야금에 얽힌 새로운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 5세기 중·후엽 대가야 가실왕이 우륵에게 가야금 12곡을 작곡하도록 했다. 이 곡명은 삼국사기에 수록돼 가곡, 연주곡, 무곡 등으로 해석돼 왔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 가야금 12곡명은 서부 경남에 존재했던 가야 여러 나라의 이름이며, 정치적 통합을 강화하는 음악이라는 것이다. 즉, 통합한 여러 나라의 일체감을 강화하기 위한 정치적 음악이었다.
이 강좌는 지난해말 개정된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의 마한(馬韓) 역사문화권에 광주권역이 포함된 것을 계기로 마련됐다. 광주일보사와 호남문화재연구원은 지역민의 지역 고대사에 대한 인식과 안목을 넓히고 타 문화권과 비교를 통해 마한역사문화권 사업 추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강좌를 열고 있다.
강좌는 오는 6월 24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 2시∼5시 전일빌딩245 다목적 강당에서 열린다. 오는 6일 박중환 전 국립나주박물관장(마한역사문화권)의 강연이 진행된다. 지난 강좌는 유튜브(한국 역사문화권의 성격과 의미)에서 시청할 수 있다. 문의 호남문화재연구원 기획사업실(전형민 061-383-3640).
/글·사진=윤영기 기자 penfoot@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