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군 “유기견들의 든든한 의료 지원단 될게요”
2022년 04월 24일(일) 22:25
전국 첫 반려·유기동물 공공진료소 개소…소장 유동희 수의사
초음파수술기 등 최신식 의료장비에 이·미용 시설 등 갖춰
군, 동물보호센터 정부 공모 지원…애견 복합문화센터 추진
“담양에서는 1년에 130여 마리의 강아지가 길거리에 버려집니다. 유기견들은 건강 상태가 매우 좋지 않죠. 특히 전염성질환으로 숨지는 사례가 많습니다. 구조된 반려견들의 건강을 회복시키고, 가정에 재입양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담양군 반려·유기 동물 공공진료소의 역할입니다.”

담양군 반려·유기 동물 공공진료소가 최근 문을 열었다. 담양읍 지침리에 들어선 반려·유기 동물 공공진료소는 진료실과 수술실, 엑스레이(x-ray)실, 이·미용실, 입원실을 마련하고 혈액 검사장비와 초음파수술기, 전동수술대 등 최신식 의료 장비도 갖췄다.

이곳은 유기 동물 보호센터에 보호 중인 유기 반려견을 진료, 치료하는 곳으로 지난 20일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유기·반려동물 공공진료소를 운영하는 건 전국 최초다.

반려·유기 동물 공공진료소의 초대 소장은 유동희(52·사진) 수의사가 맡았다. 담양군 방역 수의사인 유 수의사는 과거 20년 넘게 동물병원을 운영해본 경험이 있다.

“공공진료소는 유기견의 질병 관리를 우선 목적으로 합니다. 전염성 질환에 걸려 입소한 유기견으로 인해 보호센터에 전염병이 번져 죽는 경우도 허다하죠. 공공진료소는 유기 동물이 동물보호센터에 입소하기 전 검사를 통해 질병을 파악하고, 치료까지 담당하게 됩니다.”

국내 지자체 유기 동물 보호센터들은 지역에 있는 일반 동물병원과 협약을 맺고 유기 동물을 치료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동물병원 입장에서는 ‘무료 봉사’이기 때문에 진료 범위가 좁아질 수밖에 없고, 전문적인 위탁 동물병원을 찾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 때문에 담양군의 공공진료소 설립은 큰 의미가 있다는 게 유 수의사의 설명이다.

공공진료소는 유기견들이 가정으로 재입양 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한다.

“양육 비용 부담 때문에 강아지를 버리는 가정들이 많습니다. 진료소는 유기 동물을 입양하는 가정의 비용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성화 수술, 건강검진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합니다. 또 입양을 원하는 가정과는 충분한 상담을 통해 아이들이 또다시 버려지는 걸 막으려 합니다.”

담양군 반려·유기 동물 공공진료소는 취약계층이 기르는 반려동물 진료와 예방접종도 병행한다. 담양군에 사는 장애인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65세 이상 독거노인이라면 30% 가량의 본인부담금으로 반려견 예방접종과 진료 등의 도움 받을 수 있다.

담양군은 반려·유기 동물 공공진료소 개소를 시작으로 다양한 동물복지 정책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동물보호센터 건립’ 정부 공모사업에도 지원한 상태다. 반려동물 복합 문화센터, 애견 유치원, 애견카페 등 반려동물과 견주들이 문화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유 수의사는 “지금 150마리의 강아지들이 유기보호센터에서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유기견들을 하루빨리 회복시켜 새로운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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